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新 7대 불가사의’ 선정 뒷이야기

문화유산에 대한 경의(敬意)와 논쟁

지난 7월, 세계 7대 불가사의 재단에서 ‘新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지정된 요르단의 고대도시 페트라. 헬레니즘 시대와 로마 제국시대에 걸쳐 아랍 왕국의 중심지였던 고대도시로 ‘페트라’는 그리스어로 ‘바위’라는 뜻.ⓒ 인터넷 이미지

[대기원] 지난 2007년 7월 7일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서는 전 세계 약 1억 명의 네티즌이 참여한 인터넷 투표로 선정된 ‘新 7대 불가사의(New Seven Wonders of the World)’가 정식으로 공포된 바 있다.

이번에 선정된 대상으로는 중국의 만리장성, 요르단의 고대도시 페트라, 브라질 그리스도상, 페루의 잉카유적 마추픽추, 멕시코 마야유적지 치첸이차, 피라미드, 로마 콜로세움, 인도 타지마할이다.

고대 7대 불가사의 중 겨우 1개만 잔존하고 있고, 또 모두 지중해지역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을 참조해 스위스 영화제작자인 버나드 웨버 회장은 1999년에 민간재단 ‘세계 7대 불가사의 재단(NOWC, New Open World Corporation)’을 창립하고, 동년 9월 1일, ‘ www. new7wonders. com’ 인터넷상에서 ‘新 7대 불가사의’ 투표활동을 전개했다.

버나드 웨버는 지난 2001년 3월,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이 바미얀의 석불(石佛)을 폭파해 세계문화유산에 재앙이 초래된 것을 보고 신 7대 불가사의 선정 작업을 더욱 재촉하게 됐다고 말했다.

2500년 전 이미 선정됐던 ‘7대 불가사의’

2,500년 전, 희랍의 경서를 가르치던 알렉산드리아의 학자 필로(Philo)는 일찌감치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고대 7대 불가사의’ 목록을 기록한 적이 있다. 로도스항구의 태양신상, 올림피아 제우스신상, 이집트 피라미드, 알렉산드리아 파로스등대, 바빌론의 공중정원, 에페수스의 아르테미 신전, 그리고 마우솔로스 능묘 등이다. 그는 “마음의 눈으로 본 것은 영원히 마멸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가 꼽은 7대 불가사의는 웅장하고도 찬란한 위대한 건축물이었다. 그것들은 고리처럼 지중해 사방을 둘러싼 채, 로마 중심의 권력, 예술, 과학 및 종교와 결합했다.

특이한 점은 고대 7대 불가사의는 단 하나[이집트 기자에 있는 쿠푸왕의 피라미드(Pyramid)]만 현전하고 있을 뿐, 큰 화재로 소실된 에페소스의 아르테미신전과 올림피아의 제우스신상을 제외하면 나머지 모두는 지진으로 훼멸됐다.

‘新 7대 불가사의’ 인터넷 투표로 선정

심사 초기 단계에서 후보지로 선정된 곳은 무려 2백 군데. 2006년 초, 평가심사위원회 전문가들은 그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을 추려 21개로 압축했고 최후에 한 차례 각축전이 벌어졌다. 투표활동 종결까지 1억 명에 달하는 네티즌들이 인터넷과 전화, 문자 메시지 등의 온라인 방식을 통해 투표에 참여했다.

한편, 세계 곳곳의 기념비적인 유산을 선정하고 보호를 책임지고 있는 유네스코에서는 선정의 객관성과 권위성에 대해 웨버 측에 공개적인 질의를 던지기도 했다. 또 성명서를 발표해 “이번 新 7대 불가사의는 한 개인이 펼친 활동 결과일 뿐이며, 유적 보존에 대해서도 어떠한 중대하고도 지속적인 역할을 다 할 수 없다.”라고 지적하면서 新 7대 불가사의는 국한된 네티즌의 의견을 대표한 것이지, 전 세계를 대표하는 공신력 있는 전문적 관점은 결코 아니라고 언급했다.

그동안 세계 유산목록을 지정해온 유네스코 입장에서는 ‘세계 7대 불가사의 재단’의 이번 유산 선정 활동이 은근히 신경 거슬리는 부분이었던 셈이다. 유네스코에서는 이번의 ‘新 7대 불가사의’가 유네스코 지정 세계 문화유산과는 관계가 없다고 발표했다.

현재 유네스코에서는 국제적으로 851개의 경관을 세계 유산으로 지정한 상태다. 이번에 전 세계 약 1억 명의 투표를 통해 새로 정해진 7 곳 중 5 곳은 이미 유네스코로부터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 보호를 받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 밖에 이집트 측에서도 웨버 측에 거센 항의 표시를 했는데, 이유인 즉 피라미드는 고대 7대 불가사의 중 유일하게 현존하는 유산이므로 피라미드를 굳이 투표대상으로 다시 선정해 경쟁을 붙이려는 자체가 피라미드에 대한 일종의 모욕이라는 것. 이집트의 비난 여론에 부딪힌 웨버는 결국 금년 4월 투표 명단에서 기자의 대 피라미드를 제외한 상태에서 ‘新 7대 불가사의’를 지정하기로 타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