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시간 낙서장 2008. 5. 8. 14:46

낮잠시간

점심을 맛있게 먹고난후 졸음이 엄습해오고 몸이 노곤해져서 책상에 엎드려 깜빡 잠이 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상사가 그 모습을 발견했다면 “자네 지금 제 정신인가?"하며 정신이 번쩍 들도록 호통을 칠 것이다.


보통은 일자리에서 아무리 졸려도졸음을 억지로 참으면서 일에 매진해야만 한다.

현대의 경쟁사회에서 '낮잠'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아주 후진나라라면 또 모를까?


그런데 세상은 많이 바뀌고 있으며 새로운 사실이 과학적으로 증명돼어 낡은 개념을 부수고 있다.

그중 하나가 ‘낮잠 (siesta)’에 대한 재조명이다.




지금 선진국에선 기업들이 회사원들의 근무능율을높이기 위해 낮잠을 장려하고 있다. 미국, 일본, 호주는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 같은 낮잠을 취하기 위한 특수장비를 마련해서 직원들에게 낮잠 잘 것을 장려하고 있다.


이미 미국에선 34% 의 직장인들이 점심 식사 후 휴식을 취하도록 하고 있으며, 16%의 기업에선 이미 낮잠을 잘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사회에서 직장인들의 근무시간이 평균 9시간28분 증가한 것에 비해, 그들의 수면시간은 평균 6시간55분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24층에는 낮잠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따로있어 24분에 14달러를 받고 공간을 빌려주고 있다. 단 20분의 낮잠으로 기억력이 더 좋아지고, 공부가 더 잘되며, 기분이 좋아지고, 생산능력이 약 30% 증가한다는 연구의 결과때문이다.




그런데 미국만이 아니다.

스위스에서도 11유러를 주고 낮잠 자는 공간을 제공하는 곳이 있으며, 스페인의 마드리드에서는 점심, 마사지, 20분간의 낮잠을 30유러에 제공하는 클럽이 있다.

일본 역시 20분간 4.50달러를 지불받고 낮잠공간을 제공해주는곳이 있다.


프랑스는 한술 더 떠서 정부가 국민들에게 낮잠을 장려하고 있으며, 9백만 달러를 들여가며 낮잠의 중요성을 국민들에게 의식화 하는데 힘쓰고 있다.

이 같은 이유는 프랑스정부의 조사에 의하면 직장인들중 56%가 밤잠을설쳐서 생산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게다가 프랑스교통사고중 20~30%의 원인은 수면부족때문이었다.


그러면 아르헨티나는 어떤 상황일까?

아쉽게도 직장인들에게 낮잠시간이란 없다, 졸려도 억지로라도 참으면서 일을 해야만한다. ……. 따라서 그로인해 생산능율은 떨어질 테고, 수면부족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많아질 수밖에 없다.

Conicet 정부연구기관에 근무하며 부에노스 아이레스 대학교수인 Daniel Cardinal 의 말에 의하면 점심을 방금 먹은 상태에서 20~30분간의 낮잠시간이 적절하며, 그 이상을 자서는 안 되고, 편한 의자에 기대서 자는 것은 좋으나 완전히 누운 상태는 아닌 게 좋다고 한다.


현대인들의 밤 시간의 수면부족은 학교폭력, 교통사고, 비만 등을 초래하게 되는데, 부족한 잠을 보충하고 에너지를 회복하기 위해선 ‘낮잠’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한다.


그런데 아르헨티나에서도 낮잠 자는 것을 종교적으로 꼬박꼬박 지키는 지역이 있다.

Santiango del Estero 지방 사람들은 낮잠의 중요성을 지금처럼 과학적으로 밝혀지기 훨씬 이전부터 이 같은 풍습을 오랫동안 계속 유지해왔는데, 오후 1시부터 5시까지인 낮잠시간에는 거리에 차도 사람도 없는유령도시의 분위기를 갖는다.


이 시간동안 상점들은 물론이요, 은행, 공공기관 등 모든곳이 문을 닫고 오후의 휴식시간에 들어가 낮잠을 잔다. 이 같은 이유는 아르헨티나북부의 더운기후때문인데, 특히 11월 달부터 3월 달까지 계속되는 살인적인 더위는 결국 더위를 피해 낮잠을 잘 수밖에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충분한 휴식덕분에 그들은 최상의 몸 상태를 유지해 나갈 수가 있다.


현대인들은 40년 전에 비해 약2시간정도 덜 자고 있다고 한다.

역사상 위대했던 여러 위인들 역시 낮잠을즐겼다.

‘살바도르 달리‘ 화가는 30분간의 낮잠을 매일 즐겼는데, 자신의 작품에 영감을 얻기 위해 필수였다고 한다.’살바도르 달리‘는 열쇠꾸러미를 손에 쥐고 잠이 들었다가 근육이 풀려 열쇠가 바닥에 떨어지면 그 소리를 듣고 깼다고 한다.


그 외에도 낮잠을 즐겼던 위인들로는 미겔앙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윈스턴 처칠, 토마스 알바 에디슨,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등이 있고, 아르헨티나의 과거 대통령이었던 아르뚜로 프론디시 는 각료들의 회의를 기다리게 해놓고 낮잠시간엔 잠부터 잤을 정도이며, 바로 전 대통령인 네스또르 키르츠네르 역시 낮잠을 챙겼던 사람이다.

한국도 산소 방이니 휴게실이니 한 것이 있긴 있다.

장기적으로 봐선 직장인들의 생산능력을 높이기 위해 2~30분간의 낮잠시간을 기업이나 정부차원에서 장려하는 것도 바람직한 일인것 같다. 물론 바로 코앞의 일만 본다면 토마토의 이 글을 읽는 순간 기업의 관리자들은 직원들이 볼까봐 얼른 인터넷화면을 다른 창으로 돌려버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재빠른 우리의 직장동료가 상사에게 보여줄려고 이미 이 글을 복사해서 갖고 오는 장면이 상상된다.


나한테 뭐라고 하지말자……. 난 아르헨티나와 한국간의 ‘다리’역할만 할뿐이니깐…….

<by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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