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김용범] 대표적인 보수 논객 조갑제씨가 결혼식 주례사에서 “김정일이 있는 한 영원한 행복은 없다”면서 “자신은 결혼 주례사도 이념적으로 한다”고 밝혔다.

조씨는 자신이 알고 지내던 젊은이가 결혼 소식과 함께 주례를 요청하자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결혼식 주례를 맡았으며 주례사 전문을 지난 12일 자신이 운영하는 홈페이지 ‘
조갑제닷컴’에 올려 놓았다.

주례사에서 그는 기성세대를 높이 평가했다. “대한민국의 기성세대는 피, 땀, 눈물을 쏟아 부어 나라를 세우고, 그 나라를 지켜내고, 산업화하고 민주화까지 이룩하여 이렇게 근사한 대한민국, 피, 땀, 눈물의 금자탑을 만들어 후손들에게 물려준, 민족사 2000년의 가장 위대한 세대”라고 말했다.

또 역경을 딛고 일어선 부모 세대가 가장 아름다운 반면 “대한민국에 감사하지 않고, 700만 학살자 김정일을 미워하지 않고, 애완견이 죽으면 눈물을 흘려도, 오늘도 굶어죽고 맞아죽고 있는 북한동포들에 대해선 얼음처럼 차가운 마음을 가진, 제가 이런 말을 하면 극우니, 수구꼴통이나 하고 빈정대는 그런 사람들”이 가장 추하다고 말했다.

조씨는 주례사에서 김정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우리의 공동체를 위협하는 세력이 존재하는 한 그 어떤 한국인의 삶도 진정으로 행복할 수는 없다”면서 “시도 때도 없이 행패를 부리는 김정일이 있는 한, 북한동포들의 신음소리가 들리는 한 항구적 평화는 없다”고 말했다.

주례 후반부에서는 음주 얘기도 등장했다. 조씨는 “과도한 음주를 삼갑시다. 통계에 의하면 모든 사건 사고의 원인 중에서 약 20%가 술에서 발생한다. 술을 많이 마신다고 자랑하는 미련한 남편, 그런 남편을 내버려두는 더 미련한 아내 때문에 한국에서 사건 사고가 그치지 않고 있다”고도 했다.

조씨가 신랑신부에게 당부하고 싶다면서 8가지 내용도 정리해 올렸다.

1. 건강, 정상성, 조국 같이 당연한 것에 대하여, 그리고 범사에 감사하라.

2. 스스로는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말고, 자녀들을 폐를 끼치는 인간으로 만들지 말라.

3.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 인간을 가장 빨리 망가지게 하는 것은 공짜를 선물하는 것이다. 특히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공짜라는 독약을 먹이지 말라.

4. 두 분은 정상적이고 건강한 몸을 가졌으니 비정상적인 사람, 아픈 사람, 약한 사람, 억울한 사람을 도와줄 의무가 있다.

5. 남이 하는 것보다 많이도 말고 하나만 더해라. 이것이 습관이 되도록 하면 인생이 바뀐다. 영어로 말한다면 원 모어 스텝, 원 모어 서비스 정신을 가져라.

6. 너그럽고 절도 있는 교양인이 돼라. 교양은 독서를 통해서 만들어진다. 좋은 책, 특히 명작과 고전을 많이 읽고 많이 권하라! 철학은 사물의 원리, 문학은 인간의 본질, 역사는 인간이 걸어왔던 길을 알게 해준다. 그런 인문학적인 지식의 토양에다가 전문적 지식이란 나무를 심어야 잘 자란다.

7. 건설하고 생산하라. 아이도 많이 낳고, 돈도 많이 벌고, 여행도 많이 하고, 싸워야 할 때는 많이 싸워라. 주저 없이 할 수 있고, 한 뒤에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으면 무엇이든지 하라!

8. 천재에게 감사하라. 여린 마음을 가진 천재들을 알아주고 밀어주고 감싸주어야 우리 같은 범인이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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