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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를 방문한 중국 투자단이 한림 재릉지구 미니어처를 둘러보고 있다. 2010년 5월 사진. 사진제공 라운레저개발
중국계 자본의 국내 유입이 본격화 되고 있다.
국내 부동산 불경기에도 중국계 자본은 올해 상반기(1∼6월)에만 950억 원에 달하는 국내 토지 등 부동산을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300억여 원이 늘어난 수치이며, 지난해 하반기(7∼12월)보다 3배 가까이 급증했다.
5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중국계 법인이나 중국인이 토지 등 부동산을 사들인 금액은 953억 2800만 원에 달했다. 전년 동기인 지난해 상반기 매입금액 640억 3000만 원보다 약 1.5배 증가해 312억 9800만 원이 늘었으며, 지난해 하반기 매입금액 328억 4300만 원보다 3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매입 건수와 면적으로는 증가폭이 더 크다. 올해 상반기만 중국인이 국내 토지 등 부동산을 매입한 건수는 515건으로 지난해 상반기 250건보다 2배 이상 늘었다. 면적도 지난해 상반기 8만 6597㎡보다 3배 이상 늘어난 26만 660㎡의 토지를 중국인이 사들였다.
현재 중국인이 보유한 국내 부동산은 총 4361건으로 1조 4525억 8700만 원에 이르며 전체 면적은 336만 4552㎡로 서울 영등포 여의도(290만㎡) 면적의 1.16배에 달한다. 국내 개발업체와 합작형태까지 포함하면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중국과 미국 등 외국인 전체가 보유한 국내 토지는 올해 상반기 기준 2억 2652만㎡(226.52㎢)에 이른다. 금액으로는 32조 4820억 원으로 국토면적의 0.2%에 달한다. 토지 소유 국적별로는 미국 1억 2990만 ㎡(57.3%), 유럽 3390만㎡(15.0%), 일본 1986만㎡(8.8%), 중국 336만 ㎡(1.5%) 순으로 많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인플레이션을 우려한 중국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대폭 강화한 반면 전 세계적 침체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 중국계 재벌들이 한국 등 아시아 지역 부동산에 대한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계 자본의 유입은 한국 입장에서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권주안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계 자본은 국내 부동산 시장이 바닥이라는 인식에 따라 공격적 투자가 늘고 있는 추세”라며 “중국의 부동산 매입은 자본주의 시장에서 문제로 보기 어렵지만, 투자 목적이 크기 때문에 지역개발에 문제가 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에도 중국인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동일본(東北) 대지진 이후 시세차익을 노린 땅 투기꾼들이 몰리고 있으며 토지 매입에 중국인 투자자들이 적극 나서고 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밝혔다.
이들은 쓰나미 등으로 폐허가 된 토지를 헐값에 사들였다가 나중에 재개발 때 비싸게 되팔겠다는 계산이다.
이처럼 투기꾼들로 인해 땅값이 오르면 재해지역 복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적했다. 현재도 6만여 채의 임시 주택 공급이 절실하지만 투기 세력의 개입으로 집을 지을 땅을 찾기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당장은 지방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계기가 될지 모르지만 눈앞의 이익에 눈이 멀어 더 큰 것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감이 나오는 이유다.
이러한 중국의 조건 없는 부동산 사랑은 아시아뿐만이 아니다. 최근 중국인 갑부들이 북유럽 국가 아이슬란드에 전체 국유지의 0.3%에 달하는 300㎢ 면적의 토지를 사들이기 위해 가계약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는 등 유럽과 북미 등에서도 중국인의 부동산 매입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 부동산 사이트 등에 따르면 이미 중국인은 지난해 영국 런던 신규 부동산의 10%를 사들였으며, 캐나다 밴쿠버에서도 올해 1분기(1∼3월) 신규 부동산의 29%를 매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지성 인턴기자 valor09@epoch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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