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상 대통령 탄핵 심판 제도의 문제점과 절차적 쟁점은?

답변_ 지성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독일 만하임대에서 헌법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언론중재위원회 위원, 한국정치커뮤니케이션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고 한반도선진화재단 AI·미디어 연구회 회장,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와 통일부, 국방부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탄핵 정국으로 나라가 어수선합니다.

“22대 국회에서는 소위 ‘제왕적 야당’이라 불릴 정도의 200석에 가까운 거대한 야당이 입법권을 남용하고, 29회(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까지)의 비정상적인 탄핵소추권을 남발해서 국정을 마비시켰습니다. 또 행정부·사법부의 조직·운영 방해 및 예산삭감권을 남용하는 전례 없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으며 급기야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 국무위원들에 대한 탄핵이 정부를 마비시키는 결과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법 제도적으로는 현행 헌법하에서는 여소야대일 경우 야당이 입법권, 탄핵소추권, 정부조직권·예산권 등을 남용하는 경우 대통령은 오직 소극적 법률안 거부권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만일 야당이 2/3(200석)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그나마 거부권을 행사해도 재의결하면 효과가 없어지는 것이죠. 상황이 이러하기에 현재 야당은 실질적으로는 의원내각제의 여당인 것처럼 다양한 방법으로 입법권을 남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른 나라에서도 대통령이 탄핵당한 사례가 있나요?

“미국 앤드루 존슨 대통령(1968년, 1표 차), 빌 클린턴 대통령(1998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2021) 등 다수의 탄핵 사건이 있었으나 미국 역사상 탄핵으로 면직된 대통령은 없습니다. 워터게이트 사건 때 닉슨 대통령은 상원 탄핵 직전 자진 사임함으로써 탄핵을 피했죠.”

“미국에서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하원에서 소추하고, 상원에서 결정합니다. 미국의 탄핵제도는 정치적 성격이 매우 강한 반면 사법적 성격은 거의 없습니다. 상원에서 진행되는 심판은 법정 절차와 유사하며, 상원 의원들이 판사 역할을 하게 됩니다. 미국 대법원장의 감독하에 진행되지만, 대법원장은 대통령의 탄핵 심판에서는 심판을 담당하지 않죠. 탄핵에 대한 심판은 상원에서 2/3 이상의 찬성을 받아야만 공직에서 면직됩니다.”

-유럽은 어떤가요?

“프랑스는 대통령 탄핵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매우 엄격해서 임기 동안 ‘불가침성’이 보장되도록 설계됐습니다. 프랑스 대통령은 매우 심각한 불법이 있는 경우에만 특별 재판절차에 의해 면직되지만, 헌법과 법률 위반 사유를 매우 엄격하고 제한적으로 해석·적용하기 때문에 역사상 탄핵된 대통령은 없습니다. 이처럼 프랑스의 정치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강력한 권한을 가진 대통령에 의해 정치적 안정성을 유지하는데 그 주안점을 두고 이원집정부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독일은 의원내각제 국가로, 행정부 수반은 수상이고 의회의 다수파, 또는 다수 연합에 의해 선임됩니다. 반면 대통령은 5년마다 연방 총회를 구성해 간접 선거를 하며 형식적 국가 원수의 지위만 가집니다. 독일 기본법(헌법·Grundgesetz) 제61조에 의하면 헌법과 법률에 중대한 위반 사유가 있는 경우 연방헌법재판소에서 탄핵 여부를 심리합니다. 독일 대통령은 의례적 국가원수이고 실권이 없기 때문에 여야 상호 간에 정치적 탄핵을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합니다. 이와 같이 독일 대통령은 프랑스와는 정반대로 정치적 실권이 없기 때문에 야당이 굳이 아주 특별한 헌법·법률 위반행위가 없는 한 탄핵하지 않기 때문에 탄핵당한 사례가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탄핵 제도는 어떻습니까?

“선진국 사례 중 한국의 대통령 탄핵제도는 독일과 유사합니다. 1988년 헌법 개정 때 헌법재판소 제도를 도입하면서 함께 도입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현행 헌법상 대통령 탄핵제도의 가장 큰 문제는 우리와는 다른 정치제도를 가진 독일 제도를 도입하면서 한국의 권력구조 내에서 독일과는 달리 대통령의 권한이 크다는 사실을 고려하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즉 독일은 의원내각제 국가라서 의례적·형식적 권한을 갖는 대통령을 굳이 탄핵할 필요가 없으나, 한국은 막강한 권력을 가졌기 때문에 기회가 생기면(또는 기회를 만들어서) 계속 탄핵하려고 시도할 수 있다는 구조적 문제점이 있습니다.”

