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Bobby)가 처음 가부좌를 시작했을 때 내게 구체적으로 어떻게 연마하고 무엇을 연마하는지 꼭 비밀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그녀의 사부가 외부인에게 공개하는 것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래지 않아 그녀는 내게 “가부좌할 때 좋지 않은 것이나 장면을 보면 어떻게 해야 하지요?”라고 질문했다.
“당신의 사부님은 뭐라고 하셨는데요?”
“사부님은 병이 나셨어요.” 그녀는 근심어린 어투로 대답했다.
“우리 사부님께서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고 상관하지 말며 마음을 움직이지 말라…….”라고 하셨어요.
얼마 후에 그녀는 또 자신의 사부가 세상을 떠나 다른 사람으로 환생할 거라고 말했다. 임종하기 전에 사부는 30에서 50세 정도의 사람으로 환생할 거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두, 세 사람이 사부가 환생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제자들이 혼란스러워한다고 했다. 스스로 사부가 환생했다고 자칭하는 사람들은 모두 아주 그럴듯한 한두 가지 근거가 있었지만 그중에 진짜가 누구인지는 아무도 몰랐다.
바비가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내갰전법륜(轉法輪)』을 주자, 그녀는 아주 소중하게 받아갔다. 만약 책을 보다가 의문점이 있으면 언제라도 내게 오라고 말해주었다.
이렇게 하루하루 시간이 흘렀다. 중국에서는 장쩌민 집단의 파룬궁 탄압이 갈수록 더 극렬해졌기 때문에 나는 세계 각지를 날아다니면서 바쁘게 보냈다. 워싱턴 DC에서 의원들의 서명을 받는가 하면 스위스 제네바로 가서 UN회원국 대표들에게 진상을 알리는 등 나는 아주 분주하게 살았다. 나의 이런 모습을 지켜보다가 그녀는 “혹시 그러다 한의사를 그만두고 정치 로비스트가 되는 건 아닌가요?”라고 물었다.
나는 그녀에게 중국 대륙에 있는 많은 동수들이 체포, 감금, 고문을 당하고 있으며 인신의 자유를 잃었고 심지어 생명마저 잃고 있다는 것을 자세히 알려주었다. 그러므로 이런 박해를 제지하기 위하여 정부나 국제기구의 도움이 필요한 것이며 나는 수련인으로서 정치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고 알려주었다. 그녀는 내 말을 듣고 나서 감동한 듯이 “당신들은 정말도 대단해요…….”라고 했다.
내가 파룬궁 박해를 반대하는 활동으로 바쁠 때 그녀는 마침 병든 강아지 한 마리를 데려다 길렀다. 그러나 이 강아지는 곧 그녀의 생활에 엄중한 문제를 초래하였다. 그 강아지는 우선 당뇨병에 걸렸고 연이어 신(腎)부전에 걸려 매주 투석치료를 해야 했으며 매일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했다. 그래서 강아지를 동물병원에 데려다 주는 일이 그녀의 일과처럼 되어 버렸다. 이 때문에 그녀는 완전히 지쳐버렸을 뿐만 아니라 동물은 의료보험이 되지 않는 관계로 많은 돈을 소비해야 했다.
가끔 나는 개는 개에 불과하며 생명은 윤회하므로 설령 개가 빨리 죽는다고 해도 그리 나쁜 일은 아니니 너무 집착하지 말라고 충고해 주었다. 만약 많은 치료비를 부담해 가면서 개의 생명을 억지로 연장한다면 다음 윤회를 방해하게 되어 오히려 원망을 들을지도 모른다며 농담반 진담반으로 말해주었다.
결국 어느 날 바비의 개는 세상을 떠났고 그녀는 몇 날 며칠을 슬퍼했다. 이 몇 년간 그녀는 강아지 치료비로 자신의 저축을 거의 다 날려버렸다. 그 개는 아마도 그녀에게 빚을 받으러 왔던 모양이다.
소도(小道) 수련법문에서는 이런 몸 밖의 물건에 대해 명확한 이치를 설명해 주지 않는다. 내가 보기에 바비의 수련은 아주 고생스럽고 꽤 오래 수련했지만 여전히 사람이 왜 살며 수련이란 무엇인지를 알지 못했다. 그녀는 표면형식으로는 아주 근엄하게 준수하였지만 내심으로는 도리어 미혹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고 있었다.
