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한국 식당에서 만난 한글 낙서,

한글의 위대함을 다시 느끼는 한글 탄생 561돌

1. 페루쿠스코의 유일한한국 식당

페루의 쿠스코.

마추피추 신전에오르기위해 반드시머물러야하는 작은 동네.

고풍스런 옛 성당,건물들 사이에유일하게 한국 식당 하나가 있습니다.

쿠스코 공항에서 내려 입국 신고하러 쭉 사람들 따라 내려가는 길에

커다랗게 한글로 반기는 식당 안내서

<쿠스코 아리랑 식당>

San Agustin 249

Hotel Novotel 맞은편

(084)43-8247

(084)971-9457

Email-Jacobo61@hanmail.net

멋진 공항 안내 간판에서처럼 무지 크고 멋질거라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동네 분식점만도 못한 허름한 낡은 건물 1층에 위치해 있습니다.

먼 남미 페루에서 한국 사람 만나 한국 말 많이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도 안됩니다.

한국 주인은 거의 만날 수 없고 대신 페루 아줌마와 그녀의 11살 짜리 딸이

스페인어로 한국 여행자를 맞이합니다.

(아주 운이 좋은 날 잡아야한국 주인을 만날 수 있고,

또 아주 아주 운대가 맞아야한국 여행자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래도김치찌개, 된장찌개,불고기,떡국, 만두국,라면,비빔밥....

있을만한 건 다 있고,

운 좋으면 메뉴에도 없는 생일 미역국도 얻어먹을 수 있는 넉넉한 인정을 가진 식당입니다.

간만에 먹어서 그런지 고춧가루 듬뿍 넣고 만든 김치는정말 맛났습니다.

고산증세에 초죽음 되어 코카차로도 해결할 수 없어

토끼눈 되고 빙빙 어지러울 때 잉카의 코카인보다 더 매운

한국의 김치맛에 아픈 머리 통증이 가라앉는 듯 개운했습니다.

여행지에서는 반드시 토속음식으로 문화를 체험하는 원칙을 어기면서까지

내리 3일을 찾아갔는데,주인은역시나 한 번도 못 만났고

한국 배낭 여행자 한 명 만나 한국 말 딱 한 번 했습니다.

1달 째 배낭여행 중이라는 한국 대학생 친구도

한국 음식이 그리워, 한국 사람이 그리워 수소문해서찾아왔다는데,

주머니 사정여의치 않다며 식사 한 끼마저

맘 먹고 못한 채돌아서려는 걸 붙잡아, 함께 김치찌개에 소주 한병 놓고

이런 저런 한국 말을어색하게 조금나누었습니다.

1달만에 한국 말한다는, 한국 음식도 딱 1달만에 먹어본다는젊은 친구,

가난하지만 젊기에 기꺼이 고행길도 즐길줄 아는 그 젊음이 부러웠습니다.

난 20대 때 뭐했나....하는 아쉬움과 부러움을 비싼 소주에 씻어냈습니다.

그런데, 몇 마디 나누고나니 서로 그다지 더 할 말이 떠오르질 않습니다.

생면부지 처음 보는 사이에 과거 현재 미래 떠벌리거나 물어보는 것도 실례일 것 같아

음식이 나오는 동안 작은 식당 벽면 가득 써진 깨알같은 한글 낙서만

쳐다보고 또 쳐다보았습니다.

솰라솰라거리는 스페인어에 지쳐 그 쉽고 당당한 한국 말로 원없이 떠들어보지 못해 아쉬웠지만,

이렇게 빼곡한 한글낙서가 반기는 것도 여간 정겨운게 아니었습니다.

playstop

2. 쿠스코 아리랑 식당의 한글 낙서에서 느낀 정


<늙어서는 못오는 곳,

우비는 호텔에 두고 바나나잎 머리에 쓰고

빗속의 기차길 3시간

사정없이 무는 모기>

<방황하는 자만이 신의 영혼이 깃든다.

아프락사스! 신을 향하여!

지상의 고원에서 태양신을 느끼며

헷세를 생각한다.

2006.7.6 인천의 황우풍,김영선 부부>

<생일날 와서 메뉴에도 없는 미역국 먹고갑니다.

감사해요.

언젠가 다시 올 수 있길....

2006.1.28>

<한국말은 보름만에 듣고

한국음식은 20일만에 먹어요.

