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우리가 ‘빚’을 갚을 때”

<특별인터뷰> CIPFG 정구진 단장

▲ 지난 6일 광주 인권성화 현장을 찾은 정구진 단장.
ⓒ 김진태
[대기원] 인권성화가 도착하는 곳이면 어디에서든 늘 누구보다 목소리를 높여 ‘인권’을 이야기하는 한 사람이 있다. 인권성화와 같이 대한민국을 뛰고 있는 CIPFG(파룬궁박해진상연합조사단) 정구진 단장이다. CIPFG 단장을 맡은지 1년 4개월, 그는 그동안 공산당 탈당행사와 크고 작은 파룬궁 행사장에 늘 얼굴을 보였다. 7월 2일, 한국에 인권성화가 들어오면서 그의 하루는 더 바빠졌다. 한결같은 목소리로 인권을 외치는 사람, 그에게 인권성화는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다.

- CIPFG 운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인권은 하늘로부터 받은 것입니다. 이 세상 사람 누구나 평등하게 가지고 있는 사람답게 살 권리, 누구도 제약할 수 없는 권리가 인권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권에는 기본권, 평등권 여러 가지가 있죠. 일조권도 인권에 속하고요. 시민운동은 인권을 다루는 운동이고 그런 시민운동을 수 십년 동안 하다보니 당연히 파룬궁박해에도 관심을 갖게 됐어요.
작년 파룬궁 수련생의 장기적출 이야기을 듣고는 인류역사상 어느 시대에 시절에도 없던 참혹한 범죄라는 생각을 했어요.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일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도 많은 관심을 가져야합니다. 우리가 민주화를 이뤘을 때, 오로지 우리 힘만으로 이룬건 아니거든요. 세계각지 인권운동가, 민주국가로부터 열려한 지지와 성원을 받아 이만한 민주생활 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우리도 이제 그 빚을 갚아야 할 때가 온 겁니다.

- 처음 파룬궁 소식을 듣고 어땠나.

단순하게 우리나라에 보도되는 것만 믿고 파룬궁이 불순한 정치세력인줄 알았어요. 근데 뉴스가 대부분 왜곡되어서 나왔잖아요. 저처럼 진실을 모르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렇게 알고 있었고요. 작년 2월 쯤, 평소 출입하던 법원에서 아는 파룬궁 수련자와 이야기하던 중에 진상을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얼마뒤 CIPFG 일원으로 활동하지 않겠냐는 제의를 받았죠. 제의 받고 한달은 고민했습니다. 제가 하던 일이 있었고 그것을 제대로 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했거든요. 제 능력과 에너지는 한정돼 있으니 양쪽을 병행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됐습니다. 근데 결정적으로 파룬궁 수련생의 생체장기적출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고는 이것은 인류 모두가 나서서 해결해야 할 문제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아무리 바빠도 이일에 적극적으로 노력해서 이런 참혹한 범죄 행위 종식시키는 데 일조를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었죠.

- CIPFG 활동을 하면서 느끼는 보람은.

대부분 공산당 탈당행사에도 참여하는데 그런 행사를 보며 미약한 노력이 결승점을 향해 다가가고 있다는 걸 느꼈어요. 얼마전 3800만 탈당기념행사가 있었어요. 이것은 남아있는 공산당원이 탈당인원밖에 남지 않았다는 걸 의미하잖아요. 조금만 더 신경쓰고 매진하면 중국 공산당도 마지막 숨을 거두고 중국에도 민주화의 불꽃이 피어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 보람도 있지만 힘들때도 많을텐데.

CIPFG가 자원봉사를 주로 이루다보니 인력도 부족하고, 이런 행사를 치를때도 전문가가 아니다보니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아쉬운 건 시간이 많이 흘렀는데도 이런 심각한 일을 아직도 모르는 사람이 많아요. 언론이나 시민들이 인권성화나 인권에 관련된 행사에 적극 참여하고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 시민운동을 하면서 보는 요즘 세상은 어떤 모습인지.