“헌법상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국회에서 소추하고(재적 2/3), 심판은 헌법재판소에서 하는 이중적 성격(정치적 성격과 사법적 성격)을 모두 가집니다. 국회 절차에서의 대통령 탄핵제도의 문제점은 현행 헌법이 1988년 개정 당시에는 제21대(2020년)와 22대(2024년) 국회처럼 압도적인 숫자(150석~180석 이상, 또는 200석에 육박)의 의석을 가진 야당의 출현을 예정하고 있지 않았던 것에서 기인합니다. 즉 2/3 이상의 의석을 가질 경우 모든 입법권, 헌법상 기관 구성권, 예산권 등 모든 권한을 행사할 수 있음에도 행정부 수반(대통령)의 권력은 여전히 소수 여당이 행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죠. 따라서 만일 현재와 같이 국회의원 선거에서 야당이 과반 이상의 의석수를 차지하는 경우에는 보수 정당에서 대통령이 당선되더라도 끊임없이(특히 집권 후반기에는) 탄핵의 위험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개헌을 통해 의원내각제 또는 이원집정부제로 개헌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런데 여론조사에 의하면 국민들은 여전히 4년 중임의 대통령제를 선호한다고 합니다. 소선거구 다수대표제를 중선거구 정도로 개편해서 보수당이 수도권, 호남권 등에서도 의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선거구제를 개편하는 방안도 있습니다.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이 어렵다면, 대통령이 쉽게 탄핵당하지 않기 위해선 총선에서 여당이 과반으로 승리하는 방법뿐입니다. 결론적으로 현행 헌법 체제의 권력구조와 소선거구제를 유지하게 되면, 구조적으로 인구의 변화, 도시 집중화 현상이 강화되는 미래에는 대통령(특히 보수 성향의)은 정권 출범 시부터 어려움에 직면하고, 특히 임기 중반 이후의 총선에서 과반 확보에 실패할 경우 집권 후반기에는 계속 탄핵의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절차상 문제점은 없습니까?

“현행 헌법을 유지하는 한 압도적인 여소야대의 상황에서 야당의 발목잡기가 재연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탄핵 심판기관인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기준이 지나치게 불명확하고 낮으며, 매우 추상적이어서 탄핵을 당하는 경우 법리 논쟁보다 ‘광장의 여론’에 밀리는 경우 자칫 탄핵을 당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와 같이 한국에서는 제도적으로 여소야대가 되면 최우선으로 대통령 탄핵을 시도할 위험성이 매우 높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헌법재판소의 심리·결정 단계에서 심판 기준이 지나치게 낮다(느슨하다)는 것입니다. 현재 헌재는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에서 ‘직무상’, ‘위법·위헌성의 존재’, ‘위헌·위법의 중대성’이라는 3가지 요건을 제대로 심리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울러 절차상 피청구인(대통령)의 방어권도 형사사법 절차보다 매우 약화하는 것처럼 제대로 보장하고 있지 않으며, 국민이 직접 선출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은 최고로 신중하고 엄격한 기준에 의해 심리돼야 하지만, 심리 기간이 2~3개월로 지나치게 단기간이라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시에는 박 전 대통령 측에서 거의 사법절차에 대응하지 않고 탄핵심판절차를 진행하지 못했기 때문에 헌법재판소나 국민들이 이를 기준으로 해서는 안 됩니다. 일반 형사범도 1심을 마치는 데 최소 수개월~2년도 소요되는데 국정의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은 더욱 신중하고 엄격하게 형사절차를 준수하면서 진행해야 합니다.”

-프랑스처럼 탄핵 심판의 기준을 높게 설정해야 할까요?

“맞습니다. 지금처럼 신속하게만 진행하려 하면 졸속 재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일반 징계 절차와는 달리 탄핵 심판은 최종심으로서 분명히 헌법과 법률에 중대한 위반이 있을 때 선고되는 ‘징계적 제재’ 및 ‘형사벌’로서의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을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을 결정할 경우에는 매우 엄격하고 심도 있는 형사법적 측면에서의 ‘위헌·위법성’과 ‘중대성’에 대한 사유가 있을 때만 가능하다고 해석해야 합니다.”

“헌재가 탄핵 기준을 지나치게 낮게 설정하면 실질적으로는 ‘정부 불신임’이 가능해져서 결국 대통령은 국회해산권이 없는 반면, 국회는 정부 불신임권을 가지는 것이 되어 3권분립 원칙에 배치됩니다. 만일 헌재가 또다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사건을 형사법적 측면에서 신중하고 밀도 있게 검토하지 않거나 그런 경향성이 발견되는 경우에는 탄핵 찬성 측이나 반대 측 모두 차분히 헌재의 법리 판단을 기다리지 않고 거리로 나와 헌재를 압박하는 방안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합니다.

