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은 질병이다

한림의대 춘천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문유선

우리나라는 장수국가이다. 그러나 ‘건강한 장수 선진국’이 아닌 ‘병약한 장수 후진국’에 가깝다.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77.5세로 늘어났지만 흡연에 따른 사망자 수는 한해 평균 3만 5천명에 이른다.

이는 평균 수명은 선진국형 장수국가이지만 흡연 사망자 수는 후진국 수준이다.

또한 얼마 전 한국 남성의 흡연율은 46.6%로 OECD 국가 중 2위에 해당된다고 발표되었다.

10년 전에 비해 흡연율이 감소되기는 했지만 아직도 높은 수준이다. 국가적으로 우리나라가 건강한 장수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국가 사회적 차원의 정책 및 지원도 필요하지만 개개인들이 금연을 결정하고 각자의 건강을 지키는 노력이 시급한 때라 할 수 있다.

흡연은 질병이다. 전 세계 성인 사망자 6명~10명 중 1명은 담배 때문에 사망한다. 매년 약 500만 명이 담배 때문에 사망하며, 2030년에는 매년 1,000만 명이 담배 때문에 사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흡연은 높은 사망률, 여러 질환들과 연관된 질병이라 할 수 있다.


(1) 발암작용

4,000여종의 화학물질로 이루어진 담배 연기에서 60여종의 발암물질이 확인되었다. 담배 연기는 암 유발 및 촉진인자로 작용하여 모든 암의 약 32%의 원인으로 추정된다. 특히 담배 연기와 직접 접촉되는 장기인 구강, 식도, 폐, 기관지 등의 암의 90% 정도가 흡연 때문에 생긴다. 담배 연기와 직접 접촉하지 않는 장기인 자궁 경부, 췌장, 방광, 신장, 조혈 조직 등의 암 발생률도 비흡연자보다 약 1.5~3배가량 높다. 암의 위험은 담배 연기 노출 정도에 비례하여 증가한다.


폐암의 약 71%가 흡연에 의한 것이며, 폐암의 위험도는 흡연량과 기간, 흡입 정도와 직접적으로 비례한다. 하루 40개피 이상의 흡연자는 20개피 이하의 흡연자보다 페암 위험도가 2배 정도 높고, 15세 이전에 흡연을 시작한 사람은 25세 이후 흡연을 시작한 사람보다 폐암 위험도가 약 4배 높다.


후두암의 발생 위험이 남성에서 10배, 여성에서는 8배 증가한다. 금연 3~4년 후부터 후두암 위험도는 감소하며, 흡연 기간, 처음 흡연 시작 나이, 흡입 정도, 담배의 종류 등이 영향을 미친다. 음주와 흡연을 함께 하는 경우 후두암 발생 위험이 증가된다.

식도암의 80%가 흡연에 의해 생기며 비흡연자에 비해 8~10배 흔하다. 금연 15년 후에야 비흡연자 수준으로 감소하므로 금연은 빠르면 빠를수록 이익이다. 알코올 섭취가 많은 사람에서 식도암의 위험이 증가하고 흡연과 함께 음주할 경우 식도암이 25~50% 증가한다.


방광암과 신장암 발생 위험도는 흡연자에서 2~3배 정도 높다. 췌장암의 30%도 흡연에 의해 생기며, 하루 40개피 이상 피우면 비흡연자보다 췌장암 위험도가 5배 높다. 금연 10~15년 후에 위험도는 비흡연자와 비슷해지므로 마찬가지로 빨리 금연하는 것이 중요하다. 흡연은 자궁경부암의 약 30%의 원인이 되며, 백혈병의 20~30%도 흡연과 연관되어 있다.


(2) 심혈관질환

흡연은 동맥경화증 및 심혈관 질환과 연관성이 높다. 하루 한 갑 이상 담배를 피운 4,50대 남성에서 관상동맥질환의 발생 가능성은 비흡연자에 비해 2.5배 높고, 이 위험도는 흡연량과 비례한다. 담배 속의 니코틴은 심박수와 혈압 증가로 혈관 손상 및 혈소판 응집과 섬유소 용해 증가에 의한 동맥경화증을 유발한다. 흡연은 말초저항, 혈압, 맥박을 올리고, 심장 근육의 산소요구량을 증가시키고, 담배연기의 일산화탄소는 혈액의 산소운반력을 감소시킨다. 따라서 흡연은 혈전을 유발하고 혈관질환을 일으킨다.