지금 CIPFG활동과 사법피해자를 돕는 일을 같이 하고있어요. 사람의 법도 무너졌지만 인류의 법도 무너졌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사람이 사람다울 수 있다는 것은 도덕이 있기 때문입니다. 도덕은 해야 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판단하는 능력이죠. 그런데 요즘은 사람이 오히려 짐승보다 못한 사례가 너무 많아요. 특히 돈만 아는 물질만능주의 때문에 참 많은 것이 병들었습니다. 우리도 중공의 인권탄압에 대해서 ‘경제이익’이라는 관점에서만 보기 때문에 눈을 감는 사람들이 많아요. 잘못된 게 보여도 돈 때문에 잘못됐다는 소리를 안하는거죠. 물질만능주의에 빠진 중공도 지금 부패가 심합니다. 스스로 부패하다 보니 국민들이 부패하는 것도 막지 못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자신들이 부패의 핵심이고 축이니까요. 역사를 되짚어보면 중공은 곧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 같습니다. 올림픽 전이나 혹은 올해 안에 역사의 심판, 하늘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 쉽지 않은 일인데 이런 운동을 지속할 수 있는 힘은 무엇인가.

제가 태어날때부터 그런 에너지를 타고 난 것 같아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한다거나 약자가 강자에 당하는 폭행이나 폭력을 보면 어떤 힘이 솟아나거든요. 개선하고 고쳐야겠다는 의지같은거요.

- 파룬궁을 잘 모르는 사람도 많은 것 같던데 인권성화를 보는 시민들 반응은.

시민들 반응은 처음과 비교하면 많이 좋아졌어요. 파룬궁 박해중단 서명운동 참가자도 많이 늘었고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인정이 참 많은 국민이잖아요. 인정이라는 게 어느부분 인권과 연결된 부분도 있고. 시민들이 많이 호응해 주시니까 힘이 나고 그렇습니다.

- 운동을 하는 동안 중국인을 많이 만났을텐데.

중국인의 본성은 참 선하고 순박하다고 생각해요. 인정도 많고. 그런데 공산당이 사람들을 쇄뇌시키고 지금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게 아닌가 싶어요. 공산주의라는 끈만 놓으면 5천년 역사에 걸맞는 문화와 전통을 회복할 수 있는 충분한 자질과 능력이 있는 국민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행사하면서 많은 파룬궁 수련생들도 만났어요. 남의 나라에서 살자면 고달프고 힘들텐데 서로 도와가며 자원봉사하는 게 참 좋아보입니다. 파룬궁 수련법은 사람을 진실하고 선하게 만드는 강한 힘이 있지않나 생각합니다.

-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내 인권탄압이 더 심해졌다고 들었다.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듯이 무슨 일이든지 큰 일을 이루기 전이 가장 힘듭니다. 우리도 민주화 이루기 직전에 가장 큰 탄압을 받았잖아요. 역사 흐름을 보거나 상황을 분석해보면 중국이 마자막 발악을 하는 시점에 있어요. 설사 올림픽이 치뤄지더라도 아마 중국 역사에 민주화 물꼬를 트는 비참한 올림픽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사람들이 인권성화를 보고 무엇을 느꼈으면 하는지.

인권이 정말 어떤것인지 사람들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살다보면 우린 많은 것을 잊고 살거든요. 우리도 한때 인권을 박해받는 사람들처럼 어려운 시기가 있었다는 걸 기억하고 이웃 국가의 아픔에 눈 감지 않았으면 해요. 그리고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싹트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 인권성화릴레이 행사를 치르는 각오 한 마디.

아직 두 나라가 남았지만 거의 마지막으로 한국을 들른거나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의미있는 행사에 우리나라가 마지막 마침표를 찍는 역할을 하게 돼 참 기쁩니다. 35개국을 돌며 열렬한 지지와 성원 받았던 그 ‘힘’을 우리가 이어받아 인권성화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