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아프리카 ‘죽음의 전염병’ 비상
뎅기열·에볼라출혈열 급속 확산…400명 가까이 숨져
“지구 온난화가 원인”…지속땐 사회·경제적 타격 우려
중남미에 사상 최악의 뎅기열 사태가 발생했다.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치사율이 80%에 이르는 에볼라출혈열이 발생해 200명 가까이가 숨졌다. 과학자들은 한때 박멸됐다고 여겨진 ‘죽음의 전염병’들이 되살아난 이유로 지구 온난화가 야기한 급격한 기후 변화와 잘못된 대처, 여행자들의 증가를 들고 있다.

중남미 지역의 보건문제를 다루는 범미주보건기구(PAHO)는 올해 들어 브라질, 베네수엘라, 콜롬비아를 중심으로 63만365건의 뎅기열 환자가 보고됐고, 이중 183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발표했다고 1일 워싱턴에서 열린 회의에서 발표했다. 범미주보건기구의 호제 산 루이스 마르틴 박사는 “가장 피해가 큰 브라질에서는 43만8949명의 뎅기열 환자가 발생했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해당 국가들의 심각한 사회경제적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뎅기열은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 뒤 ‘뼈가 부러지는듯한 아픔’과 함께 내·외부 출혈이 이어진다고 해 ‘본브레이크 피버’라는 별명이 붙여졌다. 전문가들은 1970년대 뎅기열을 사실상 박멸했다고 믿기도 했으나, 이후 더욱 치명적인 변종이 발견되며 다시 확산됐다.

아프리카 콩고에서는 지난 4월부터 170명 이상이 치사율이 50~80%에 이르는 치명적인 ‘에볼라 출혈열’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보건기구(WHO)는 서부 캄풍구 지역에서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가 17명이라고 발표했다.

에볼라 출혈열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나 고릴라 등 유인원들을 통해서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염된 사람은 7~21일의 잠복기를 거쳐 심한 고통과 함께 온 몸에서 피를 토하게 되며, 현재까지 알려진 치료법이 없다.

에볼라 출혈열의 대규모 발발은 1995년에 이은 12년만이다. 르완다와 수단 등 인근 국가들은 콩고와의 국경을 봉쇄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1995년 당시 에볼라는 400명의 목숨을 앗아간 뒤 진정됐다.

이런 질병들이 수년만에 급증한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올해 중남미에 전례없이 많은 비가 내리며 모기를 통해 전염되는 뎅기열이 급증한 것으로 보고있다. 일부에서는 에볼라의 발발도 폭우와 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콩고 등 아프리카 중부지역은 올여름 기록적인 강수량을 기록하며 곳곳에서 홍수 등으로 난민이 발생했다.

국제보건기구는 8월 펴낸 ‘유엔연례세계건강보고서’에서 의학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감염성 질병이 전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고, 치료도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며 그 이유로 △이민과 여행의 확산 △잘못된 대처로 인한 내성을 가진 병원체의 확산 등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