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엔테로바이러스 급속 확산

향후 3개월 고비…당국 "감염자 1만 6천명"

중국 안후이(安徽)성 푸양(阜陽)시, 수족구병에 걸린 환자의 대량 입원으로 병실이 부족해 복도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다.ⓒ Getty
언론, '실제 감염자 수 축소 발표' 의혹 제기

중국 전역에서 ‘제2의 사스’ 로 불리는 엔테로바이러스(EV71)가 창궐하면서 수족구병(手足口病)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7일 현재 중국 전역에 감염자 수가 1만 5천명을 넘어섰고 보고된 사망자는 26명에 이르렀다.
중국 위생부에 따르면 수족구병 환자는 6일 현재 1만 5,799명으로 집계됐고 사망자는 모두 어린 아동이며 현재 26명이라고 중국 언론들은 보도했다.

6일 현재 안후이성에 6,000명, 광둥성에 1600여 명, 베이징에 1,482명, 상하이에 1,988명, 홍콩과 인접한 심천에 518명, 저장(浙江)성에 1,198명, 후난(湖南)성에 368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수족구병 환자 1만 6천여명 중에서 엔테로바이러스에 감염된 정확한 환자 수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 '엔테로바이러스(EV 71)'가 베이징을 비롯한 전국에서 발견되면서 베이징은 2곳의 유치원을 일시 폐쇄했고 전국적으로 2-3주간 유치원 폐쇄가 잇따를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안후이성의 경우 올해들어 발병 누계가 6000여건에 이르고 지난 5일에는 하루 24시간 동안 푸양(阜陽)시에만 수족구병이 398건이 새로이 발생했고 254명이 입원했다고 안후이성 위생청이 발표했다. 푸양시 정부가 방역 책임을 물어 의사와 간호사를 징계했고 위생원 부원장 1명을 면직시켰다.

마카오 위생국 질병예방통제센터는 한 유치원에서는 11명의 아동이 수족구병에 걸렸다고 발표했고 이들에게서 EV71이 검출된 것으로 보도 되었다. 이들 환자 11명 중 어린이 8명이 같은 유치원에 다니고 있다.

대만에서 64명의 환자가 보고됐는데 이들이 감염된 바이러스는 중국에서 발견된 EV71의 다른 변종인 것으로 보도되었다. 지난달 11일에 대만 가오슝에서는 3년4개월 된 남자 아이가 감염되어 입원했지만, 병세가 급속히 악화되어 단 5일 만에 사망하기도 했다.

'EV 71'은 장(腸) 바이러스의 일종으로 주로 콧물, 침 등으로 통해서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증상으로는 고열과 발진으로 입안과 손발이 허는 일명 수족구병(手足口病)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외에 수막염, 폐렴, 뇌염, 폐부종 등의 증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엔테로바이러스 71(EV 71)은 1997년 말레이시아에서 6000여 명의 환자가 발생해 31명이 사망했고, 이듬해 대만에서 12만9,000여 명의 환자가 발생해 78명의 목숨의 앗아 같다. 하지만 어린 아동을 대상으로 빠르게 번지는 엔테로바이러스 71은 현재까지 예방 백신이나 완전한 치료법이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중국 당국은 급히 공중위생경보를 2급으로 올렸지만 다른 해결책이 없어, 수족구병의 경우 통상 5~8월이 절정기임을 감안하면 엔테로바이러스 확산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소리 보도에 의하면 중국 네티즌과 일부 중국 내 언론에서는 사스(SARS)가 폭발했을 당시처럼 보도통제를 했던 전철을 밟는 중공 당국의 책임을 지적했다.

티베트 사태와 인권문제로 국제적인 이목이 집중된 중국으로선 이번 사태를 맞아 질병퇴치를 위하여 국제사회에 정확한 정보 공개 등의 투명한 대처 방법을 선택하느냐 아니면 티베트 사태처럼 진실을 밝혀야 할 것인지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