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무례하기?

일부러 제목을 반어법을 사용해 적어보았습니다.

저는 뉴질에서 3년간 공부하고 지금은 제법 규모가 되는 현지 회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어쩌다 보니 제 부서에는 통틀어서 아시안이 저 하나뿐이군요. 인디안들이 2명 있습니다만, 한 사람은 여기서 태어난 사람이고 다른 한 사람은 영국에서 살다 온 사람이므로, 두 사람 모두 영어가 모국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일종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이다 보니 굉장히 다양한 사람들을 접하게 되는데요, 고객의 대부분은 백인들이고, 약간의 인디안, 10% 정도의 중국인 그리고 아주 가~끔 한국 분들이 저희 회사를 찾습니다.

안타까운 건, 중국과 한국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무례하다고 정평(?)이 나 있는 것이죠...

사실, 우리 나라 사람들이 무례하다고 여겨지는 경우는 의도해서가 아니라 그냥 모랄까, 일반적인 영어 대화의 코드를 몰라서 생기는 경우가 많은 듯 합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제 경험과 느낌에서 나온 결론이긴 합니다만.

예를 들어, would could 를 사용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말을 한다거나 혹은 상대방이 하는 얘기를 듣지 않고 계속 자기 얘기를 반복한다던가 하는 일이죠. 사실 이건 무례하다기 보다는 영어가 익숙지 않아서 생기는 현상인데요. 그런데 문제는, 이 영어라는게 의외로 어감에 예민한 언어인데다가, 이 곳 뉴질에서는 영국의 영향이 남아서인지, 상당히 돌려 말하는 것이 보편화 되어 있는 관계로, 누군가 do you~ 혹은 I want~ 이런 식으로 시작하면 약간 모랄까..대화의 시작 자체가 삐딱해지는 경향이 있더라구요..^^;;

저희 부서 사람들 모두 제가 한국인이라는 걸 알지만, 고객이 한국 사람이라 해서 저에게 맡기지는 않습니다. 누가 됐던, 담당자가 해결하죠. 그렇지만, 그 고객분이 돌아가시고 나면, ~옥 자기들끼리 한마디합니다.. so ruuuude .;;

영어를 하는 건 사실 큰 문제가 안 되는 듯 합니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이상 그건 당연하죠. 근데 영어를 못 사용하는 건 문제가 됩니다. 가끔 유럽권의 사람들이 상담 차 오는 경우가 있는데요. 영어 못하는 사람들 물론 있습니다. 더듬더듬 얘기해도, 누구 한 사람 인상 찌푸리지 않습니다. 참을성 있게 웃으면서 다 들어줍니다. 그리고 천천히 설명해주고, 못 알아들으면 다시 쉽게 설명해주고 하지요. 이걸 단순히 인종차별 이라고 몰아버리기에는 좀 민망합니다. 왜냐하면, 제가 보기에도, 간혹 제가 상담을 하게 되는 경우에도, , 이 사람들이 참 조심스럽게 얘기하고 있구나 하는 걸 알 수 있기 때문이죠. 이런 경우에는 서로 말이 잘 안 통해도 대화가 유쾌하게 진행될 수 밖에 없습니다.

아공, 사설이 길어졌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려는 목적은 그냥 몇 가지 팁을 남기려는 건데요. 사실 우리 모두 알고 있습니다만, 그냥 다시 한번 주의를 환기시키는 의미입니다.

1 could would를 적절히 사용하자

사실 이것만 제대로 해도, 거의 반절은 먹고 들어간다는..^^I want to have a cup of coffee 보다는 could I have a cup of coffee가 더 듣기 좋겠지요.

2 please를 습관화하자

이것도 기본 룰이죠. Thank you, Excuse me, Please 이런 건 좀 모랄까 완전히 자동으로 나오도록 스스로도 습관을 들이면, 대화가 부드러워집니다.

3 듣는 데에 집중하자

대화라는 건, 어디까지나 쌍방간의 통행이지요. 내가 할 말이 있으면 상대방도 할 말이 있게 마련입니다. 상대방이 하는 말을 주의 깊게 듣고, 잘 못 알아들었으면 다시 천천히 얘기해달라고 부탁해도 됩니다. 이렇게 하면 상대방이 하는 얘기를 무시하고 내 말만 계속 하게 되는 실수를 피할 수 있습니다.

4 절대로, 절대로!!! 언성 높이지 마세요

앞에서 한국사람과 중국 사람들이 무례하다고 정평이 나 있다 하는 얘기를 잠깐 했는데요, 공통점은 바로 언성을 높인다는 것 입니다. 제가 경험한 바로는, 거의 모든 영어권 국가들 여행이나 잠깐씩 살아 본 경험으로 이 언성을 높이는 걸로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습니다. 영국, 호주, 뉴질 이 세 나라는 질색을 하다시피 하고요. 미국은 아주 쬐끔, 어쩌다 통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캐나다에서는 아예 상대를 안하더군요. 지난 번에 제 옆 옆자리 사람이 중국 신사분과 상담하다가 이 중국 분이 모가 맘에 안들었는지 갑자기 언성을 높이시더군요. 이 담당자..가만히 지켜보고 있더니 그 중국 아저씨가 끝낸 다음 아주 조용히, 아주 차분하게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얘기하더군요. you are not going to get anything from shouting at me, understand? 무셔워라.ㅡ 그 중국 아저씨 바로 기 죽어 고분고분해지더라는백인들이 화 내는 걸 보면, 모랄까..으르렁거린다고 그러던가..오히려 언성을 낮춰서 얘기하죠. 그리고 이런 방법이 대부분 더 효과적인 듯 합니다. 적어도 영어권 에서는.

아공, 쓰다 보니 넘 길어졌다는사실 더 할 얘기도 많지만, 오늘은 이만해야 할 듯..제 영어도 날이면 날마다 좌절하며 살고 있으니 절대 잘난 척 하려는 의도로 이 글을 썼던 건 아니고요. 처음 유학생활을 시작하시거나 혹은 해외 사시는 분들 한번 생각해보라는 의도 정도로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끝으로 한마디만 덧붙이자면, 물론 일상생활에서 혹은 비즈니스와 연관되어서 정중하고 매너 있는 태도와 대화 습관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길거리에서 괜히 시비 붙는 아그들에게는 그저..손가락 하나 살포시 올려주는 것이 약이라는..^^;;그 정도의 배짱과 당당함을 갖춰야 영어도 잘되는 것이 아닌가 싶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