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톈량]


[대기원] 김용의 무협소설 ‘천룡팔부’ 중에는 이런 부분이 있다. ‘아주(阿朱)의 식사를 돌보는 주방장 구(顧)씨가 눈과 볼이 팅팅 붓도록 맞은 후 적들에게 밥을 해준다. 구씨는 화를 풀 데가 없자 솥에 침을 뱉고 손에 묻은 진흙을 털어서 넣고 그것도 모자라 콧물까지 풀어서 넣고서야 혼자서 만족스레 낄낄대며 웃었다.’


최근 중국대륙 유해식품 문제는 국제사회 핫이슈로 떠올랐다. 사람들은 그 원인을 업자들의 도덕 상실, 허술한 관리감독에서 찾지만 사실 앞에서 말한 구씨와 비슷한 원인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중국에서는 작년에 저우칭(周勍) 교수의 ‘백성들은 이제 어떤 음식을 하늘로 떠받들어야 하는가’라는 서적을 출간했다. 이 책에서 나오는 이야기 한 편이 나의 주장이 근거 없지 않음을 증명해 준다.


“중국 중부지방의 한 고위 관리가 시찰 온 국가농업부 최고 관리와 함께 한 돼지 농가를 찾았다. 이들은 특별히 털이 보기 좋고 살이 통통한 돼지와 그렇지 않은 보통 돼지를 발견했다. 관리는 이상하게 생각되어 농민에게 물었다. 농민은 ‘살이 잘 찐 돼지는 근육 강화제를 먹인 것인데 고기 색깔까지 산뜻해 아주 잘 팔립니다. 그리고 이런 돼지는 도시 주민들에게 공급되고 약물을 먹이지 않은 일반 돼지는 가족들이 먹기 위해 키우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 관리는 놀라면서 근육 강화제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냐고 물었더니 농민은 알고 있다면서 하는 말이 ‘도시 주민들은 의료보험에 들 수 있기에 괜찮다’는 것이었다.”


사회 최하층에서 살면서 관리들 그리고 감독 기관의 착취와 미움의 상대로 되고 있는 농민들은 원한이 쌓이고 쌓여 이처럼 ‘구씨 심리’가 생기게 됐다. 원한을 풀 대상이 없는 그들은 돼지라도 ‘희생’시켜 보다 많은 이익을 남기는 외, 복수의 쾌감까지 느끼고 싶어하는 것이다. 그들은 약물을 먹인 돼지고기가 고급 관리들의 입에 들어가기를 몹시 바라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농민들은 공무원들도 자신들의 불만을 ‘해결’하기 위해 그들을 착취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이들 공상, 세무, 검역, 도시관리 부문 공무원들은 국장들이 자신들처럼 시끄럽고 지저분한 농산물 시장을 직접 드나들지 않고서도 탐오와 횡령, 뇌물 등을 통해 향락을 누리고 있음을 알고 있지만 어찌할 방법을 찾지 못하자 농민들을 분풀이 대상으로 삼았다.


그러나 국장들도 사실 불만 때문인 것을 어찌하랴. 그들은 시장들이 관직을 팔아먹는 것을 수도 없이 보아왔다. 적지 않은 국장들은 관직을 잃지 않기 위해 소경, 귀머거리마냥 못 본 척, 못 들은 척 해야 할 뿐만 아니라 자신이 탐오한 돈에서 상당 부분을 시장에게 쏟아 부어야 했다. 이처럼 시장은 성장에게, 성장은 베이징 고위층에게, 베이징 고위층들은 정치국과 상무위원들에게 똑같은 불만을 품고 있다. 권력이 큰 사람일수록 국고에서 돈을 빼돌리는 재간이 큰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크고 작은 관리를 막론하고 사람마다 불공평한 사회에 불만을 품고 있지만 분출할 방법을 찾지 못하면서 착취는 권력층의 피라미드 구조를 따라 아래로 내려갈 수밖에 없게 됐다. 농민에 이르러서는 더 이상 아래로 착취할 대상이 없기에 유해 농산물이나 식품을 만들어 사회에 보복하고 있다.


농민들이 그렇게 태연하게 사람을 해치는데 대해 놀랍게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사실 그들 역시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 즉, 어찌됐든 자신은 자신을 착취하고 있는 상급보다 낫다는 것이다.


공정성을 잃은 사회는 희망을 잃은 사회다. 유해식품도 이러한 불공정한 사회가 산출해낸 산물이다. 중공이 만들어 내고 또 의지해 생존하고 있는 사회제도를 개변하지 않는다면 일체 사악한 현상은 갈수록 심해질 것이다.


글/장톈량(章天亮, 대기원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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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경악하게 하는 중국의 유독식품

▲ 매채(鹵菜; 간수를 사용하여 삶은 음식)



▲ 부패한 콩으로 두부피(豆腐皮; 얇게 썰어 만든 두부)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