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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그리고 미역국 | |
등록일: 2008년 05월 08일 | |
[대기원] 생(生)과 사(死)를 가름했던 출산의 과정을 지나 처음 먹은 음식이 미역국이기에 생일을 맞는 자식에게 미역국을 끓여주는 어머니의 마음은 남다르다. 한의학에서 미역은 해채(海菜), 감곽(甘藿), 자채(紫菜) 해조(海潮) 등의 이름으로 불린다. 민간요법에서는 산후선약(産後仙藥)으로 산후와 생일날이면 으레 미역국을 연상할 만큼 친숙해진 식품이다. 해산날이 가까워지면 가정에서는 미리 미역을 사 놓는데, 해산미역은 값을 깍지 않고 사는 풍습이 있으며, 산모가 먹을 미역은 싸줄 때 꺾지 않고 새끼줄로 묶어주는데 이는 예로부터 미역을 꺾어 주면 그 미역을 먹은 산모가 아이를 낳을 때 난산을 한다는 속설이 있기 때문이다. 산모가 미역국을 먹는 우리나라의 관습은 아주 오래전인 것 같다. '초학기'에는 '고래가 산후 미역을 뜯어 먹고 새끼를 낳다 입은 상처를 치유하는 것을 보고 고려 사람들이 산후의 산부에게 미역을 먹인다'라고 기록돼 있다. 또한 '조선여속고(朝鮮女俗考)'에는 '산모(産母)가 첫 국밥을 받기 전에 산모 방의 서남쪽 구석을 깨끗이 치우고 나서, 쌀밥과 미역국을 각각 세 그릇씩 장만하여 삼신(三神)상을 차려 산신(山神)에게 바쳤는데 여기에 놓았던 밥과 국을 반드시 산모가 먹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것은 아기와 산모의 건강 회복을 축원하기 위한 하나의 의식이요 풍속이었다고 볼 수 있다. 지금도 산모들은 세이레 동안은 미역국을 먹는다. 그래서 허전한 배에 만복감을 느끼게 하며, 산후에 늘어난 자궁의 수축과 지혈, 청혈제로서의 역할, 그리고 산후에 오기 쉬운 변비와 비만을 예방하고, 출혈로 말미암은 철분과 아이에게 빼앗긴 칼슘을 보충케 하고 있다. 미역의 영양과 약효로 풍부한(34.8%) 식이섬유(Dietary Fiber)는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방해하여 성인병 예방에 좋을 뿐만 아니라, 칼륨이 풍부하여 염분을 소변으로 배출시키는 역할을 하여 짜게 먹는 습관을 가진 사람에게는 고혈압을 예방하는 합리적인 식품이다. 또한, 미역은 강한 알칼리성 식품으로 고기나, 달걀 등의 산성 식품을 먹을 때 산도를 중화시켜 주는 현대인의 건강식품으로 재인식되고 있다. 미역은 칼슘이 풍부(959mg/100g)하다. 칼슘은 골격과 치아 형성에 필요한 성분이며, 산후에 자궁의 수축과 지혈의 역할을 한다. 또한, 미역은 요오드가 풍부한데(100㎎/100g), 요오드는 갑상선 호르몬인 티록신을 만드는 데 필요한 성분으로서 신경을 안정시키고 심장과 혈관의 활동, 체온과 땀의 조절, 신진대사를 증진시키는 작용을 한다. 요오드 공급이 부족하면 신진대사가 완만해지고 즉시 저항력도 떨어질 뿐만 아니라 기력도 나빠져 머리가 빠지거나 피부가 거칠어지는 노화현상과 비만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산후에 갑자기 뚱뚱해지는 부인들이 있는데 이 증상은 산후에 필요한 요오드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한 것이 원인일 수도 있다. 5월 8일 어버이날을 즈음하여 어머님의 산고를 마음속 깊이 기억하며, 미역국의 의미를 되새겨 보았으면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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