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밭회상 낙서장 2007. 6. 8. 21:38



보리가 패기시작하는 이맘때면 옛날에는 뻐꾸기가 이 山에서 "뻐꾹~"하면 저 山에서도 "뻐꾹~"하고 울고, 보리밭은 바람이 불면 물결치듯이 보리가 일렁이곤 했었다. 보리밭은 한창 사춘기 눈이 맞은 남녀들이 보리밭에 들어가 아무도안보이는 한복판쯤에서 보리를 차곡차곡 눕혀 자리를 만들어 둘이서 놀다 나간 자국이 많았다는데...쯧~쯧~ 그때는 요즘처럼 대실해주는 곳도 없었으니....



애써 가꾼 자기 보리밭이 젊은이들 장난으로 보리가 다 눞혀져 있는걸 뒤늦게 발견한 주인농부는혼자서 이걸보고 궁시렁거렸는데, 이젠 보리밥도 잘먹지 않으니 흘러간 과거로만 남아있다. 기껏해야 "보리건빵", "꽁보리밥"정도가 겨우 지난날을 생각하며 먹는 정도다.



뻐꾸기얘기 나왔으니 말인데 뻐꾸기는 천성이 게을러 거의 모든새가 자기 둥지를 짓고 사는데 비해 뻐꾸기는 둥지를 짓지않고 오목눈이라는 참새만한 크기의 새의 집에 같이 알을 까면 먼저알에서 나온 뻐꾸기 새끼가 눈도 뜨지 못한것이 어떻게 오목눈이 부화중인알을 날개쭉지로 밀어내는지 나무아래로 다 떨어뜨리고 어미오목눈이가 물러다 주는 먹이를 혼자 받아먹고 독식하여 얼마안되어 오목눈이 보다 더 크다. 오목눈이는 자기가 낳은 알에서 부화된것이니 자기새끼로 알고 부지런히 벌레를 물어다 새끼뻐꾸기에게 물려 키우는데 좀 있으면 스스로 날아가 버린다. 이런 호로자식이 있나! 실컷 고생스레 물어다 키웠더니 그게 내새끼가 아니고 뻐꾸기 새끼였다니..아이고 내팔자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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