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슈미트(Eric Schmidt) 구글 회장이 중국에 대해 최악의 인터넷 위협국이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최근 중국 해커들의 미국 언론사 공격으로 논란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이번 비판은 미중간 사이버

                   스파이 논란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시진=getty images)
 


 
에릭 슈미트(Eric Schmidt, 58) 구글 회장이 오는 4월 출간될 자신의 저서 ‘새로운 디지털 시대(The New Digital Age)’에서 중국공산당 정권을 세계상에서 가장 위험한 정권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인터넷 기술의 확산이 중국정부의 통제와 맞물리면서 광범위한 사회불안을 야기해 혁명을 초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글은 지난 2010년 3월 중국공산당 정권의 검열과 해킹에 끊임없이 항의해 오다 결국 중국에서 철수한 악연이 있다.
 
슈미트 회장은 자신의 저서에서 중국을 경제적·정치적 이득을 얻기 위해 사이버 범죄를 자행하는 나라라고 규정했다. 그는 “중국은 가장 정교하고 활발하게 외국기업을 해킹하고 있으며, 정치·경제적 이익을 위해 정보 검열을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로운 디지털 시대’는 슈미트 회장과 전 국무원 고문 겸 구글의 싱크탱크인 ‘구글 아이디어(Google Ideas)’의 제러드 코언(Jared Cohen) 소장이 공동 집필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타임즈,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주요 신문들이 잇따라 중국의 해킹을 받았다고 주장한 가운데 나온 이번 슈미트 회장의 비판은 큰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슈미트, 중국판 ‘아랍의 봄’ 예측
 
슈미트 회장은 지난 2010년 10월 발표된 ‘디지털 교란(The Digital Disruption)’이란 기고문에서 “정보의 방대함 속에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디지털 기술이 출현함에 따라 정부는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게 되었다. 전통적인 기자와 시민 기자의 커뮤니케이션이 증가하고 있다. 휴대전화로 무장한 시민들은 서로를 시위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며, 정부의 권위에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달 후, 아랍에서는 디지털 기술로 무장한 시민들이 독재권력의 권위에 도전하며 혁명의 물결이 일었다. 혁명이 점점 확대됨에 따라 그들의 기고문은 이슈가 됐다. 혁명은 개인의 신분을 포함해서 회사의 전략, 정부의 공포정책까지 바꾸었다. 이는 충분한 네트워크가 갖추어져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슈미트 회장과 코언 소장은 “세계는 점점 디지털화되고 있는데, 중국공산당 정권과 (중국의) 국영기업들은 여전히 인터넷 해킹을 이용해 경제·정치적 이익을 얻고 있으며, 이를 위해 해킹부대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들은 또 자신들의 저서에서 “미국과 중국 기업 간의 이런 인터넷 환경상의 괴리가 미국정부와 기업 모두를 중국보다 더 불리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미국은 인터넷을 활용한 이런 정보수집이 법으로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면서 “중국의 변칙적인 불법행위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미국 정부와 IT기업 간의 관계 강화가 필요하다”고 슈미트는 강조했다. 이어 “이것은 (미국과 중국의) 가치의 차이이자 법치의 차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슈미트 회장은 “디지털 기술의 전파는 아마도 독재국가인 중국공산당 정권을 흔들 것”이라면서 “기술로 무장한 국민은 정부의 통제에 맞설 것이고 변화는 쉽게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 변화는 일종의 혁명을 통해 앞으로 수십 년 안에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에릭 슈미트(Eric Schmidt) 구글 회장은 중국공산당 정권이 머지 않아 혁명을 맞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판 '아랍의 봄'이 올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사진=getty images)
 
 
중국 기업에 대한 경계
 
슈미트 회장은 중국의 대표적 정보통신 업체로 최근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고 있는 화웨이에 대해서도 “시장에서 화웨이 점유율이 높아지면 미국에서 중국의 영향력도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기업의) 시장점유율이 커짐에 따라 중국의 영향력과 접촉범위 역시 확장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비록 서방에서는 국가에서 기업을 통제하지는 않지만 갈수록 국가이익과 기업이익이 중첩되게 돼 결국엔 중국과 대립할 것이라는 것이다. 특히 중국에서는 기업을 위한 외교방면, 기술방면에서의 정부개입이 있기 때문에 중국산 제품은 전제국가의 권력남용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며 중국을 비판했다.
 
슈미트 회장의 중국에 대한 비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그는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검열을 주도하는 유일한 정부이면서 이를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면서 “중국의 검열은 곧 무너질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미국의 주요 언론사들은 최근 중국의 해커들이 자사 사이트를 해킹해 중국관련 보도를 교란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해커들은 서방언론의 중국내 정보원을 알아내려 했으며 중국에 대한 서방언론의 보도 계획과 내용을 미리 열람하려 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인터넷 보안 전문가들은 이들 해커들이 사용한 수법은 중국 군부 해커들이 사용하는 수법과 같았다. 즉 먼저 중국내 대학 컴퓨터를 이용해 미국 대학의 컴퓨터에 바이러스를 심어 놓은 다음 바이러스에 감염된 미국 대학 컴퓨터로 미국 언론사들을 공격했다는 것이다.
 
미국 행정부는 언론사 해킹사건을 수년간 조사해오고 있으며, 국가안보를 해킹당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어 앞으로 파장이 커질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