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외국은 남자가 성희롱피해자

zamzari 2007. 6. 28. 14:10
[이슈]남성 피해자 급증 추세…외국 성희롱 경향- 인터넷경향신문
입력: 2007년 06월 28일 09:34:41
대부분의 여성들이 성희롱 피해자인 것과는 달리 미국, 일본, 홍콩 등에서는 남성 피해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직장내 성희롱을 다룬 영화 ‘폭로’
홍콩의 경우 성희롱 피해자의 3분의 1 이상이 남성이지만 이들의 대부분은 부끄러워서 상사나 주변에게 보고도 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홍콩 시민당과 기회균등위원회가 사무직원들을 상대로 지난 2월 실시한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4분의 1 이상이 성희롱을 직접 당했다고 했으며 이 가운데 3분의 1 이상은 남성이었다.

그러나 성희롱 피해 사실을 직장상사에게 알린 남성은 8%도 되지 않는 등 대다수 남성이 성희롱 사실을 조용히 덮어두고 싶어했다. 반대로 성희롱 피해 여성의 대부분은 외부에 보고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조사를 실시한 시민당 소속 맨디 탐 의원은 “성희롱 피해 남성의 가해자는 여성상사들”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도 남성을 상대로 한 성희롱이 급증하고 있다. 미국 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는 지난해 직장에서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남성의 사례가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고 보고했다. 전체 직장 성희롱 사례 1만2025건 중 남성이 피해자인 경우는 15.4%로 10년 전 11%에 비해 크게 늘었다. 이 성희롱 사례에는 신체적 접촉이나 성적인 표현만이 아니라 남성이 남성동료에게 내뱉는 ‘사내답지 못한 녀석’ ’계집애 같은 자식’ 등의 표현도 포함된다. 남성 대 남성의 경우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이성애자 남성이었다. 워싱턴 성보호단체의 한 관계자는 “남성들의 실제 피해 사례가 늘어난 측면도 있지만 남성들도 피해 신고에 적극적이 됐다는 긍정적 변화”라고 해석했다.

또 미국의 경우 폴 울포위츠 세계은행 총재가 동료인 여자친구에게 특혜를 준 것을 계기로 ‘사내 연애 계약서’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섹스, 일 그리고 울포위츠 효과’란 칼럼에서 미국인의 절반가량은 사내연애 경험이 있으므로 고용주들이 사내연애 계약서 의무화 등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내연애가 문제가 되는 것은 연인간 감정이 조직 운영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 남자상사의 경우 여직원에게 특혜를 주거나 사이가 나빠지면 보복조치를 취할 수 있고, 여사원의 경우 성희롱이나 성차별을 당했다며 사이가 틀어진 연인이나 회사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제기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사내연애 계약서는 1980년대 중반에 처음 도입됐으며 ▲연애가 권력관계에 의해 강요되지 않을 것 ▲사내기밀 공유 금지 ▲연봉 승진에 대한 영향력 배제 ▲사내에서 신체적 접촉금지 ▲결별후 회사에 법적 책임 묻지 않기 등을 포함한다.

한편 일본에선 직장내 성희롱을 산업재해로 인정하는 판결이 나왔다. 일본 가나가와현 노동사무소는 지난 5월, 패밀리레스토랑에 근무하던 여성이 직장내 성희롱으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며 산재로 인정해달라고 제기한 노동자피해보상보험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 여성은 동료남성 3명으로부터 “속옷을 벗으면 인생이 달라진다” “머리가 나쁘다” 등의 성희롱을 당한 후 중증우울증 진단을 받아 2년전 퇴직당한 후 아직도 입원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인경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