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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이빨이 많이 닳아서 이를 몇 개 덮어씌웠는데, 생이빨 바깥쪽 3면을 많이 갈아내야 덮어씌울 수 있으므로, 먼저 갈아내는 작업을 하니 이빨이 갈려 나가면서 몸부림을 쳤다. “내가 잘못한 게 없는데 나를 왜 제자리에 있지 못하게 하고, 갈아서 가루로 만들어 내버립니까?“ 나도 이빨을 그렇게 많은 부분 갈아내는 줄 몰랐다. 치과전문의 말을 믿은게지. 갈아내고 잠깐 틈새에 혀끝으로 살짝 갈아낸 이빨을 건드려 봐도 많이 갈아낸 것 같이 느껴졌고, 그래서 간호사에게 거울을 좀 보자했더니 앞에 있던 거울마져 치우고 없고 보면 안된다 했다.
그정도 갈아낼줄 알았다면 덮어씌우지도 않았을테니까. 치과의사가 나를 안심시킬려고 조금 갈아낸다고 말해 그대로 믿었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가진 신체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 그래서 수염1개라도 아무렇게나 잘라내는 것은 그리 탐탁치가 않다. 그러나 사회생활을 하려니 어쩔수 없이 면도를 해야해서 털을 깍긴 하지만, 털도 이러한데 더욱이 이빨같은 것은 생것을 갈아내고 그자리에 다른 것을 입히는 것이 좀 못마땅하다. 갈아낸 이빨 여러개가 데모를 해서, 몇 달이 되었는데도 덮어씌운 것은 내 이빨 같지 않고, 남의 것이 이빨자리에 박혀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물론 나는 하나의 사람이지만 내손, 내눈, 내눈섭, 내 hair, 이빨, 귀, 혀, 두 다리, 그리고 몸안에 들어있는 각종 장기들도 다 각각 하나의 생명체다.
이빨이 한 개라도 빠지면 먹거나 말하는데 어색하고, 귀가 한쪽이라도 덜들리면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위가 소화기능을 멈추면 생트림이 나고 속이 거북하다. 침이 제때 적당히 나오지 않아도 물론 소화가 안된다. 따지고 보면 몸의 어느 한부분 중요하지 않은 곳이 없다. 시골정미소에 가면 여러개의 벨트가 서로 물려 돌아가며 동력을 전달하는데 벨트가 한곳이라도 벗겨지거나 터지거나 하면 여기에 물린 다른 벨트는 동력을 잃어 하던 운동이 정지되는 것과 같다.
사람이 살다보면 위험한 일을 간혹 만나는데, 부원신(부의식;靈感)이란게 있어 대부분은 사고가 나지 않게 도와준다. 어떤 사람은 부원신을 수호신이라고도 한다. 그러니 신이 도우면 죽지않을수 있다는 거지. 정상적으로 가는데도 어떤때는 다리를 헛짚을수가 있는데, 좋지 못한 말을 하면 항상 그렇게 벌받는다. 부원신은 나에게 속한 또 하나의 나의 분신이므로 나를 돕지만, 주인인 사람(主意識)이 말을 잘 듣지 않으면 도와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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