列仙所傳(28) 유안(劉安) (2)

ⓒ 삽화/박영철
[대기원]모반 계획이 탄로나 자살하다

기원전 124년, 한 무제는 유안의 수하중 하나인 뇌피(雷被)가 종군해서 흉노족을 토벌하겠다는 것을 유안(劉安)이 가로막았다는 단순한 이유로 그가 다스리던 두 곳의 현을 빼앗았다. 이에 유안은 위기를 느껴 모반하려는 뜻을 더욱 굳혔다.

밤낮으로 수하인 오피, 좌오 등과 지도를 펴놓고 군사를 일으키려면 어느 지방으로 출병해야 하는지를 점검했다. 그러나 이 사건이 들통 나 유안은 원수(元狩)원년(前122년)에 자살할 수밖에 없었으며, 그 사건과 연루된 사람은 수천 명이 넘었다.

유안은 사실 중국 역사상 특수한 지위에 있었던 중요한 작가였으며, 저명한 편집 주간이었다. 그가 편집을 주간하여 편찬한 ‘회남자’(淮南子)는 내용이 도가 학설을 위주로 하고 유(儒), 법(法), 음양가(陰陽家) 등의 사상들이 망라되어 있으며, 그 소재나 내용이 풍부하고 다채롭다.

이 ‘회남자’ 책속에 있는 여와 이야기, 태양을 활로 쏘아 재앙을 제거하는 이야기, 상아가 달나라로 달아났다는 이야기 등 아름다운 신화 전설은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으며, 수많은 신화 자료들이 이 책을 통해 세상에 전해져 내려온다.

죽은 후 신선으로 봉해지다

옛날에 신선을 독실히 믿었던 유명한 사람들은 죽은 후에 신선으로 받들어졌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 이러한 형태로 신선으로 봉해진 사례가 매우 많았다. 회남왕 유안이 신선으로 된 것은 그의 생전 경력, 저작, 끼친 영향력 등이 남달랐으며, 더욱이 집안에 드나들었던 문객들 중의 많은 방술가(方術家)들과 연관이 있다.

유안에 대한 이러한 신적(神跡) 고사들을 문자로 남겨 놓은 것 중, 잘 알려진 것이 진(晉)나라 갈홍(葛洪)의 신선전(神仙傳)이다. 이 신선전의 기록은 유안의 출신, 일생, 대부분의 경력, 저작 등을 묘사하고 있는데 기록 대부분이 사서(史書)와 서로 합치한다.

팔공이 유안을 제도하다

신선전에 실린 주요한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문객으로 찾아왔던 팔공(八公)이 유안을 제도하여 신선이 되었다는 고사이다. 대략 소비(蘇飛), 좌오(左吳) 등 여덟 사람과 유안이 연계되어 변화 발전된 것이며, 부연하여 설명한 것이 매우 생동감 있고 사실 같아 몹시도 흥미롭다.

젊은 시절, 다른 공자나 왕손들이 가무, 여색, 개 사육, 승마, 사냥 등의 잡기에 푹 빠져 있을 때에도, 유안은 유일하게 하잘 것 없는 선비들에게조차 자신의 신분을 낮추어 처신했다. 유학을 독실하게 공부했고, 점술이나 방술(方術)도 깊이 연구했다. 유안은 천하의 뛰어난 인재들을 널리 끌어 모아, 드나드는 문객이 수천에 이르렀다. 유안과 문객들은 황백술(黃白術)인 신선가의 일을 담론하였고, 아울러 이러한 내용들을 모아 책을 만들었다.

각처를 다니면서 도에 관한 서적(道書)을 얻으면 책을 사는데 돈을 아끼지 않았다. 방술이 뛰어난 술객이 있다는 소문을 들으면 천리를 멀다하지 않고 찾아가 공손히 청해 왔다. 유안이 이렇게 하는 것이 소문나자 시간이 흐름에 따라 명성은 더욱 높아졌고, 그 당시 살던 사람치고 유안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다음호에 계속)

김일륜 기자

'신비한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주산책3  (0) 2007.07.15
列仙所傳(28) 유안(劉安) (3)  (0) 2007.07.15
列仙所傳(28) 유안(劉安) (1)  (0) 2007.07.15
경이로운 지구  (0) 2007.07.09
[영상] 나무의 소리  (0) 2007.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