“헌법재판소는 향후 심리 과정에서 ▲형사절차에 따라 ▲엄격하고 심도 있게 ▲위헌·위법과 중대성 요건을 면밀하게 심사해야 합니다. 아울러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기준을 강화해야 합니다. 국민이 직접 선출한 대통령을 헌법재판소가 파면할 때는 최고로 강화된 기준으로 국민들이 사건을 잘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시일을 두고 심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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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둥성 칭다오항에서 컨테이너 나르는 트럭 |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 10곳 중 4곳이 중국 내 사업을 5년 후 철수하거나 이전·축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중국 진출 한국 기업 절반 이상이 올 하반기 사업체 가동률이 60% 이하라고 응답했다.

산업연구원은 대한상공회의소 북경사무소, 중국한국상회와 공동으로 지난 7∼9월 중국 진출 한국 기업 5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영환경 실태조사’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최근 발표했다.

조사에 응한 기업은 지역별로 징진지(베이징-톈진-허베이성의 수도권), 장강 삼각주(상하이 등을 포함한 장강 하구 경제권), 산둥, 광둥에 있는 기업이 89%였으며, 업종별로는 제조업 63.6%, 서비스업 35.2% 등이었다.

이번 조사는 사업 현황과 전망을 알아보기 위해 올해 상·하반기 업황과 현재 가동률, 향후 2~3년 전망, 향후 5년 전망 등을 기업인들에게 물어봤다.

이에 따르면, 하반기 업황에 관해 절반 이상이 ‘나쁨’으로 대답했고, 가동률도 낮게 평가됐다. 또한 단기 전망보다 중기 전망이 상대적으로 부정적이었다. 중국 경제가 향후 5년간 계속 악화할 것으로 기업인들은 내다봤다.

중국에서 철수하거나 이전하겠다는 응답은 2~3년 후 31%였으나 5년 후 37%로 오히려 상승했다. 그 이유로는 경쟁 심화가 28.3%로 가장 높았고 미중 분쟁(24.5%), 현지 생산비용 상승(17.0%) 순이었다. 산업연구원은 “현지 중국 기업의 경쟁력 상승으로 인한 경쟁이 심화한 것을 확인했다”라고 평가했다.

철수·이전 고려와 무관하게 선택한 중국 내 경영 여건상 가장 큰 어려움은 ‘현지 수요 부진’이라는 응답이 46.3%에 달했다. 중국의 내수 시장 침체가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에 직격탄이 됐다.

기업들이 중국에서 철수할 경우 이전을 고려하고 있다는 대상 지역은 기타(43%), 동남아(36%), 한국(14%), 서남아(5%), 북미(2%) 등의 순이었다.

또한 핵심 기술이 유출됐거나(21%), 유출 위협이 있었다(21%)는 응답이 42%를 차지하면서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기술 유출 위협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출됐거나 위협받은 기술 자산은 경영정보(31%), 기술 인력(25%), 생산품 레시피(16%), 생산공정 자료(15%), 제품도면·소스코드(13%) 등이었다.

기업들이 평가한 중국의 대내 환경이 악화한 요인은 수요시장의 변화(24%), 생산비용 상승(18%) 등 경제적 요인 외에도 중국 정부 정책(21%), 정치적 제제(15%), 외자기업 규제(11%), 불공정 경쟁(11%) 등 중국 시장의 특수한 상황들이 절반 이상으로 나타났다.

국내 일각에서는 여전히 중국을 주요 수출 시장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지만, 경제 단체 분석에 따르면 중국은 해외시장에서 한국과 경쟁하고 있다.

지난해 2월 국제금융센터는 ‘대중국 수출 위축 원인 분석’ 보고서에서 “(중국 정부가) ‘중국제조 2025’를 본격 추진한 2016년부터 한국 수출의 대중국 탄력성이 하락했다”면서 “한-중 수출은 보완에서 경쟁관계로 이미 전환됐다”고 밝혔다.

2024년 12월 20일 대만 타이베이 입법원(국회)에서 여당인 민진당 의원들이 야당인 국민당의 법안 강행 처리를 막기 위해 국민당 의원들의 의사장 입장을 막고 있다. | AFP/연합

대만 입법원(국회)에서 거대 야권의 입법 강행을 놓고 극심한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 배후에 시진핑의 통일전선공작(내통 세력을 이용한 공작)이 있다는 내부 폭로가 나왔다.

