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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가톨릭 성직자가 여성 행세를 하는 남성과 음란 채팅을 즐기다 돈을 뜯긴 사건이 발생했다.
17일 서울 동작경찰서에 따르면 한 인터넷에서 여성 행세를 하며 다른 남성들과 채팅을 즐겨오던 A(46)씨는 2005년께 한 인터넷 미팅 사이트에서 B씨를 알게 돼 대화를 나눴다.
그 날 이후로도 몇 차례 둘 사이에 채팅이 오가던 중 A씨는 우연히 B씨가 가톨릭 신부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음란한 내용의 대화를 주고받던 A씨는 B씨에게 심지어 `성기를 찍은 사진을 보고 싶다'고 했고, `유혹'을 못 이긴 B씨는 자신의 성기를 촬영한 사진 파일을 A씨에게 보내고 말았다.
처음에는 장난삼아 여성 행세를 하며 음란 사진까지 받아 본 A씨는 B씨가 성직자라는 사실을 악용해 한 몫 잡겠다는 마음을 먹게 됐다.
A씨는 이때부터 B씨에게 "성직자 신분으로 음란 채팅을 하고 성기 사진까지 찍어 보낸 사실을 언론사에 알리겠다"고 협박해 약 20차례에 걸쳐 수천만원의 금품을 뜯어냈다.
A씨가 입금받은 계좌 중에는 A씨의 아들 명의로 개설된 것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이 교단 윗선에 보고될 경우 성직자회의를 통해 중징계를 받게 될 것을 우려한 B씨는 한동안 전전긍긍하다 결국 경찰의 수사를 요청했고, 경찰은 최근 기소중지돼 있던 A씨를 붙잡았다.
조사 결과 A씨는 자신이 남성인 사실을 숨기기 위해 화상채팅은 하지 않았으며 음성채팅을 할 때도 여성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음성변조기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날 A씨를 공갈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zhe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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