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사실과 진실, 그리고 거짓말
zamzari
2008. 6. 28. 22:39
사실과 진실, 그리고 거짓말 | |
우리는 가끔 사실을 진실로 착각한다 | |
“이 사람은 파괴된 국가를 구했고, 경제를 살렸으며, 국민의 자존심을 일으켜 세웠다. 600만 명에 달했던 실업자 수는 그의 집권 4년 만에 90만 명으로 줄었다. 이 사람은 GNP를 102% 증가시켰으며 일인당 국민소득을 두 배로 만들었다. 1억7500만 마르크에 불과하던 산업 이익을 50억 마르크로 증가시켰으며, 천문학적 숫자로 날뛰던 인플레이션을 연간 25% 이내로 잡았다. 음악과 미술을 사랑했으며, 젊은 시절 예술가가 되기를 꿈꾸기도 했다.” 곧이어 화면은 점점 멀어지며 점들은 한 사람의 사진을 확대했던 것임이 드러난다. 사진의 주인공은 바로 나치 총통 아돌프 히틀러다. 이제 나레이션은 “사실만을 말하면서도 거짓말을 할 수 있다. 따라서 당신이 읽는 신문이 당신에게 전체적인 진실을 얘기하고 있는가는 아주 중요한 문제”라고 역설한다. 이 영상은 한 브라질 신문의 TV광고다. 낮지만 힘 있는 목소리의 광고카피는 사회에 만연한 논점이탈과 주관적인 해석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톡톡한 홍보효과를 거두고 있다. 요즘 우리 사회에는 수많은 정보와 주장이 오가고 있다. 사실(fact)과 진실(truth)의 공방 속에서 이를 판단해야 하는 것은 우리 자신의 몫이다. 한번 형성된 인식을 바꾸기란 쉽지 않은 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우리는 너무 쉽게 다른 사람에 의해 조각 맞춰진 사실을 진실로 받아들이고 있진 않은지. 사람은 그릇과 같다는 말이 있다. 현대인이란 그릇은 많은 사실들을 선별해서 담아야만 하는 상황에 놓인 그릇이다. 그러므로 선택할 때 진실과 관계깊은 사실을 담을 수 있는 뚜렷한 기준이 중요하다. 우리는 하루하루를 그 기준을 찾거나, 혹은 찾았다면 실천을 통해 몸에 익히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강문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