호주에 체류하고 있는 법학자 겸 평론가 위안훙빙(袁紅冰)은 최근 “내부 소식통으로부터 입수했다”며 시진핑 책사 왕후닝(王滬寧)이 대만과 관련해 네 가지 지시를 내렸다며 이같이 밝혔다.

왕후닝은 장쩌민, 후진타오, 시진핑 등 3대에 걸쳐 중국공산당 총서기의 책사 역할을 해 온 인물이다. 현재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 주석 겸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대만 여소야대 정국…여당 “야당이 사실상 계엄 선포” 비난

반체제 인사인 위안훙빙은 지난 수년간 중국공산당 고위층 내부 소식통을 두고 외부에서는 알 수 없는 공산당 내부의 자세한 상황과 소식들을 전해왔다.

그는 이번 정보에 관해 “당내 양심적 인사들이 매우 큰 위험을 무릅쓰고 입수했다”며 에포크타임스에만 단독으로 제보한다고 설명했다.

에포크타임스는 전 세계 곳곳에서 중국공산당의 영향력에 저항하는 매체다. 중국공산당의 각국 침투를 폭로하는 보도를 20년 이상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위안훙빙의 제보를 이해하려면 먼저 현재 대만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이해해야 한다. 대만의 혼란상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대만 국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거대 야권의 입법 강행이다. 여당인 민진당 사무총장은 지난 16일 “국민당 의원들이 국회 계엄을 선포했다”고 비난했다. 반면 국민당은 국회의 입법권을 무시하는 민진당이 계엄이라고 반박했다.

다른 하나는 제2야당 대표 커원저(柯文哲·65) 주석의 몰락이다. 커원저 대표는 독립 성향의 민진당(여당), 친중 성향의 국민당(제1야당) 사이에서 ‘청렴한 정치’와 제3지대를 표방하며 2030세대의 절대적 인기를 얻어왔다. 그러나 부동산 개발 비리로 체포되며 몰락했다.

두 사건은 별개의 사건이면서도 매우 긴밀하게 관련돼 있다.

2024년 12월 20일, 대만 타이베이 국회의사당 앞에서 야당인 국민당의 ‘헌법재판소절차법’ 등 3개 법 개정안 강행 처리에 항의하는 수천 명의 시민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 EPA/연합

“거대 야권의 입법 독재”…핵심은 3개 법안

대만 국회에서는 지난 20일 밤 ‘헌법재판소절차법(憲法訴訟法)’ 개정안, ‘공직자소환법(公職人員選擧罷免法)’ 개정안과 ‘재정계획법(財劃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국회 밖에서는 법안에 반대하는 수천 명의 시민이 집회를 열고 “국민당의 입법 독재”라고 비난했다. 현재 대만은 여소야대 정국이다. 야당인 국민당은 ‘현실론’에 따라 중국과의 합작을 주장하고 있고, 여당인 집권 민진당은 독립 노선을 추구하고 있다.

3개 법안은 국민당이 주도하고 제2야당인 민중당이 협력해 가결됐다. 여당은 ‘민주주의 파괴’라고 비난했지만, 야권은 법률 개정안 처리를 강행했다. 국민당은 소수 재판관으로 중요 사안을 결정하는 것을 막고, 의원 파면을 더 엄정히 하기 위해 관련 법안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가장 논란이 되는 법안은 헌법재판소절차법 개정안이다. 개정안은 헌법재판소의 결정 요건을 기존 총인원 ‘과반 동의’에서 ‘3분의 2이상 동의’로 높였다. 따라서 위헌법률심판 등 헌법재판소 결정 시, 15인의 재판관 중 10인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현재 대만의 헌법재판소는 정원 15인 중 7인이 공석이다. 개정안이 법률로 제정되면, 야당이 협조하지 않는 한 위헌법률심판 요건을 위한 재판관 숫자를 채우기도 어려워진다. 즉 거대 야권의 입법 강행을 막을 수 없는 현 상황에서 헌법재판소 역시 무력화될 우려가 있다.

공직자소환법은 대만에서 ‘선파법(의원 파면법)’으로도 불린다. 선출직 공무원, 즉 국회의원, 시의원 등을 주민 투표를 통해 파면할 수 있도록 한 법이다. 문제가 많은 의원을 임기 내에 쫓아낼 수 있도록 한다.

야당에서 주도한 공직자소환법 개정안은 주민 투표 실시 요건을 까다롭게 했다. 주민 투표를 요구하는 주민 청원서에 청원 참여자의 신분증 사본을 첨부하도록 했다.

