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라이 처리 문제를 둘러싸고 중공 내 계파간에 타협점을 찾지 못할 경우 권력투쟁이 더욱 격화될 것이다. (Getty Images)

 

12월 3일 영국 더타임스는 보시라이(薄熙來) 조사를 책임진 책임자의 말을 인용해 과거 보시라이가 마카오 도박장을 통해 불법으로 돈세탁을 했다는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현재 중국정부에서 파견한 조사관이 마카오에 들어가 비밀리에 돈세탁과 관련된 6명의 브로커들을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이런 소식은 마땅히 중국내 중공 고위층이 충칭에서 보시라이 인맥을 숙청하는 작업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봐야한다. 최근 충칭에서 발생한 레이정푸(雷政富) 사건이 큰 관심을 끌고 있는 동시에 보시라이-왕리쥔(王立軍)에 의해 누명을 쓰고 투옥됐던 리좡(李莊) 변호사가 복권 된 것을 크게 보도했다. 특히 얼마 전 관방매체 논설위원이 보시라이를 가리켜 “나라를 망치고 천리를 해쳤다”는 등의 표현을 한 것은 모두 중공이 보시라이 심판을 위한 여론조성과 여죄사실을 수집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사실 이전까지의 해외 언론 보도를 보면 중공 고위층은 이미 보시라이 범죄의 주요증거를 갖고 있다. 그 핵심은 부패나 돈세탁이 아니며 저우융캉(周永康)과 함께 모반을 음모와 생체장기적출 문제다. 18차 전 많은 매체에서는 보시라이가 중형에 처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현재 중공이 충칭에서 의심이 되는 사건들을 재평가하고, 보시라이의 새로운 여죄 증거를 수집하는 정황을 볼 때 중공 내부에서 보시라이 처리문제를 둘러싸고 여전히 의견 차이가 크고 쟁론이 격렬한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중공 고위층에서 보시라이 타도에 앞장섰던 원자바오(溫家寶)에 대해 끊임없이 가족들의 부패문제와 관련된 비방 자료가 폭로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점을 반영하는 것이다.


정상적인 경우라면 보시라이는 본래 이미 장쩌민(江澤民)-저우융캉에 의해 버림받은 희생양이 됐어야 한다. 하지만 사태의 진전에 따라 보시라이가 만약 중형을 받게 되면 장차 장쩌민-저우융캉의 흑막이 불가피하게 폭로될 수밖에 없게 된다. 때문에 현재 보시라이 심판을 둘러싼 대립이 더욱 격렬해진 것이다.


이제 막 권좌에 오른 시진핑(習近平)의 입장에서 보시라이를 어떻게 처리 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그의 앞날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보시라이에게 중형을 내리는 것은 시진핑 정권이 집권초기 권력안정과 권위를 세우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보시라이를 중형에 처할 경우 장쩌민-저우융캉 등의 범죄가 연루될 것이며 이렇게 되면 이들 배후 이익집단의 강렬한 반발을 초래할 것이다.


중공 관방매체의 각종 여론공작과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해볼 때 결국 시진핑은 보시라이를 중형에 처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중공이란 체제의 본성과 이전까지의 습성에 비춰볼 때 보시라이에 대한 심판은 장차 중공 통치와 전체적인 안정기조를 수호한다는 전제하에 진행될 것이다. 그러므로 이 과정에서 중공 내부 각 계파 사이에 타협과 거래가 이뤄지는 것도 당연한 수순이다.


중공 내부의 다양한 세력들이 보시라이 사건에 대해 계파간에 타협이 안 된다면, 쌍방의 생사가 걸린 문제기 때문에 권력투쟁이 더욱 격화될 것이다. 현재 시진핑은 언제 균형을 잃을지 모르는 아주 위태로운 줄 위를 걸어가고 있다.


샤샤오창(夏小强·중화권시사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