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일 시진핑(習近平) 당국이 도입한 문책조항은 ‘관료가 관료답지 않다(爲官不爲·맡은 관직의 본분을 다하지 않는 것)’는 내용을 포함한다. 이 조항은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국가주석을 청산하기 위한 일종의 주무기로 평가된다. (대기원 그래픽)

시진핑(習近平) 당국은 지난 7월 1일 공산당 창당일을 맞아 새로운 문책조항을 도입했다.

이번 문책조항은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국가주석을 청산하기 위한 일종의 주무기로 평가된다. 조항에는 ‘관료가 관료답지 않다(爲官不爲·맡은 관직의 본분을 다하지 않는 것)’는 내용이 포함됐는데, 중국 언론은 시진핑 주석이 이와 관련해 단호하고 결연한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지난달 28일 시진핑 주석은 중앙정치국 회의를 주관하고 새로운 문책조항을 심의했다.

관영언론은 “이 조항을 심의·채택하는 일의 중요성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면서 “문책조항은 ▲직무를 유기하고 책임을 다하지 못해 초래한 심각한 결과 ▲인민 군중 반영이 강렬한 것 ▲당 집권의 정치적 토대에 손해를 끼친 것 등 세 가지 상황에 대해 엄숙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장쩌민 체포를 위한 맞춤형 조항

시사평론가 샤샤오창은 세 가지 상황을 고려하면 첫 번째 문책대상자는 장쩌민이라고 지적하면서 문책조항은 실은 장쩌민을 겨냥한 예리한 무기라고 밝혔다.

“첫 번째 상황이란 ‘직무를 유기하고 책임을 다하지 못해 초래한 심각한 결과’이다. 장쩌민이 집권한 10년과 그 이후 영향력을 미친 10년 중 시행한 ‘부패치국(腐敗治國·부패로 국가를 통치함)’, 파룬궁(法輪功·중국 수련단체)에 대한 탄압은 중국 정치, 국민 경제와 사회 도덕에 재난에 가까운 결과를 가져다주었다. 특히 파룬궁 단체에 대한 17년간 지속된 박해로 조성된 재난은 오늘날 중국 사회에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오늘날 사회도덕이 무너지고, 어지러운 현상이 만연한 것은 모두 이와 관계되지 않은 것이란 없다.”

“두 번째 상황은 ‘인민 군중 반영이 강렬한 것’이다. 2015년 5월 이래 20만 명 이상의 파룬궁 수련자와 가족이 최고 검찰원, 최고 법원에 장쩌민을 고소했다. 장쩌민 고소의 물결은 일반 민중의 장쩌민 고소로 확산됐다. 한 통계에 따르면 중국 여러 성·시의 20만 명 이상이 장쩌민 고발 서명, 장쩌민 고소 지지서명에 참여했다. 이는 거대하고 강렬하며 진실한 민의를 보여 주었다.”

“세 번째 상황은 ‘중공 집권의 정치적 토대에 손해를 끼친 것’이다. 장쩌민의 파룬궁 박해는 중국 5천 년 선악(善惡) 기준을 전복시켰고, 중국 사회의 도덕을 철저히 무너뜨렸으며, 중공을 자멸의 길로 밀어 넣었을 뿐만 아니라 중공의 마지막 한 조각 합법성마저 망쳐 버렸다.

문책 대상이 되는 세 가지 상황 외에 문책조항에서는 추궁해야 할 세 가지 책임을 구분했다. 즉 주체 책임, 감독 책임, 영도 책임이다. 이는 은밀하게 장쩌민을 가리킨 것이다. 샤샤오창은 “장쩌민은 장쩌민파의 최고 영도자(지도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장쩌민 청산의 결정적 한 걸음

미국의 중국 문제 전문가 리톈샤오(李天笑)는 시진핑이 문책조항을 신설한 것은 장쩌민 청산을 위해 결정적인 한 걸음을 내디딘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시진핑은 국내외에서 두 가지 압력에 직면했다고 리텐샤오는 밝혔다. “하나는 국내 파룬궁 수련자 20만 명 이상의 장쩌민 고소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이 343호 결의안을 통과시켜 중공의 장기적출 범죄가 사실임을 확인한 것이다. 게다가 독립조사단 최신 보고서에서는 장기적출이 백만 건이 넘었다고 지적했다.”