재정계획법은 정부 예산안이다. 국민당이 주도한 개정된 예산안은 사기 범죄 퇴치, 주택 지원, 공습경보 시스템 강화, 민방위 훈련, 과학기술 지원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이 특징이다. 대만 국가과학위원회는 예산안이 집행되면 과학기술 경쟁력이 약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이러한 3개 법안이 야당의 강행 처리로 통과되면서 대만 국회는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시민들과 여당은 이번 법안 처리를 ‘민주주의 위협’이라고 반대하고 있으나 야당인 국민당은 힘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국민당(하얀색 옷차림) 의원들이 ‘헌법재판소 절차법’ 개정안 등을 20일 거수 투표로 가결하고 있다. | 중앙통신사

라이칭더 총통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야당은 계속 가결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정국 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위안훙빙은 “현재 대만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혼란은 사실상 왕후닝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제3지대’ 돌풍의 주역, 커원저의 부정부패 몰락

커원저는 제2야당 민중당 주석(대표)이다. 커원저는 여당인 민진당과 제1야당인 국민당 사이에서 이른바 ‘제3지대’로 덩치를 키워왔다.

올해 1월 총선에서 총 113석의 의석 중 민진당 51석, 국민당 52석으로 어느 쪽도 과반(57석)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8석을 차지한 민중당은 ‘캐스팅 보트’로서 위상이 수직 상승했다.

그 중심에는 의사 출신 정치인 커원저 주석이 있었다. 청년층과 소통하며 중국과의 통일이니 독립이나 복잡한 의제를 탈피하고 민생과 청년의 미래를 고민하는 새로운 정치와 청렴성을 내세워 돌풍을 일으켰다. 옆집 아저씨 같은 친근한 이미지도 작용했다.

하지만 올해 8월, 커원저는 돌연 몰락의 길에 빠졌다. 타이베이 시장 재직 시절 부동산 개발업체의 편의를 봐주고 억대 뇌물을 수수했다는 혐의로 체포를 당한 것이다. 지난 26일 열린 재판에서 검찰은 그에게 뇌물수수,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징역 28년 6개월의 중형을 구형했다.

커원저는 27일 보석금 3000만 대만달러(약 13억8천만원)를 내고 구속된 지 113일 만에 석방됐으나, 검찰의 항의를 받아들인 고등법원에서 29일 보석 석방을 취소하는 등 장기간의 징역형 선고가 유력해지면서 사실상 정치 인생이 끝날 위기에 놓여 있다.

커원저 민중당 주석 | 중앙통신사

“국회 뒤흔든 사건 배후에는 시진핑의 대만 통일전략”

위안훙빙에 따르면 왕후닝이 대만과 관련해 내린 지시는 다음 네 가지다.

우선 커원저의 체포에 대한 강력한 대응이다. 왕후닝에 따르면, 시진핑은 이 사건을 매우 심각한 전력 손실로 평가했다. 대만을 상대로 한 통일전선공작에 차질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커원저는 독립 성향의 여당 민진당, 친중의 야당 국민당 사이에서 제3지대를 표방하며 2030세대의 절대적 인기를 얻었다. 이후 어느 쪽도 과반을 차지하지 못한 여당과 야당 사이에서 캐스팅 보트로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그러나 은밀히 친중하며 공산당을 돕고 있다는 일각의 비판을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민생과 개혁을 내세워 청년층의 환호를 얻었지만, 결과적으로 대만의 미래에 직결되는 중국과의 관계 문제에 관해 청년층의 외면과 무관심을 강화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두 번째 지시는 대규모 반격이다. 이는 커원저 몰락에 따른 손실을 만회하기 위한 것으로 대만 국회(입법원)를 공산당이 통제하고 있음을 확실히 보여주는 것이 목표다. 구체적인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지난 5월 가결된 ‘국회 개혁법’ 수준의 법안 재추진 등이 거론된다.

이에 따르면, 시진핑은 ‘국회 개혁법(國會改革法)’을 큰 성과로 평가했다. 이 법안은 국회 개혁법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총통견제법’으로도 불린다. 국회가 국방비 등 예산을 더 강하게 통제하고 총통에게 정기적으로 국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도록 했다.

특히 총통은 물론 기업인, 일반인을 국회가 언제든 소환해 조사할 수 있도록 하고, 기밀정보까지 접근해 들여다 볼 수 있도록 수사적 권한을 확대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사실상 민진당 정부를 무력화하기 위한 법안이라는 비판까지 제기됐다.

이 법안 국민당 주도로 가결됐지만, 지난 10월 헌법재판소(사법원)에서 대부분 조항이 위헌으로 결정됐다.

