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고 정직한 마음 고사 2007. 1. 12. 11:54

〖인생감오(人生感悟)〗

넓고 정직한 군자(君子)의 마음


관명(貫明)

공자는 《논어》에서 “군자(君子)는 넓고 정직하며 소인은 늘 근심이 많다(君子坦蕩蕩,小人常慼慼).”라고 말했다. 이 말의 의미는 군자는 언제나 마음이 넓고 여유가 있지만 소인은 언제나 우울해하고 근심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심성(心性)의 높낮이가 한 사람의 내심세계의 용량의 크기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심성이 넓고 여유가 있는 사상경지에 도달하려면 곧 자신의 품행과 덕을 잘 닦고 인간세상의 명리와 득실을 담담히 하고 평상시 조용하고 상서로운 심태를 유지해야 한다. 이러한 사상경지만이 오해를 받거나 악담, 중상을 당할 때도 담담하게 대할 수 있으며 원망이나 미움이 없을 수 있다.


속담에 “사람이 마음에 꺼리는 일을 하지 않았으면 한밤중에 귀신이 문을 두드려도 두렵지 않다.”라는 말이 있다. 군자(君子)는 마음이 넓고 정직하며 소인(小人)은 항상 근심걱정이 많으며 자그마한 일에 맴돌고 이해득실을 따진다. 때문에 우울하고 상심해한다. 내가 일본에 유학할 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탄산(坦山)은 일본 메이지(明治) 시대에 도를 닦던 고승이다. 어느 날 그가 다른 승려와 함께 외출하는데 보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길에서 한 예쁜 처녀가 진흙탕 길에서 어찌할 바를 몰라 우두커니 서 있었다. 원래 그녀는 기모노가 더러워질까 두려워 진탕 길을 건너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탄산은 이 상황을 보고 그녀의 동의를 얻어 그녀를 안고 그 진탕 길을 건넜다. 탄산과 같이 가던 승려는 몹시 반감을 가지고 반나절이나 한마디 말도 없이 얼굴에 곤혹스런 표정을 띠고 있었다. 밤에 자려고 할 때 그는 결국 참지 못하고 탄산에게 물었다. “사형, 계율에 따르면 우리 출가한 사람들은 여색을 가까이 하지 말아야 하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의 수행이 위험합니다. 나는 정말로 사형이 왜 대낮에 그런 일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탄산은 태연하게 대답했다. “아, 그 여자를 말하는가? 나는 벌써 그녀를 내려놓았는데 자네 마음속에는 아직도 갖고 있었는가!”


이 간단한 일화와 기지 넘친 대답 속에서 탄산이 넓고 담담한 흉금을 지니고 있으며 심지어 계율 때문에 피하거나 멀리한 것이 아님을 볼 수 있다. 일이 끝난 후 그는 자신이 세인을 구제하고 도왔다고 기뻐한 것이 아니며 또 계율 때문에 겁을 먹은 것도 아니다. 그의 의연하면서도 자유자재하고 근심과 걱정 없는 즐거운 심정은 그의 수행이 이미 ‘담담한(坦蕩蕩)’ 정신경지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만사를 물이 흐르듯 담담하게 처세할 수 있었던 것이다.


사실 사람이 세상에서 살면서 매 사람마다 불성과 마성의 일면이 모두 있는바 수련을 해야만 마성을 제거할 수 있다. 사람들은 모두 자신이 하는 것은 전부 맞는다고 여기며 문제에 부딪히면 우선 남을 탓한다. 종래로 자신의 잘못은 반성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늘 번뇌가 끊이지 않고 하늘을 원망하고 다름 사람을 탓하며 늘 즐겁지 못하다. 인간 세상에는 오직 진정한 수련인만이 흉금이 담담하고 근심걱정과 원한과 원망도 없을 수 있다. 그러한 경지는 수련하지 않는 사람으로서는 도달하기 힘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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