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살 할아버지 vs 132살 할머니-
최장수 기록 보유자 진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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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뉴스 2006-10-13 04:35]

외신들은 베니토 마르티네즈 옹이 11일 쿠바의 한 병원에서 노환으로 사망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향년 126세.

쿠바 정부는 그가 1880년 6월 아이티에서 태어나 쿠바로 이주했다고 주장해왔으며, 마르티네즈 옹의 장수가 쿠바 사회의 뛰어난 복지를 상징한다며 자랑해왔다.

BBC의 보도에 따르면, 마르티네즈 할아버지는 충분한 운동과 신선한 야채 섭취 그리고 절제된 흡연 및 음주 그리고 단 한 번도 결혼하지 않은 것이 장수의 비결이라고 믿어왔다.

치아가 없고 지팡이를 짚어야 했지만 청력과 시력은 모두 좋았다고 한다.

그런데 이 할아버지의 장수 기록은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지 못했다. 쿠바 정부가 출생 신고서나 세례 기록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마르티네즈 옹은 말하자면 무관의 제왕 혹은 재야의 기록 보유자인 것이다.

최장수 현존 인물 부문의 공식 세계 기록(2006년 8월 현재 기네스 기록)을 보유한 이는 미국 테네시에 거주하는 엘리자베스 볼든 할머니로 116살이다. 1890년 8월 출생.

볼든 할머니가 마르티네즈 할아버지에 비해 10살 어린 것이 사실일지 모르지만, 출생 기록을 갖고 있는 할머니가 승리자로 인정받고 있다.

그런데 이미 사망한 역대 최장수 기록자를 포함하면 볼든 할머니의 서열은 낮다. 인터넷백과사전 위키피디어에 따르면 현재 랭킹은 9위이며 2006년 11월 11일까지 생존한다면 캐리 화이트(116년 88일 생존, 1991년 사망)를 누르고 8위로 올라서게 된다.

사망자를 포함했을 때 최장수 노인은 누구일까. 1997년에 사망한 프랑스의 잔느 루이 칼망(Jeanne-Louise Calment) 할머니는 122년 164일을 살았다.

출생 년도는 1875년. 쿠바의 마르티네즈 할아버지가 126살임을 증명할 수 있었다면 역사상 가장 오래산 사람으로 기록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최장수 기록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세상에는 더 많다.

가장 강력한 후보는 올 7월 132세 생일을 맞았다고 주장했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몰로코 테모 할머니. 78살 난 막내딸과 살고 있는 이 할머니는 남아공 정부가 발급한 신분증을 갖고 있는데 출생년도는 1874년이다.

그럼에도 몰로코 테모 할머니는 세계 기록 보유자로 인정받지 못했다. 문제의 신분증이 1988년 발급된 것이어서 백여 년 전의 출생을 증명할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

도대체 누가 진정한 최장수 기록 보유자일까. 쉽게 풀 수 없는 수수께끼이다. 백년도 훨씬 전에 만들어진 기록이 남아 있어야 승부가 가능한 ‘종목’이기 때문이다.

(사진 : 위는 생전에 쿠바 언론에 소개된 126살 할아버지, 아래는 132살이라고 주장하는 남아공의 할머니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