列仙小傳(39)

재상 이임보(李林甫)(1)

ⓒ 삽화 박영철
방탕한 젊은 시절

[대기원] 李林甫(이임보)는 山西(산서) 출신이며 唐 皇室 (당 황실)의 宗親(종친)이다. 당 현종 때 宰相(재상)으로 있으면서 각종 법전을 정비하여 당률소의를 편찬하는 등 일부 업적을 남기기도 하였지만 현종 황제의 신임을 배경으로 專權(전권)을 휘두르며 조정의 기강을 문란케 하였다.

奸臣(간신)으로 일찍이 아첨을 일삼고 유능한 관리들을 배척하여 '口密腹劍'(구밀복검)(입에는 꿀이 있고 뱃속에는 칼이 있다)이라는 말을 낳았으며, 당나라를 쇠퇴의 길로 이끈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우승상 이임보는 兒名(아명)이 哥奴(가노)이며, 호는 月堂(월당)이다. 어렸을 때부터 방탕하여 이십 세가 될 때까지 글공부를 하지 않았다. 낙양에서 살면서 하루 종일 사냥하다가 공놀이(打球:타구)하고, 개와 매를 풀어놓고는 말을 달려 뒤쫓기도 하였다. 늘 성 바깥 느티나무 숲으로 나가서 나귀를 타고 칼싸움을 하다가 지치면 나귀를 팽개치고 숲속에서 두 팔을 벌리고 누워서 휴식을 취하곤 하였다.

어느 날 하루 이임보가 평소와 다름없이 게으름을 피우면서 땅바닥에 벌렁 누워 있는데 그때 그 모양새가 누추한 도사 한 사람이 이임보 앞으로 다가오더니 가볍게 한마디 던진다. “이렇게 헛되이 세월을 보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이런 놀이가 몸만 수고롭게 하는 것이 아닌가?”한다.

이 말이 떨어지자마자 이임보는 벌컥 화를 내면서 대꾸한다. “당신이 무슨 상관인데 잔소리를 하는가?”

이임보 드디어 가르침을 청하다

도사는 담담히 한번 웃더니 몸을 돌려 그 자리를 떠난다. 그 다음날에도 그 도사가 이임보가 놀고 있는 자리에 나타나서 이임보에게 어제했던 말을 그대로 반복한다.

이때서야 어려서부터 총명하였던 이임보는 적지 않게 놀라면서 이 도사가 보통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임보는 옷을 털면서 일어나 그 도사에게 거듭 사죄를 한다.

그 도사는 “그대는 하루 종일 나귀를 타고 칼싸움을 하거나 사냥을 다닌다. 이것이 옳다고 생각하는가? 만일 나귀에서 떨어져 의외의 일이 발생하면 아마 후회막급일 것이다”한다.

그 도사의 이러한 관심 있는 말은 이임보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임보는 곧 태도를 바꾸어 도사에게 많은 가르침을 달라고 간절히 요청했다. 이후부터 더 이상 놀이와 오락에 빠져서 젊은 시절을 헛되이 보내지 않겠다고 한다.

그 도사는 “그럼 좋다. 삼일 후 오경 무렵 그대와 이곳에서 만나자”한다. 이임보는 그 말에 연거푸 그렇게 하겠다고 한다. 약속한 날짜가 되자 이임보는 성밖 약속한 그 장소로 갔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 도사가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임보가 느릿느릿 다가오자 몹시 불쾌한 듯이 “이미 약속을 하였는데 왜 약속시간을 지키지 않는가? 삼일 후에 다시 오시오!”하고는 먼저 자리를 떤다.

다시 약속한 삼일 후가 되자 이임보는 더 이상 태만을 부릴 수 없어 한 밤중에 미리 약속한 곳으로 가서 공손히 기다리고 있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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