지난 5월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타오위안의 한 군 부대를 방문한 모습. 라이칭더 총통은 중국공산당의 대만 침공을 방어하는 힘을 쏟고 있다. 2024.7.9. | 로이터/연합

‘총통견제법’이 좌절된 국민당은 이후 ‘헌법재판소절차법’ 개정안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이 개정안은 현재 7명이 공석인 헌법재판소를 사실상 무력화하는 법안이다. 향후 국민당이 총통견제법을 재추진할 경우 저지할 방법이 줄어들게 된다.

세 번째 지시는 둘로 나뉜 중국공산당 대(對)대만 기구의 목표 단일화다. 현재는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대만사무판공실, 국무원(행정부) 대만사무판공실 등 2곳이다. 두 기관이 대만 내 조직망을 각자 운영하면서 효율이 떨어진다는 게 시진핑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책사 왕후닝은 두 기관이 앞으로는 한 가지 목표에 집중하도록 지시하고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했다. 중국의 대만 통일이 반드시 이뤄진다는 확신을 대만 내 공작조직에 심어주는 것이다. 2028년 총선 실시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방침도 분명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은 대만에서 중국과의 통일을 지지하는 이른바 ‘애국 세력’에게 든든한 뒷배(중국공산당)가 있음을 주지시키고 투쟁을 독려해 더 강한 전투력을 발휘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한 통일이라는 대업을 완수하면 보상과 명예를 얻게 될 것이고, 이들을 공격한 독립 세력은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전달하도록 2개 대만판공실에 지시했다고 위안훙빙은 전했다.

“국회 싸움, 여야 대결 아냐…대만 국민 VS 중국공산당”

위안훙빙은 중국공산당 내 양심적 인사들의 제보와 분석을 종합하면, 대만 국회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시진핑과 그 책사 왕후닝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민진당(여당) 대 국민당·민중당 연합 사이의 싸움은 정상적인 민주주의 체제하의 경쟁이 아니며 법치주의에 입각한 경쟁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사실 중국공산당의 대리인들이 대만 국회 지도부를 대부분 점령했다”며 “국회를 거점으로 삼아 헌정 체제를 무너뜨리고 민진당이 이끄는 정부의 행정권을 무력화하며, 사법체계와 감시 기능 무력화로 대만 사회를 흔들고 대만인들을 심리적 혼란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했다.

위안훙빙은 “현재 대만은 매우 심각한 상황에 처했다”며 “대만인은 자신들의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경쟁이 정상적인 상황에서 민주당과 국민당 간 경쟁이 아니라 실제로는 중국공산당과의 치열한 백병전이라는 점을 냉정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4년 12월 20일 대만 타이베이 국회의사당에서 의원들이 논란이 되는 법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하는 동안 법안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의사당 밖에서 항의하고 있다. 한 시민은 ‘대만이 제2의 홍콩이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현수막을 들었다. | 로이터/연합

이어 “중국공산당은 2027년 이전까지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대만 문제를 해결하고 이를 위해 대만 사회를 혼란에 빠뜨린다는 전략을 실행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어떠한 변화도 없다”며 2025~2027년을 핵심적인 기간이라고 강조했다.

에일린 왕 아카디아 시의회 의원이 2023년 10월 21일 로스앤젤레스 빌트모어에서 열린 2023 아시안 명예의 전당 입성식에 참석했다. | Frazer Harrison/Getty Images

中 공산당, 美 지방 정치인 ‘새로운 정치 스타’로 육성…친중 정책 유도

캘리포니아의 한 여성 시의원이 중국을 위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 남성의 약혼녀라는 사실이 법원 기록을 통해 밝혀졌다.

마이크 쑨으로 알려진 이 남성은 최근 유죄를 선고받은 중국 공산당 요원 천쥔과 함께 로스앤젤레스에서 중국 정권의 정치적 이익을 증진하기 위해 활동한 혐의를 받았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이 두 사람은 수년간 긴밀히 협력해 민감한 사안들과 관련한 미국의 정책을 중국에 유리하게 유도하려 했다. 천은 중국 관리들에게 “쑨과 해당 시의원이 우리를 위해 헌신하는 필수 구성원”이라고 말했다.

쑨의 중국식 이름은 쑨야오닝이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그는 중국군 출신이다. 검찰에 따르면, 그는 2022년 에일린 왕의 선거운동 매니저였으며, 당시 왕은 3분의 2에 가까운 득표율로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아카디아 시의회 의원으로 당선됐다.

연방 검찰에 따르면, 쑨은 중국 관리들에게 제출한 보고서 초안에서 왕의 선거 승리를 도운 것에 대해 “미중 관계의 우호를 해치는 적대 세력과 중국 분리주의 세력에 저항하는 사람으로서 자신의 가장 자랑스러운 성과”라고 말했다.

