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투자, 기회인가 모험인가

부정부패와 빈부격차로 민심이탈 허위정보에 속아 불안한 투자자들 설상가상 내년 8월 반독점법 시행

▲ 베이징 신광톈디 백화점 경영 분쟁 사건은 중공 관방이 개입해 겨우 사태를 수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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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말, 베이징 화롄그룹은 역대 중국공산당이 즐겨 쓰던 수법으로 타이완 신광 미츠코시그룹(台灣新光,三越集團)과 합작해 베이징에 설립한 신광톈디(新光天地)백화점을 전격 인수해 양안 및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사건은 결국 후진타오(胡錦濤)와 국무원 타이완사무판공실( 国务院台湾事务办公室)이 개입해 사건을 일단락 지었는데 사태의 전반 과정은 가히 엽기적이었다.

지난 4월, 대만 백화점업계 선두주자인 신광,미츠코시(新光,三越)그룹은 중국의 대형유통업체 화롄(華聯)과 합작해 세계 5위권 백화점을 목표로 베이징의 상업 중심지인 차오양취(朝陽區)지역에 신광톈디백화점을 개장했다. 이후 부유층의 쇼핑 및 외식 명소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된 신광톈디 백화점은 개업한 지 4개월 만에 화롄그룹(이사장: 지샤오안 吉小安)으로 경영권이 넘어가고 말았다. 화롄 측이 신광텐디 경영진에게 7억 위안(900억 원)을 횡령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후 사법기관을 동원해 합작회사 경영권을 장악해버린 것.

이 사건은 TV 방송의 경제드라마만큼 흥미로워 전 세계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외국기업들이 중국에 투자하는 전반 환경에는 도대체 얼마나 깊고 헤아릴 수 없는 블랙홀이 존재할까? 또 얼마나 많은 위기들이 잠복해 있을까? 분명한 것은 이번 ‘신광톈디백화점사건’으로 인해 ‘외국기업이 중국에 투자하는 것은 모험’이라는 항간의 말이 점차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설상가상으로 중국은 내년 8월 반독점법 시행을 앞두고 있어 이미 중국에 투자한 대기업들조차도 미래가 불투명한 처지다.

본지는 정부의 청렴성, 빈부격차, 정보의 투명성, 양안 투자 분쟁, 사회질서, 민심의 변화라는 6가지 지표를 토대로 ‘대 중국 투자에 관한 위험경보’를 2회에 걸쳐 연재한다.

1. 부패로 나라 전체가 휘청

지난 해 10월, 중공 지도자 후진타오는 베이징에서 열린 ‘국제반탐국 연합회 제1차 연회기회원대표대회’에서 “부패척결이 현재 중국 정부의 첫 번째 임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중공 정·관계의 부패는 도대체 어느 정도일까. 중공당국의 통계를 보면 2001년 이후 매년 부정부패 관련 대형 사건이 4만 건에 달한다. 매일 평균 109건이 발생한 것이다. 통계를 보면 1993년에는 57건이었던 것이 2000년 이후 1,300건 정도로 늘어났다. 2006년 중앙 당교, 중선부와 사회과학원의 연합조사 자료를 보면 중공 권력층 자녀들의 재산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이것이 2001년 부정부패 조사와 구조적 연관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연합조사 자료를 보면 중국13억 인구 중 ‘개인자산이 5천만 인민폐를 초과한 자’가 27,310명이라고 밝혔다. 일억 원 이상의 인민폐를 보유한 자는 3,220명으로 전체의 9분의 1을 차지한다. 이 중 고위 관리들의 자녀가 92%를 차지하는데 이들은 금융, 대외 무역, 주식, 개인 등 모든 경제 영역에 포진해 있으며 중앙이나 지방정부가 주도하는 대형 공정사건도 장악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중공 관리들의 부정부패는 어느 정도일까? 2006년,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시사주간지 ‘랴오왕둥팡(瞭望東方)’은 외국으로 도망간 처장급 관원이 4,000명 전후이며 이들이 횡령한 금액은 1,913억 달러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이 최근 몇십 년 간 흡수한 외국자본이 6500억 달러인 점을 감안할 때 중공 관원들이 해외로 빼돌린 금액은 거의 3분의1 수준에 육박하고 있는 것이다. 중공 관방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학자 왕소광(王紹光)、후안강(胡鞍鋼)、딩위안주(丁元竹)는 일찍이 2002년 8월에 <가장 엄중한 경고: 경제번영 배후의 사회 불안정>이란 경고문을 보냈다. 가오펀베(高分貝)같은 이는 중국경제번영 배후에 엄중한 사회적 위기가 숨어있고 만약 이를 잘 처리하지 못하면 통제를 잃어 정부가 갑자기 무너질 수도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도시 주민들의 불만이 실직, 부패, 빈부 격차, 사회 풍기 타락, 사회 치안 악화 등 5개 문제에 집중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농촌 주민들의 불만에도 5가지 주된 요인이 있는데 이는 농민 부담 과중, 부패한 관료주의, 빈부 격차, 사회 풍기 타락, 실직문제를 들 수 있다.