2007. 1.18

물, 공짜라 좋네요...ㅎㅎ>

<여행 55일째,

밥,,,,넘 감동입니다.

역시 한국인은 밥이 최고...

현숙, 명숙(자매 아님, 거의 웬수지간...ㅎㅎ), 만수. 2006.7.7>

.......

.......

처음 만난 한국여행자와 미주알고주알 늘어놓는 것보다

이렇게 조용히 벽면 응시하며먼저 다녀간자들의한글 낙서를 통해

여행 정보나 고행길 감상을 보는 일,

왠지구구절절 그 어느 철학서나 여행서보다 더 느낌이 좋습니다.

3일동안, 혼자 작은 두 방 가득 써진 낙서를 읽고 또 읽으며

새삼 문자의 소중함, 한글의 반가움을 만끽하였습니다.

나도,,,,페루에서는 낙서 하나 남기는 것이 비싼 밥값하는 것 같아

잘 안나오는 매직으로 썼습니다.

-Brasil ♡ 한국

ssamba 왔어요.

여긴 쿠스코 아리랑

ssamba는 브라질 아리랑

2007.7.18-

3.그 많던 티코가 페루에 다 있네~~

페루에서는....

택시가대부분 티코였습니다. 거의 80%

前 페루 대통령이었던 후지모리가 대통령 당선되면서

버스 대용의 승합차로는 도요타를 비롯한 일본 차를,

택시는 한국의 티코를 들여왔다네요.

수도 리마에서도, 쿠스코에서도 한국식의 대형 버스는 별로 없고,

거의 이런 승합차가 버스 대용인데,

정말 웃긴 건 한국의 중고차도 그대로 수입해서 사용하는지라

차에 한글로 적힌 <애기가 탔어요...>등등이 그대로 적혀있었습니다.

아쉽게도 페루 사진 저장한 시디가 박살나서 보여드리지를 못하네요.

(하여, 여기 사진 대부분은일회용 사진기로 여행 끝물에 찍은 것을

디카로 다시 찍어 사진화질 별롭니다. 대충 그러려니 하시길)

그리고 그 많던 티코가 왜 이 페루에 다 와 있을까....생각하니

그것도 나름 타당한 이유가 생각났습니다.

길들이.....하나같이 이렇게 샛길들입니다.

조 위에 쿠스코 식당 길 다시 한 번 보세요.

역시 고풍스런 옛 건물들 사이 좁은 길이 시내 곳곳으로 엮어져 있으니

우리 작은 티코야말로 신나게 쌩쌩~~잘 달릴 수가 있을 거잖아요.

물론 수입관세나 가격면에서 많은 혜택이 있어서겠지만,

어쨌든 페루에서 눈만 돌리면 만날 수 있는 티코,

그 Tico....가 제 눈엔 -대한민국- 이렇게 보여 무지 반가웠습니다.

저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티코를, 그것도 어찌나 낡고 곰삭았는지

한국에서라면 바로 폐차장으로 가야할 그런 티코를 타고도 므흣~~^^*

길은 좁지만 그래도 가톨릭 국가들이 그렇듯

도로 정비가 잘 돼 주소만 있으면 어디든 찾아가기 아주 쉬워

우리 막내 티코, 페루에서는 펄펄 날아다닙니다....ㅎㅎ

(페루에서는 티코도 상당히 좋은 차에 속했어요.

세상에나 삼륜차 있지요? 그런 요상한 차들도 거리에 쌩쌩~~^^*)

4. 페루 택시는 미터기 없어..적당한 흥정 뒤 출발

이 길이 Avenida de Sol(아베니다데 솔-태양의 큰길)로,

쿠스코에서는 가장 번화가인 4차선 대로입니다.

참,,,,

페루에는 택시에 미터기가 없습니다.

타기 전에 적당히 택시기사와 미리 흥정을 하고 타야합니다.

미터기가 없으니 더구나 낯선 여행자면 마구 바가지 씌울 것같지만,

별로 그렇지 않았습니다.

약간의 오차 범위내에서 적당한 요금으로 잘 내려주었어요.

10번쯤 이용했는데 오히려 수도 리마에서 살짝 바가지를 씌우긴했지만....

쿠스코는 제가 가본 여행지 중에서는 참으로 소박하고 정겹고

안전한 곳이었습니다.

5. 소중한 우리 한글, 제발....

http://bloggernews.media.daum.net/news/382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