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맞벌이는 결혼 필수조건?
zamzari
2007. 6. 28. 14:48
[재무설계]맞벌이는 결혼 필수조건? | ||
2007 07/03 뉴스메이커 731호 | ||
아버지가 공장에 나가면 어머니는 아들 삼형제를 학교에 보내고 밀린 빨래와 집안 청소를 해놓은 뒤 부업거리를 챙겨서 옆집으로 가셨다. 한동안은 인형 눈을 붙이기도 했고 그 다음엔 구슬을 꿰기도 했다. 아버지가 벌어오는 돈으로는 살림이 넉넉지 않았지만 “남자가 벌어오는 돈으로 살림이나 잘하면 되지 여자가 무슨 일이냐”며 어머니의 맞벌이를 극구 반대하는 아버지 때문에 어머니는 티 나지 않게 집에서 소일거리를 했던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원인을 추정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남성 중심의 사회통념이 바뀌었을 수도 있고, 주택가격 상승, 자녀 사교육비 증가 등으로 인해 가계 소비가 늘어나 소득의 증가가 불가피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추상적으로 원인을 분석해봐야 아무런 의미가 없다. 맞벌이 부부를 상담하면서 느끼는 현실적인 문제는 이론적인 인과관계를 무시해버리기 일쑤기 때문이다. 대부분 맞벌이 가정에서 가장 큰 문제는 양육과 주택에 관해서다. 자녀를 낳으면 즉각적으로 자녀 양육비를 일정 부분 소득에서 제외해야 하고 동시에 계산을 하게 된다. 자녀 양육비를 지불하고 남는 소득금액의 실질적인 가치와 자녀를 집에서 양육하면서 얻을 수 있는 상대적 기회비용의 대소를 따진다. 또한 이 계산을 통해 주소득원 혼자의 소득으로 생활비, 저축, 보험, 연금을 조달하고 주택마련에 따른 대출이자 비용 등을 감당할 수 있는지까지 고려하게 된다. 비관적인 이야기지만 2006년 개인 순저축률은 3.5%에 그쳤고 이 정도 규모의 저축으로는 이후 발생할 주택마련이나 노후준비와 같은 중요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다. 현실적으로 맞벌이는 결혼의 전제조건이기보다는 필수조건이 된 것이 사실이다. 맞벌이 부부를 상담하면서 고객들에게 항상 이야기하는 고사가 있다. 바로 조삼모사인데 춘추전국시대 송나라의 저공이라는 사람이 원숭이를 좋아하여 키우면서 하루는 원숭이들에게 아침에 밤을 세 개를 주고 저녁에 네 개를 준다고 하자 화를 내어, 그럼 아침에 네 개를 주고 저녁에 세 개를 준다고 하자 좋아했다는 이야기다. 흔히 얄팍한 꾀로 상대를 속인다는 의미로 사용한다. 재테크와 관련해 조삼모사는 꽤 의미 있는 비유가 될 수 있다. 아침에 4개를 받은 원숭이가 그중 하나를 묻어둔다면 그것이 씨앗이 되어 나무가 자라고 오랜 시간이 지나면 열매를 얻을 수 있다. 흔히 말하는 시간의 프리미엄을 활용한 복리효과다. 젊었을 때 종잣돈을 모으고 적극적으로 운용하여 자산을 늘리는 데 있어 맞벌이는 남들이 3개를 받을 때 4개, 5개를 받을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하는 것이다. 물론 무조건 맞벌이를 해야 한다는 건 아니다. 맞벌이를 하든하지 않든 어려운 점이 있기 마련이다. 어떤 경우든 젊었을 때 3개보다 4개를 받는 것이 좋고 그 중 1개나 2개를 반드시 종잣돈으로 활용하여 적절하게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금이라도 젊었을 때 많이 벌고 빨리 운용하라. 그 사이에도 시간은 흘러간다. 엄철용<포도에셋 개인재무상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