이 중에서 부패, 빈부 격차, 실직, 사회풍기 타락은 도시주민 뿐만 아니라 농촌 주민들의 공통된 불만이기도 하다. 타이완대학 경제학 교수 장칭시(張清溪)는 <타이완, 중국 경제무역의 모험>이란 글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중공 내부에서 부패문제는 오랫동안 존재해 왔다. 1989년 6.4 톈안먼 사건 당시 학생과 시민들은 부패관리를 척결하자는 구호를 외쳤다. 당국의 부정부패에 대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다. 하지만 덩샤오핑은 탱크로 이 불만을 진압함과 동시에 부패관리들에게는 살 길을 열어주었다”

▲ 이코노미스트誌는 중국의 지니계수를 실제수입으로 계산한다면 중국은 전 세계에서 빈부격차가 가장 큰 나라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진은 지린성 창춘시에서 쓰레기를 주워 생계를 유지하는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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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빈부 격차 심화로 민원 폭발

브라질, 칠레 등 남미 국가는 전 세계에서 빈부 격차가 가장 큰 국가들이었다. 하지만 세계적인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2007년 8월 호에서 중국이 현재 이 대열에 동참했으며 사실상 브라질을 초월해 세계에서 빈부 격차가 가장 큰 나라가 됐다고 밝혔다.

유엔이 발표하는 소득불평등지표 지니계수(Gini s coefficient)를 볼 때 지니계수 0은 수입과 분배가 완전히 평등함을 의미한다. 매 가정은 다른 가정에 비해 이익을 더 많이 점유하지 않은 것이다. 가장 높은 지니 계수 1은 어느 고소득자가 완전히 사회의 재부를 독차지해 다른 저소득자들의 수입이 제로인 상태를 나타낸다. 지니계수 0.6 이상이면 이 사회의 빈부 격차는 매우 심각한 정도임을 나타낸다.

아시아개발은행이 각 국의 빈부격차에 대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04년 전 세계 빈부격차가 가장 큰 국가는 브라질이었고 지니계수는 0.57로서 당시 중국은 0.47이었다. 지니계수의 성장 속도는 중국이 네팔을 거의 따라잡고 있었다. 중국은 1990년대부터 2000년 사이에 6%의 쾌속 성장을 유지했다. 하지만 이 숫자에는 또 미묘한 조작이 포함되어 있다. 남미국가에서 지니계수의 산출은 국민의 ‘실제소득’으로 계산했지만 중국과 일부 아시아 국가는 ‘실제지출’로 추측한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돈이 많은 사람이라도 자신의 소득을 전부 써버리지는 않기 때문에 지출로 고소득계층의 수입을 가늠하는 것은 지니계수를 떨어뜨리게 된다.

‘이코노미스트’지는 “만약 중국의 지니계수를 실질적인 소득으로 계산한다면 중국은 이미 브라질을 따라 잡고 심지어 브라질을 초월해 전 세계에서 빈부 격차가 가장 큰 국가가 되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지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사회주의를 공개적으로 선언한 국가들의 경제가 추락해 자본주의 시장 경제로 방향전환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불공평한 제도와 재세분배가 나타났고 총체적인 부정부패 현상이 나타났다. 따라서 중국은 국가경제가 비약적으로 성장한다는 상징적인 수치에도 불구하고 내부에서는 여전히 많은 민중들이 비참한 생활을 벗어나지 못한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3. 정보 왜곡과 조작을 통해 외국 기업 투자 유치

정부의 상업통계수치 조작과 같은 직접적인 요인 외에 중공 정부의 극심한 언론통제 역시 외국 기업이 모험을 감행할 수밖에 없는 주된 요소 중 하나다. 외국 기업은 정확한 통계수치를 알 수 없어 모험과도 같은 투자를 감행할 수밖에 없고 이 같은 상황에서는 투자자금을 전부 잃게 되더라도 이를 운명처럼 받아들여야 한다.

올해 5월 미 인권단체인 프리덤하우스는 <2007년 세계각국 언론자유도 조사보고>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여전히 ‘자유롭지 않은’나라이며 전 세계국가 중 181위로서 라오스, 베트남 등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에단 구트만(Ethan Gutmann)은 그의 저서 《잃어버린 신중국》에서 중공당국의 언론 통제에 대해 밝혔다. 그는 외국기자가 중국에 들어간 후 뉴스보도를 보면 그들이 본국에서와 같이 진실을 파헤치는 보도를 내보내는 것이 아니라 중공관리들의 끊임없는 압력에 의해 일상적이고 대중적인 뉴스만 보도하고 있다고 말한다.

매일 중국에서 내보내는 재정과 경제 관련 뉴스에서 그것의 진실성, 정확성에는 일정한 정도의 블랙홀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외부에서 얻은 중국경제에 관한 보도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일찍이 중국 관방의 선별을 거쳤거나 매스컴 자체에서 심사가 끝난 뉴스이기 때문. 중국정부가 발표한 GDP통계수치에도 똑같은 문제가 존재한다. 타이완대학 경제학부의 장칭시 교수는 수차례에 걸쳐 중국 관방의 GDP통계수치가 거짓 조작된 것이라고 폭로한 바 있다.

2003년을 예로 들 때 중국 전체의 경제 성장률은 9.3%였다. 전국 31개 성시에서 27개는 성장률이 10%였고 그중 3개는 14%를 초과했다. 최고는 14.8%였다. 안후이성( 9.2%) 과 윈난성(8.6%) 만이 평균치인 9.3%보다 낮았다. 장칭시 교수는 이것은 모순적인 수치임이 너무나 분명하고 중공 중앙이 이미 이러한 모순을 조율할 방법이 없어 국제사회의 비웃음을 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원자바오 총리는 지난 2004년 12월, 지방정부가 독자적으로 경제성장률을 공표하지 말 것을 주문한 바 있다.

대기원시보 당호(唐浩), 장일정(張一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