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생명의 근원이라고 합니다.

지난 해 중동부전선 최전방지역인 북한강 상류 평화의댐에는 북한 금강산댐에

대응하기 위한 댐 증축공사와 함께 인공폭포를 갖춘 물 공원이 조성됐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인공폭포수가 늘 시원하게 떨어지는 곳입니다.

그런데 얼마전 국제수달총회가 열리던 날 이 곳을 찾은 어린이들이 깜짝 놀랐습

니다.

생명의 물이 인공 폭포로 떨어지는 곳에 쥐들이 5마리나 숨져 둥둥 떠다니고 있

었던 것입니다.

들쥐가 이동하다 함정과 다름없는 물속으로 떨어져 결국 탈출하지 못하고 최후

를 마친 것입니다.

환경에 대해 연구하는 분들께 물어봤습니다.

"쥐들을 위한 생태통로라도 개설해야 하나요?"

"허허..."

`쥐뿔 같은 소리'로 들렸을 지도 모릅니다.

다른 분은 이렇게 외칩니다.

"수공(한국수자원공사) 직원을 불러 꺼내도록 해야겠어!"



다들 물속에 숨진 채 떠다니는 쥐들을 두고 바라만 볼 때 외국인 여자 한 분이

장했습니다.

화장지를 꺼낸 이 분은 손으로 쥐를 건진 뒤 바로 손으로 흙을 파고 묻어 줍니다.

익사한 쥐들로 인한 소동은 여기서 끝났습니다.

숨진 쥐는 이 분에 의해 가을꽃 화사하게 피어있는 자연으로 돌아갔습니다.

쥐는 다시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우리의 환경 문제는 늘 개발과 보전을 두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환경보전론자는 인간의 삶 보다는 동물을 우선시하고, 개발 무풍지대에 있는 주민들은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기반시설은 이제라도 갖춰줘야 하지 않느냐고 호소합니다.

다들 익사한 쥐를 두고 볼 때 손으로 건져 묻어준 이 분의 행동은 잊었던 `작은 실천'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그동안 물이 생명의 근원이라는 말은 수 많은 캠페인과 광고 등으로 귀가 닳도록 들었지만 정작 생명에 대한 예우나 작은 `실천'이 `구호'에 뒤졌던 것은 아닌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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