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 속 막 내린 부산국제영화제

▲ 영화 <양철북>의 독일의 거장 폴커슐렌도르프 감독 핸드프린팅
영화 ‘올젠’으로 이번영화제에 초청/김동호 조직위원장과 부인이 옆에서 보고 있는 가운데 핸드프린팅하고 있다.(부산 남포동 PIFF광장)ⓒ 이미경 기자
지난 4일 시작된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2(금)일 막을 내렸다. 이번 영화제의 주제는 ‘경계를 넘어서’였지만 아쉬움은 넘지 못하고 있다.

관객이 작년보다 눈에 띄게 줄었다. 상반기 한국영화계의 불황 여파가 영화제에까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영화가 거의 없었고, 톱스타가 출연하거나 흥행에 성공한 영화가 부족했다. 감독과 배우가 관객과 만나는 해운대 PIFF 빌리지 주변이 한산했던 건 당연한 결과였다.

미숙한 행사 진행도 여러 번 입방아에 올랐다. 개막식 당일 계획되었던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의 핸드 프린팅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아내와 참석한 그를 진행요원들이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던 것. 그들은 비가 내리는데 우산도 없이 이 부부를 입장시키는 데만 급했다. 다음날 엔니오 모리꼬네는 서둘러 출국했다. 주최 측은 그의 건강상태가 나빠 그가 행사에 불참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 최고 화제작으로 꼽히는 영화의 기자회견 장소도 문제가 되었다. 30명이 들어서도 비좁은 공간에 300여 명의 기자가 몰린 것이다. 행사는 지연됐고, 주최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으로 사과했다.
▲ 영화제 중심지 피프빌리지
ⓒ 이미경 기자
개막 첫날부터 내린 비도 아쉬움을 더하는 데 한몫 했다. 행사 4일째였던 지난 일요일, 태풍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려 행사장을 찾은 관객들 대부분이 발길을 돌렸다. 행사의 중심 역할을 했던 해운대 PIFF 파빌리온 건물은 비가 새기도 했다. 비를 피해 건물로 몰려든 관객들은 건물 밖으로 다시 나갔다.

세계 속의 영화제로 발돋움하려는 부산국제영화제. 이번 행사는 규모는 세계적이었지만, 진행은 그에 미치지 못해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