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인 그들, 중국 2030세대

돈·취미생활 최우선...민주화 나몰라라

▲ 상하이 스타벅스 앞에서 익살맞은 사진 포즈를 취하는 중국의 젊은이들.
ⓒ AFP/Getty
[대기원]1978년, 맏이로 태어난 그들은 정부의 ‘한자녀 정책’으로 외동으로 자라야 했다. 당국의 방침을 어길 경우 엄한 처벌을 받기 때문이었다. 부모의 관심과 애정을 한 몸에 받고 자란 그들은, 누릴 줄 알고 자기를 위할 줄 안다.

1989년 12살의 나이로 6.4 톈안먼 사태를 맞이했다. 대학생 형과 누나들이 총탄에 쓰러졌지만, 왜 그런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었다. 이제 서른이 된 그들은 번듯한 직장을 가지고, 스키나 음악감상 등 나름의 취미에 몰두한 ‘개성’ 있는 젊은이들이다. 민주화, 자유, 인권, 사회 부조리에는 관심 없다. 닌텐도가 출시한 신형 게임기와 신용카드가 더 중요하다.

타임지는 20~30대의 중국 젊은 층을 ‘미 세대’(Me Generation)라고 지칭하면서, 그들의 이기적인 경향이 중국의 민주화를 가로막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 세대’는 중국 인구의 1/4에 해당하는 3억명에 이르며, 지난 3년간 평균 수입이 34%정도 상승할 정도로 다른 연련층에 비해 경제적인 지위가 높다. 이기적인 성향에 경제력이 더해지면서, 그들은 현재의 만족스러운 소비 생활을 유지하는 것에 가장 큰 관심을 기울인다. 경제 성장이 부정부패 척결과 선거권 획득 보다 상위 가치이다.

내수 시장에서 한 개의 상품이라도 더 팔아야 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이들은 정말 고마운 사람들이다. 또 하나 이들을 반기는 집단은 중국 공산당이다. 중공이 끊임없이 외자를 끌어 와 경제 성장을 보장해 준다면, 중국 경제의 주축인 이들은 정부에 어떤 반대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빗발치듯 발생하는 민중항쟁에도 불구하고 중공이 빈곤층에 대한 사회 보장을 줄이는 대신 경제 성장을 택한 것은 이 ‘1/4’을 지키고,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이다.

한 때 전문가들은 ‘경제성장과 중산층의 확대로 중국은 민주화 될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제시했지만, ‘미 세대’의 등장으로 어긋나 버렸다.

‘미 세대’들이 현재의 중국에 안주할 것인지, 민주화가 중국의 장래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할지 여기에 중국의 미래가 달려 있다.

이원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