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국가 브랜드 지도’가 그려졌다.

그동안 이미지 중심의 한국 브랜드 파워를 조사한 내용은 있지만, 이번 조사에선 처음으로 세계 나라별 한국의 브랜드지수와 주요 산업에 대한 평가지수가 나와 기업의 업종별 마케팅 전략과 국가의 지역별 브랜드 전략수립의 밑바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자원부와 코트라의 주문으로 산업정책연구원이 세계 21개국 2809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4일 발표한 ‘2007 국가브랜드 맵’을 보면, 세계인들은 한국의 주력산업을 휴대폰, 정보기술(IT)·반도체, 가전, 철강, 문화상품, 자동차, 의류 순서로 평가했다. 휴대폰의 경우 경쟁국가와 비교했을 때 핀란드에 견줘서는 뒤처졌지만 일본과 미국을 앞섰다. 특히 미주지역에선 한국의 휴대폰이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정보기술·반도체는 일본·한국·미국·대만 순서였으며 가전은 일본·독일·한국·중국 순서였다. 그러나 한국의 제품과 서비스를 100달러로 했을 때 독일은 155.28달러, 일본 148.91달러, 미국 148.84달러로 조사돼 전반적으로 ‘메이드 인 코리아’의 가치는 선진국에 비해 저평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 대한 인지도와 선호도를 함께 감안해 브랜드 지수를 매긴 결과, 러시아에서 한국 브랜드 파워가 18.46으로 가장 높았고 중국, 일본, 타이, 베트남, 브라질, 프랑스가 뒤따랐다. 주력산업에 대한 평가도 나라마다 약간 엇갈렸다. 한국에 대한 인지도 및 선호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한국의 철강이나 정보기술·반도체 산업을 높게 평가했고, 낮은 국가일수록 가전과 휴대폰을 높게 평가했다. 지역별로는 한류의 영향으로 아시아 지역에서 문화상품에 대한 평가가 높은 것이 특징이었다. 이 밖에 한국에 대한 이미지로는 ‘역동적’ ‘첨단기술’ ‘전문성’이란 대답이 많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통합적인 한국 국가브랜드 전략이 시급하게 수립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1년 국가이미지위원회가 설치됐지만 국정홍보처·산업자원부·문화관광부·한국관광공사 등 각 기관이 추진하고 있는 브랜드 전략을 통합적으로 조정하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최윤희 브랜드앤컴퍼니 부사장은 “최근 세계경제의 급속한 통합, 신흥시장의 부상속도를 생각할 때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에서 각각 다른 전략을 수립해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