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협상위 왕자오쥔, 후주석과 원총리에 공개서한

“중국 정치개혁 실행할 절호의 기회”
대담하고 직설적인 어투로 胡, 溫에 충고
중공의 현 상황 구체적인 사례 들어 비판
국내외서 뜨거운 지지, 中 공식 반응 없어



[대기원]지난달 22일 중국의 한 고위관리가 후진타오 주석과 원자바오 총리에게 보낸 공개서한이 커다란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안후이성(安徽省) 정협(政協) 상무위원 왕자오쥔(汪兆鈞)은 지난 10월 2일 미국 뉴욕에 있는 대기원시보에 총 4만자에 이르는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그는 중국이 당면한 경제와 사회, 환경, 인권 등 모든 분야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까지 제시해 해외에 거주하는 중국 민주인사들뿐만 아니라 중국내 각계 각 층의 뜨거운 지지와 성원을 받고 있다. 지난 해 가오즈성(高智晟)변호사가 중공지도부에 공개서한을 보낸 후 끊임없는 감시와 탄압을 받았던 것과는 달리 중공 당국은 왕자오쥔에 대해 현재까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관망하고 있어 매우 이례적인 케이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왕자오쥔이 공개서한을 발표한 후 반대하거나 교란하는 전화 혹은 목소리가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베이징의 소위 ‘정치 민감지대’에서 생활하는 왕자오쥔은 이 이상한 현상에 대해 이렇게 해석하고 있다. “생각컨대 내가 한 말은 당(黨)내의 대다수, 일부 노(老)간부들을 포함해 심지어 일부 재직 중인 고위층인사를 포함하여 기본적으로 그들의 말을 대표한 것이다” 일찍이 군과 인민대표대회에서 복무한 적이 있는 왕자오쥔은 “공산당 내부에서 적어도 90%이상의 사람이 나와 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후(胡), 원(溫) 두 지도자에게 정치개혁을 실행할 것을 호소하면서, 중국 내 인권탄압, 특히 파룬궁탄압을 즉각 중지하고 탄압을 획책한 원흉을 엄하게 처벌하여 형사책임을 추궁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또 중국의 부동산, 주식, 물가, 부패 등 사회 각 방면의 위기를 언급함과 동시에 신앙자유를 보장하고 해외 민주인사들을 귀국시켜 민주사회를 함께 건설해야한다고 역설했다. 또 군대의 국가화 및 해협양안(海峽兩岸) 통일 등 민감한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후 본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왕자오쥔은 자신이 정부 고위 관리를 포함해 국내외 많은 인사들의 지지를 받았다고 전했다.

“10월 22일 후진타오, 원자바오 총리에게 보내는 공개편지를 대기원 인터넷 사이트에 발표한 후, 거의 전 세계로부터 오는 화인 친구들의 지지를 얻었다. 편지(이메일)와 전화가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국내의 친구들은 잇달아 자신의 사이트에 공개서한을 전재하거나 퍼가서 널리 알리고 있는데 이것은 내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이에 대해 감사를 표한다.”

대기원시보에 공개서한을 발표한지 8일 후인 10월 30일 그는 ‘왕자오쥔이 사라졌다’, ‘공안에 끌려갔다’는 등 인터넷에 떠도는 소문들에 대해 이것이 사실이 아님을 알리는 긴급성명을 발표하고 자신의 현재 상황을 알렸다.

많은 사람들에게 진실 알려야

근 4만자에 달하는 공개편지 중에서 왕자오쥔은 가장 민감한 의제는 “군중이 옐친과 같은 인물을 창조하는 것”이라며 사람들이 동시에 많은 사람들에게 짧은 편지를 보낼 것을 호소했다.
그는 또 오늘날 중국 백성들이 생명으로 권익을 수호하는 일은 반드시 더 이상 발생해서는 안되며 현재 많은 사람들이 마땅히 해야 할 것이 바로 태도를 표시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민들이 중요사안에 대해 빨리 태도를 표시하는 것만이 탄압사건의 발생을 억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번 미얀마 사태가 자신에게 사상의 변화를 가져오게 했다고 밝힌 그는 “6.4사건 당시, 나는 국가 지도자에 대항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빨리 천안문에서 철수하여 나오려고 했었다. 하지만 그 전에 이미 그들은 탄압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공개서한 발표를 중공17대 이후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그는 “지금이 가장 좋은 시기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후진타오 주석과 원자바오 총리에게 하나의 기회를 주고 민주적으로 질서를 바로잡아 중화민족의 고난에 종지부를 찍으려한다는 것. 그는 이런 변혁의 과정이 평화적이고 이성적으로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17대에서 어떻게 선전하는가를 보지 말라. 그들도 모두 백성들이 불만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만약 당신(후 주석과 원 총리를 지칭)이 개혁하여 천천히 한걸음씩 걸어 나간다면 모두가 옹호할 것이며 이 역량은 아주 클 것이다. 또 전반 사회는 질서가 있고 민심에 순응할 것이다. 개혁을 한다하더라도 전반 사회상태는 마땅히 조화로워야 한다.”

그는 가오즈성 변호사가 후주석과 원총리에게 보낸 공개편지를 통해 파룬궁이 박해 받고 있는 상황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한차례 박해는 더 이상 계속해나가서는 안된다. 나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볼 때 비록 그처럼 많은 파룬궁수련생들이 진실을 말하겠다고 하지만 당신은 그들에게 똑똑히 말하지 못하게 한다. 만약 그들이 말할 수 없다면 다른 사람들도 모두 말할 수 없는데 그러면 모든 사람이 강제로 입을 다물게 된 것이다. 모두가 아래에 깔려있게 된 것이며 당신이 그들을 탄압한다면 모든 이들을 탄압하게 되는 것과 같다.”

그는 이글을 쓰게 된 동기에 대해 국가 환경보호총국의 관료적인 작태에 의분을 느껴 글을 쓰긴 했지만 사실 이 편지는 일찍부터 그의 마음속에 있었고, 3개월이 채 안되는 시간에 이 편지를 써내어 아주 통쾌한 느낌이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공개서한 본문 요약 5면)

조해연, 조재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