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뭉텅 쏟아져 나는 이 가을에
살아온 인생자국을 보라





가슴 무너지는 소리가 너무 커서
떨어지는 심장을 받아내야 했던 시절을 지나





것-들에게 참소당해 온몸을 싸릿대로 맞은 것처럼
전율을 일으키던 분노의 강을 지나





이제 불혹의 사색이 찾아와서인지
날아간 날들이 떼 지은 비웃음으로
다가오는 이 스산한 가을





고달픈 세월을 넘어
그대의 살이 무너지는 때가 올 텐데...
이 찬연한 사색이 허공을 치는 날이 올텐데...





이 땅은 바람
이 땅은 나그네





준비성 없는 머슴으로 전락하기 전
덧없는 세월 흘러가기 전





시간을 다듬고
만남을 다듬고
장구히 흐르는 삶을 다듬어





그리도 따지고 웃기고 기막히던 어처구니를
한-바탕으로 스치게 하라.


- 소 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