(3) 호흡기질환

흡연은 폐포를 파괴하여 탄성 복원력을 감소시켜 숨찬 증상 등을 나타내는 폐기종을 유발한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으로 인한 사망의 80% 이상이 흡연에 의해 생긴다. 흡연은 기관지, 폐포, 폐의 모세혈관 등에 작용하여 폐질환을 유발한다.

흡연의 해로움을 모르는 사람은 없으며, 간접흡연의 피해들도 많이 보고되고 있고, 특히 호흡기가 미성숙한 어린이들에게 미치는 간접흡연의 피해는 매우 심각하다. 많은 흡연자들이 새해를 맞으며 금연을 결심하지만 새해 금연 결심자 10명 중 8명이 실패한다는 조사도 있다. 그렇다면, 왜 어떤 사람들은 금연에 성공하고 어떤 사람들은 금연에 실패하는 것일까?

먼저, 올해 34세된 직장인 남성 O씨의 경우를 살펴보자. O씨는 대학에 들어가면서 호기심에서 담배를 시작하여 현재는 하루 1갑씩 피우고 있으며 1달에 1~2회 정도 회식자리에서만 술을 약간 마신다. 2년 전 결혼하여 첫째 자녀의 출생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아빠가 되는 기대감 속에 금연을 결심하게 되었다. 출산을 앞둔 아내도 O씨의 금연 결심에 적극 지지를 보냈으며 가까운 병원의 금연 클리닉을 방문하여 도움을 얻기로 하였다. O씨는 니코틴 중독 정도는 보통 정도였고 스트레스 해소 목적으로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연일을 정하였고, 금연일 전날에는 담배와 관련된 모든 물건들(재털이, 라이터 등)을 치우고 금연일에는 미리 처방 받은 금연 보조치료제를 사용하였다. 금연 후 첫 3~4일이 첫 고비이며 2주까지 힘들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미리 세워 둔 금연 계획을 되새겨 보았다.

1) 금연을 결심했던 ‘초심’을 기억하며, 태어날 아기에 대한 기대로 매일 금연을 되새긴다.

2) 아침에 일어난 후와 직장에서 점심시간 이후에는 약 5분 정도 가벼운 스트레칭과 산책으로 흡연 욕구를 떨쳐버린다.

3) 태어날 아기의 초음파 사진을 직장에 붙여 놓고 지갑과 휴대폰에 넣고 다니며, 담배 생각이 날 때마다 쳐다보며 의지를 굳힌다. 담배 생각으로 힘들 때에는 솔직히 아내와 대화하며 도움을 청한다. 또한 담배 생각이 날 때에는 물을 한 잔 마시는 것으로 담배 생각을 떨쳐버린다.

4) 정기적으로 1~2회 더 금연클리닉을 방문하여 전문적 도움을 얻는다.

O씨는 1년째 금연하고 있어 금연에 성공한 경우이다.

평소 음주와 흡연을 즐기는 50세된 O씨는 직장검진에서 발견된 고지혈증 등 동맥경화증의 위험인자 관리를 위해 다시 한 번 금연을 결심하게 되었다. O씨는 3년 전 본인 의지에 따라 금연을 시도하였으나 금연 후 담배에 대한 욕구를 참을 수 없어 금연에 실패한 경험이 있었다. O씨는 현재 평균 하루 1갑반 정도 흡연하며 직장에서 스트레스가 많은 편으로 업무에 시달릴 때에는 줄담배를 피우는 경향이 있었다. O씨는 니코틴 중독 지수가 높은 편으로 자극 추구 목적으로 흡연하고 있었다.


본인의 의지를 동원하여 매우 힘들게 일주일간 금연을 유지한 O씨는 친구들의 성화에 못 이겨 술자리에 참석하게 되었는데 평소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는 친구들도 술자리에서 거의 모두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한 친구가 권한 딱 한 대의 담배로 다시 흡연자가 되었다. 이와 같이 흡연은 의지로만 성공하기엔 한계가 있다. 흡연은 개인의 기호나 습관의 문제가 아닌 니코틴 중독 질환이다. 필요한 경우 금연클리닉 상담 및 금연보조치료제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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