법원 기록, 공개 정보, 사업자 등록 정보를 검토한 결과, 왕과 쑨의 개인적 관계가 드러났다. 이들은 미국 기반 미디어 그룹, 사업체, 여러 친중 단체를 포함한 몇몇 사업을 함께 진행했다.

그중 하나가 2018년 왕이 설립한 로스앤젤레스 소재 비영리단체인 미국 남서부 상공회의소로, 사업자 등록 정보에 따르면 이 단체는 ‘미국 남서부 중국계 사람들과의 소통을 증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왕은 해당 단체의 회장을 지냈던 공인회계사 미셸 우와의 2023년 명예훼손 소송 법원 문서에서 쑨과의 약혼 사실을 확인했다. 우는 왕, 쑨, 그리고 해당 단체의 여러 관계자가 자신을 단체 자금을 횡령했다고 거짓 고발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우는 소장(訴狀)에서 “피고 쑨은 왕의 약혼자이며 왕과 결혼할 예정으로, 이는 그들의 긴밀한 개인적, 직업적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한다”고 진술했다. 그녀는 이메일을 통한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왕은 후속 문서에서 혐의를 반박하면서 약혼 사실을 인정했다.

FBI 요원들은 지난해 12월 19일, 쑨을 체포하고 불법 중국 요원으로 활동한 혐의로 기소했다. 연방 소장은 왕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고 해당 시의원을 ‘개인 1’로 지칭했지만, ‘개인 1’에 대한 설명은 왕의 공개된 이력과 일치한다.

소장에 따르면, 쑨이 차량관리국에 마지막으로 등록한 실제 주소는 왕이 소유한 집이다.

법인 등기 서류에 따르면, 쑨과 왕은 주로 중국어로 운영되는 미디어 매체인 ‘U.S. News Center’를 공동 운영했으며, 이 매체의 마지막 게시물은 12월 16일 자였다. 이 사이트는 시의회 후보자이자 후에 선출직 공무원이 된 왕을 다룬 기사를 다수 게재했다. ‘중국계 최고위 선출직 공무원들’이라는 카테고리로 분류된 2022년 2월 기사는 왕의 공공자선 활동 지원을 언급하며 그녀를 “지역 사회 봉사에 전력을 다하는 인물”로 소개했다.

두 사람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링크드인’에서 서로의 게시물에 댓글을 달고 ‘좋아요’를 눌렀으며, 왕은 그 사이트에 수백 건의 포스팅을 올렸다.

왕의 선거운동 보고서에 따르면, 그녀는 쑨에게 행사, 회의, 여행 경비를 지급했다.

‘새로운 정치 스타’

중국어 매체 보도에 따르면, 중국 남서부 쓰촨성의 수도 청두에서 태어난 왕은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대학을 다녔다. 정계 입문 전에는 유치원부터 12학년까지를 대상으로 하는 ‘리틀 스탠포드 아카데미’라는 교습소를 운영했다.

2022년 선거 유세에서 왕은 자기 가족의 뿌리를 강조하며 대만계 미국인 유권자들에게 호소했다. 그녀는 자기 할아버지가 중장이었으며, 대만이 민주주의의 국부로 존경하는 쑨원이 설립한 황푸 군관학교의 초기 생도 중 한 명이었다고 말했다.

왕의 선거운동은 대만계의 지지를 얻었지만, 검찰은 “중국 공작원들이 그녀와 같은 정치인들이 대만 문제 등에서 중국의 노선에 따라 행동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고 밝혔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쑨은 중국 요원 천쥔과 함께 2022년 왕의 선거 승리에 대한 보고서를 중국에 보고할 목적으로 작성했다. 천은 이후 중국 정권에 박해받는 파룬궁을 해코지하려고 국세청(IRS)을 매수한 혐의로 20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워싱턴의 IRS(미국 국세청) 건물. 2024. 8. 12. | Madalina Vasiliu/The Epoch Times

천은 중국에 보고할 문건의 초안에서 왕을 “새로운 정치 스타”라고 칭하며, 쑨에게 “당신과 내가 지역 내 대만 독립 세력 및 파룬궁 수련자들과 싸운 과거의 투쟁을 열거하라”고 지시한 사실도 드러났다.

검찰에 따르면, 천은 한 신임 하원의원의 대만 방문을 방해하기 위한 계획을 제안했다. 연방 소장에 따르면, 2023년 2월 그들은 로즈 퍼레이드와 독립기념일 퍼레이드에 대만인들과 파룬궁 수련자들이 참여하는 걸 문제 삼았다. 이들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자체 드럼밴드와 장식 차를 만들기로 하고 중국 관리들에게 8만 달러의 자금을 신청했다.

