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욕심으로
발코니에 꽃화분, 새장속의 새, 어항속의 금붕어, 개목걸이,
소의 코뚜레 등 모든 것은 사람 기준으로서만이 존재한다.
꽃도 원래 자연에 비를 맞고 바람을 쐬며 자라는데,
화분에 담아놓고 꽃피기만을 기다리고 꽃을 감상하려고만 하니
꽃거름도 제대로 주지 않으면서도 꽃만 보고자 하는 인간의 심술 때문에,
꽃의 이 속타는 마음 그 누가 알아주나!
제대로 못먹어 잎은 며칠마다 하나씩 말라 비틀어지고
뿌리나 잎에 병이 생겨도 생긴 줄도 모르고 미련하기는 쯧쯧, 누가 쯧쯧해야 하나!
새장의 새도 원래 나무나 풀숲에 둥지를 짓고
하늘을 날아다니다가 먹이를 찾았는데
왠 낯선 집에 팔려와 발코니에 외로이 매달려서는
다른 새들과 어울리지도 못하고, 먹이도 늘 한가지만 먹게하고,
주인이 주는데로만 받아 먹어야 하다니 서글픈 신세다.
그런데 주인은 그나마 새가 지저귀어 주면 듣기는 좋아한다.
아마도 산속에 와서 사는 줄로 착각하는 모양인가보다.
어항속의 금붕어도, 청거북도 너른 강물 속에서 자라야 하는데,
유리로 된 수족관에 갇혀서 주인이 주는 먹이만 기다리며 먹는다는 것이
즐겁겠는지 아닌지 사람들은 아는지 모르는지!
수초도 제대로 넣어주든지 해야지
먹지도 못하는 그 인공수초는 또 왜 넣어 성가시게 할까?
혹 지나치다 몸에 흠집 생기지 않을까 걱정스럽기만 한데....
유리는 얼마나 투명한지 안팎구별이 안되고 헷갈려
하도 유리에 자주 주둥이를 박아서 다 문드러져버릴 것만 같다.
개도 이리저리 돌아다니지 못하게 목걸이를 채워 줄에 매어 묶어 놓으니
인간 저들은 맘대로 쏘아 다니면서도!
사람이 목에 매는 목걸이야 뭐 남에게 자랑삼아 금목걸이를 걸고 다니겠지만
개팔자야 무슨 금목걸이도 아닌 쇠목걸이에 줄까지 묶어 이놈의 팔자야.
소도 젖짜는 소는 코뚜레 없이도 잘도 살더구만,
우리네 일하는 소는 코뚜레를 꿰어 고삐를 매어서는
그 끝을 주인이 잡고 심심하면 매질을 하며 부려먹기만 하고,
잠자리도 온통 오줌,똥 속에서 불편하게 살도록 하다니..
사람들은 과연 이렇게 밖에 수준이 안될까?(동물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