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도 복잡한 사회관계나 자매 인식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발견돼 비상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미국 영문 대기원시보는 캐나다 과학자들이 최근 몇몇 종의 식물을 연구한 결과 식물도 인간처럼 사고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지난 16일 보도했다.
캐나다 맥매스터대학교 생물학과 수잔 듀들리 교수 연구팀은 북미 해안과 모래 언덕에 무리지어 자라는 십자화과 식물 ‘시로켓(sea rocket)’을 같은 화분에 심은 후 이 식물의 행동을 관찰했다. 그 결과 연구원들은 이 식물들이 서로 자매라는 것을 인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식물들은 화분에서 뿌리를 통해 수분과 무기물을 흡수할 때 서로 경쟁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서로를 위해 뿌리 성장을 억제했다. 반면에 같은 종의 다른 그루에서 나온 “이방인”을 화분에 섞어 심자 서로 영양분을 더 빨리 흡수하려고 경쟁을 하고 뿌리를 더 많이 내렸다.
연구원들은 이 식물이 어떤 방법으로 서로를 인식하는지는 아직 밝혀내지 못했지만 친척을 알아보고 우호적으로 대한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확인했다. 듀들리 교수는 “동물의 경우 친족을 알아보고 호의적으로 대하는 사례가 흔히 발견되지만 식물의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연구원들은 다른 2종의 식물에 대해서도 추가로 연구한 결과 이들 종도 형제를 알아보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연구를 통해 식물이 다른 잎의 녹색 클로로필이 발산한 빛 파장 변화를 감지해 주변에 다른 식물이 있다는 것을 감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식물들이 땅 속 뿌리를 통하여 서로를 인지하고 반응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듀들리 교수는 “이런 사실에 착안하여 식물들 간의 친족관계 및 경쟁관계를 연구하게 됐다”고 이번 연구 동기를 설명했다. 연구원들은 “원예가들이 이 연구결과에 많은 관심을 갖고 식물 재배 및 연구에 이용할 것”이라고 예상하였다.
한편 듀들리 교수는 “우리가 식물에 대해 더 많이 연구할수록 식물의 상호작용은 더욱 복잡해 보여 결과를 예측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전문지 Biology Letters 6월호에 실렸다.
권오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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