시진핑은 부정부패 범죄만으로는 장쩌민을 다스리기 아주 어렵다. 왜냐하면 중국 관료사회에는 부패하지 않은 이가 없기 때문이다. 정치국 7명 상무위원 중에서 장쩌민만이 파룬궁을 탄압하려 했고, 그 결과는 중국 전체 사법(司法)의 퇴보였다. ‘안정유지’라는 구실로 거액의 나랏돈을 쏟아부어 경제발전의 발목을 잡았다. 현재 장기적출 범죄는 갈수록 국제 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다. 이 모두 문책조항에서 책임을 추궁하려는 세 가지 상황이라고 리톈샤오는 말했다.

 

관료답지 않은 관료에 대한 경고

중국 언론도 문책조항에 대한 해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베테랑 언론인 겸 칼럼니스트인 아이칸젠(i看見)은 “시진핑이 호되게 발언한 것은 독한 약을 써서라도 관료가 관료답지 못한 고질병을 곧 고쳐야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료가 관료답지 않은 문제에 관해, 6월 27일에 열린 전면심화개혁영도소조 제25차 회의에서 시진핑도 언급했다. “개혁은 한 차례 혁명이며, 바꾸려는 것은 체제이고 움직이는 것은 기득권이므로 진짜 칼, 진짜 총을 쓰지 않고는 안 된다. 개혁자는 올라가고, 개혁하지 않는 자는 내려가는 인재임용 구조를 형성해야 한다.” 최근 이틀 동안의 회의에서 시진핑은 개혁하기 전에 자세를 고치라고 설득하면서 전체 관리들에게 처음으로 호된 말을 했다.

2013년 6월 28일 시진핑은 회의에서 말했다. “우리 간부들은 감히 생각하고 감히 말하며 감히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당시의 어투는 그래도 아주 완곡했다. ‘관료가 관료답지 않다’는 현상에 대해서는 타이르고 격려하는 내용이 위주였다.

하지만 1년 후에는 시진핑의 어투가 변했다. 2014년 10월 8일 시진핑은 회의에서 말했다. “세상에 한 번 살면서 관리가 되었다면 용기가 있어야 하고, 주인정신이 있어야 한다. 관료가 관료답지 않은데 대하여 수치를 느껴야 하고, 엄숙히 비평해야 한다.”

‘감히 생각하고 감히 말하고 감히 감당’하는 데에서 ‘수치를 느끼고 엄숙히 비평’하는 데 이르기까지 시진핑의 어투는 매우 엄숙해졌다. 왜인가? 실망스러운 상황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2015년 2월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총리가 관료사회의 관료가 관료답지 않은 풍조에 대하여 분노하며 꾸짖었고, 아울러 “업무에 게으르고 태만하며 성과가 없는 사람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며, 감히 틀어쥐지 못하고 감히 관리하지 못하며 일은 하지 않고 자리만 차지하고 봉록을 축내고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는 사람에 대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역시 이 회의에 참석했는데, 일부 해외 매체에서는 왕치산 서기가 리커창 총리의 방침에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이라고 풀이했다.

시진핑이 출범 후 진행한 강력한 반부패 개혁은 장쩌민 집단의 이권사업을 건드렸고, 장쩌민을 주축으로 한 관료들은 은연 중에 반부패 개혁에 저항하면서 여러 분야에서 시진핑과 대립했다. 많은 관료가 성과를 내지 않고 소극적으로 움직이며 게으름을 피워, 시진핑과 리커창을 분노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