한 번은 내가 다른 주(州)에 볼 일이 있어서 간 적이 있는데, 휴대폰에 병원 동료가 보낸 문자메시지가 떴다. “바비가 갑자기 심장발작을 일으켜 병원 응급실로 실려갔어요…….”
나는 즉각 비행기를 타고 바비가 입원한 병원으로 달려갔으나 문 앞에서 출입을 거절당했다. 병원 측에서는 누구도 들여보낼 수 없다고 했다. 바비가 위험한 고비를 지나고 약간 회복된 후 우리는 다음과 같은 대화를 나누었다. 그녀가 물었다.
“당신이 보기에 내가 수련하지 않거나 종래로 수련을 해본 적이 없는 사람과 어떤 차이가 있나요?”
“당연히 있지요”
“그게 뭔데요? 당신도 알다시피 나는 구급차에 실려 병원에 왔잖아요!”
그녀를 위로하며 내가 말했다.
“당신에게는 바로 스스로 반성하는 마음이 있잖아요! 또한 늘 자신을 점검하고 주의하며…….”
“나는 채식하고 가부좌하며 버려진 동물을 데려다 기르고, 사부님도 아주 경건하게 대했어요. 그런데 왜 나는 늘 수련이라는 문의 입구에도 들어서지 못한 것처럼 느껴질까요?”
나는 마치 자신을 깨우치듯이 그녀에게 말했다.
“수련이란 그 마음을 닦는 것으로 단지 진정으로 각종 집착을 제거할 때라야만 비로소 수련을 시작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녀는 약간 부럽다는 듯이 또 약간 혼란스럽다는 듯이 내게 말했다.
“당신도 알 테지만 나는 늘 당신을 부러워했어요. 당신은 어떤 일을 해도 언제나 여유가 있고 병원에서 환자를 볼 때도 여유가 있어요. 이리저리 바쁘게 돌아다니면서도 시간에 늦는다거나 건강에 문제가 생기지도 않고. 이 때문에 나는 아주 부끄럽고 창피함을 느낍니다. 처음에 나는 당신이 육식을 꺼리지 않는 것을 보고 곧 수련을 포기하겠거니 하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이런 문제를 당신은 아주 가볍게 지나쳐 버리더군요. 나는 정말로 불가사의했어요…….”
나는 이 때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몰라서 조용히 듣고만 있었다.
“당신이 준 책은, 첫머리에 나오는 파룬 도형 때문(역주: 바비는 파룬도형에 나오는 卍자 부호를 히틀러의 기호와 혼동하였다)에 놀라서 지금까지 줄곧 읽어보지도 못했어요. 그래서 책을 덮고는 더 쳐다보지도 않았어요. 오늘 집에 돌아가면 진지하게 한 번 읽어볼게요.”
“아, 제가 미리 말씀을 드렸어야 했는데, 그 부호는 히틀러의 나치와는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불가의 만(卍)자 부호로 아주 오래 전부터 있었던 거에요.”
내가 말을 끝내자마자 그녀는 아주 격동적으로 말했다. 자신에게 심장병이 발작했을 때 스스로 이제는 끝이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온 하늘 가득히 날아다니는 금빛찬란한 파룬들을 보았다고 했다. 처음에는 자신이 혼절해서 두 눈에 별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의심했지만 아름다운 음악소리와 함께 눈앞에 갑자기 커졌다 작아졌다 하면서 날아다니는 아름다운 파룬을 보았다고 했다. 그들은 실제로 존재했으며 입체감이 있었고 화려한 색이 있었다. 그녀는 그 어떤 말로도 이 광경을 형용할 수 없다고 감탄하면서 말했다.
이 말을 듣고 나는 깜짝 놀랐다. 나는 안경을 약간 들어올리면서 감동에 겨워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몰랐다. 단지 마음속으로 “사부님! 당신께서는 끝내 인연 있는 사람을 찾아서 대도(大道)수련 속으로 이끌어 오셨군요!”라고 되뇔 뿐이었다.
글:옥림(玉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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