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산(중국)을 다녀와서

 지난 9월에 중국 황산을 다녀왔다. 말로만 듣던 황산을.
 안휘성에 있는 황산은 높이가 1864미터. 중국인들은 오악(태산, 숭산, 항산, 형산, 화산)을 보면 다른 산을 보지 않는다며 오악을 칭송했으나, 황산이 알려진 뒤로는 황산에 올라보면 오악마저 산이 할 수 없을 정도라는 의미의 '登黃山天下無山'이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고 한다. 이 말이 결코 크게 과장된 말은 아닌 것 같았다.
 황산의 5대 절경으로 기송(奇松), 기암(奇岩), 운해(雲海), 동설(冬雪), 온천으로 꼽는다. 바위산 곳곳에 솟아 있거나 숲 속에 있는 소나무들은 우리나라 소나무와는 다른 활력과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다. 특히 흰 기암절벽과 어우러진 소나무는 멋진 풍광을 선사한다. 모든 등산로는 돌이나 시멘트로 만들어져 있고, 특히 절벽에 만들어놓은 길은 어떻게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그 자체가 신기한 볼거리이기도 했다.
 그리고 등산로 곳곳에 있는 쓰레기통, 다양한 형태로 자연스럽게 낮게 만들어 놓은, 분리할 수 없는 쓰레기통이 아주 인상적이었고, 산 전체가 금강산처럼 깨끗하게 유지되고 있는 점이 매우 부러웠다.
 무엇보다 황산 등산로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안내표지판에 중국어·영어와 함께 한글 안내문이 있는 점이 각별하게 와닿았다. 그 만큼 한국인 관광객이 많음을 보여주는 증표였다. 전체 관광객의 20% 정도가 한국인이라고 했다. 케이블카 타는 곳에는 황산 소개 책자와 씨디를 파는 사람들이 물건을 흔들며 "천원!"이라고 소리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살기 힘들었던, 미국인을 보면 사람들이 몰려들던 수 십년 전 우리의 모습이 떠올르는 한편, 우리가 살기좋아진 것이 분명하구나 라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황산시 호텔 앞이나 관광객이 많은 거리 곳곳에서도 과일 장수나 등산가방 등을 들고 따라오며 한국말로 "전부 천원!", "몽땅 천원!"을 외치는 상인들이 성가실 정도로 달라붙는다.
 황산은 중국에서 가장 입장료(12만원)가 가장 비싼 관광지라는 가이드의 설명이다. 산 위에 있는 호텔 값은 10만원 정도이고, 케이블카 비용은 편도 1만원.
 황산 위에서 하루 숙박하면서 본, 너무나 맑고 밝게 빛나는 별들이 하늘 가득한 밤하늘은 오래 기억될 정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