천으로부터 왕의 선거 승리에 대해 전해 들은 세 명의 중국 관리들은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문서에 따르면, 이들은 경례 이모티콘, 웃는 얼굴, 엄지척 등으로 각각 반응했다.

소장에 따르면, 천은 왕과 한 미국 하원의원(당국이 문서에서 이름을 삭제함) 간의 ‘우호적 관계’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였으며, 왕이 주류 정치인들과 자주 접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소장은 이들의 대화를 인용해 “천은 왕의 가문에 대해 언급하며 그녀의 할아버지가 매우 유명했다고 평했다”고 전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주디 추(민주당-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왕을 지역사회 사람들이 추천한 여성들을 기리는 ‘2024 의회 올해의 여성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추 의원은 연설에서 왕이 미국남서부 상공회의소 회장으로서 보여준 리더십을 칭찬했다.

추 의원은 이 사건에 대한 에포크타임스의 질문에 “자신의 의회 선거구에 수상자 후보 추천을 요청하는 공고를 냈으며, 왕이 선정된 10명 중 한 명이었다”고 답했다.

이어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추천을 받은 에일린은 119년 만에 아카디아 시의회에 선출된 최초의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으로서 탁월한 이력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추 의원은 “그녀는 더 많은 중국계 미국인들이 지역사회에 참여하도록 한 중국계 미국인 상공회의소를 설립하고 이끌었다”며 왕이 참여했던 여러 활동들을 열거했다. 여기에는 새로운 저가 주택 프로젝트 지원과 경찰견을 위한 아카디아 경찰 재단 기금 모금이 포함됐다.

추 의원은 “그녀에게 시상할 때 전체 시의회와 아카디아 지역사회 지도자들이 참석해 그녀를 지지했다”며 “저와 제 남편은 마이크 쑨을 개인적으로 알지 못하며, 그와 대화를 나눈 적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중국 방문

검찰이 수집한 기록에 따르면, 2023년 왕과 쑨은 중국 전역 6개 도시를 함께 여행할 계획을 세웠다. FBI 요원에 따르면, 쑨은 천에게 자신이 중국 지도자(중국 정보기관의 일원으로 추정됨)를 만나 업무 보고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쥔의 운전면허증 사진 | 법무부 제공

이 논의는 IRS 뇌물 사건으로 천이 체포되기 몇 주 전에 이뤄졌다.

소장에 따르면, 3개월 후인 2023년 8월, 왕은 항공편으로 로스앤젤레스에서 홍콩으로 갔으며, 그해 9월 쑨과 함께 상하이에서 로스앤젤레스로 돌아오는 같은 비행기를 탔다.

중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왕은 그 이전부터 이미 미국남서부 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중국 당국과 교류하고 있었다.

2019년 4월, 왕은 쑨과 함께 청두를 방문해 해당 상공회의소 쓰촨 지부의 설립을 축하했다. 중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교포들을 대상으로 하는 중국공산당 기관인 성급 귀국화교연합회 관리들이 개막식에서 연설하고 두 사람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매체는 “왕이 경제, 교육, 문화, 기술, 의료 등의 분야에서 미중 교류를 증진하기 위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계획하고 조직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귀국화교연합회는 중국의 해외 정치 영향력 공작기구인 중국공산당 통일전선공작부 소속이다.

귀국화교연합회 웹사이트 게시물에 따르면, 두 사람은 같은 해 11월 다시 중국을 방문해 쓰촨성 서홍시의 가난한 학생 10명에게 기부했다. 이 활동은 서홍시 통일전선공작부로부터 강력한 지원을 받았다.

쑨은 “저는 미국에서 20년 넘게 살았지만, 중국을 자주 왕래한다”면서 자기처럼 최선을 다해 모국에 기여하기를 희망하는 중국 이민자가 많다고 말했다.

에포크타임스는 왕에게 수차례 논평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12월 23일, 아카디아 시장 도미닉 라자레토는 쑨과 그의 관계자들에 대한 FBI 수사와 관련해 지역사회에 서한을 발표했다.

그는 “쑨이 아카디아시의 업무나 의사결정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며 “아카디아시는 이러한 심각한 혐의에 대한 연방정부 기관의 철저하고 포괄적인 수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라자레토는 “왕은 FBI와 대화를 나눴다”며 “왕은 체포되거나 어떠한 범죄로도 기소되지 않았으며, ‘이 과정 전반에 걸쳐 연방 당국에 전적으로 협조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