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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희칼럼] 나, 김정일을 기쁘게 하는 사람들 [중앙일보]
남조선의 대선을 앞둔 한나라당과 범여권의 경선 전초전도 내겐 기분 좋게 진행되고 있다.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명박과 박근혜 중 한 사람이 당선되는 것은 내겐 악몽인데 그들이 경선 룰인지 뭔지를 가지고 진흙탕 싸움을 벌여 당이 두 쪽 날 위기라니 눈물나게 고맙다. 한나라당이 한때는 대북 정책을 온건하게 바꿀 듯해서 저러다 국민들의 지지가 더 올라가지 않나 걱정했는데 그 논의도 핫바지 방귀 새듯 슬그머니 증발했으니 이 또한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이명박과 박근혜가 수구냉전의 틀에 굳세게 매달려 표를 많이 많이 잃기를 빈다. 내 체면을 가장 확실하게 세워주는 것은 열린우리당 동무들의 평양 순례 행렬이다. 그들은 서울.개성.금강산의 어디라도 좋으니 노무현과 정상회담 한번만 해 달라고 성화다. 그들 중 대권에 뜻을 둔 사람들은 이런저런 지원을 약속하면서 은근히 내 지지를 청한다. '평양 찍고' 청와대로 가겠다는 그들의 자세가 참으로 가상하다. 남조선의 대선이 평양에서 치러진다는 인상을 주는데 내 기분이 째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나야 노무현이 미는 후보가 당선되길 바라지. 고건이니 정운찬이니 해도 그들은 평생 양지에서 호의호식하면서 살아온 부르주아 기득권층이 아닌가. 손학규는 지지 기반이 너무 약해. 정동영은 2005년 내게 와서 200만㎾의 전력 제공을 제의한 사람이지만 노무현과 저렇게 날카롭게 각을 세우고 있으니 나로서도 어쩔 수가 없어. 노무현과 범여권의 인기가 저 모양이라 영 마음이 안 놓이지만 남조선에서는 대통령의 인기가 바닥을 기어도 그가 대선에서 행사할 수 있는 '현직 프리미엄'이라는 건 막강하다니 다소 위안이 된다. 노무현의 고건과 정운찬 흠집 내기 발언, 정동영과 김근태 죽이기를 보면 대선에 대한 그의 작업은 이미 시작된 모양이다. 본선에 가면 노무현은 나와의 회담에 크게 기댈 눈치다. 그의 제의를 이리저리 저울질하는 이 뿌듯한 행복감을 누가 알까. 노무현을 비판하는 쪽에서는 그런 걸 북풍이라고 한다지. 그를 지지하는 쪽에서는 그걸 평화카드라 선전할 테고. 노무현이 수준 미달의 측근을 대북 밀사로 내세우는 걸 봐도 그가 나와의 만남을 얼마나 갈망하는지 알 만해. 2.13 합의의 1단계 조치가 끝나는 6월께 한번 만나 줄까 말까. 2000년 김대중을 만날 때같이 엄청난 선물 보따리는 기대할 수 없겠지만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니 뭐니 하고 구름 잡는 이야기 좀 하고 쌀.비료.경공업 원자재를 한 아름 받아 챙긴다면 노무현의 표현대로 제법 남는 장사가 아닐까. 나는 정말 6자회담에서 약속한 대로 핵무기를 포기할까. 내 마음 나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미국이 9.19 공동성명 이전으로 후퇴할 명분을 주는 실수는 하지 않을 참이다. 오히려 부시가 지난해 11월 하노이에서 슬쩍 언급한 한국전쟁의 종전 선언에 서명하는 '극장 외교'에 구미가 당긴다. 핵을 포기한다는 약속만 해 놓고 나와 노무현과 부시와 후진타오가 한자리에 모여 한반도의 평화를 선언하는 쇼를 한다면 그것 자체로서도 기막힌 그림이고, 잘하면 노벨평화상도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김대중의 노벨평화상 독식은 지금까지 괘씸하고 배가 아프다. 그렇게 되면 얄팍한 냄비 뚜껑 같은 남한 유권자들은 평화 무드에 넋이 나가 노무현이 미는 후보 쪽으로 쏠리는 부산물도 기대할 수 있을 거야. 나의 이런 깊은 속은 짐작도 못 하고 싸움질만 하는 한나라당 바보들이 얼마나 기특한가. 남조선 좌파 똑똑이들이여, 한나라당의 바보들이여, 영원히 영원하라! 김영희 국제문제 대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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