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신탕체험기" 읽기전에 영국이라는 나라를 알기위하여>

#1. 1998년 런던 어느 공연제작자의 사무실. 아름아름 지인의 소개를 받아 <난타>의 하이라이트 테이프를 들고 온 송승환씨가 테이프를 보여주고 판매의사를 타진했다. 영국 제작자는 아무말도 않다가 첫마디를 던졌다. “한국에서도 연극을 하느냐.” 자존심 상한 송씨가 그에게 “코리아에 대해서 아는 게 뭐냐”고 물었다. “사우스, 노스 코리아 두개 아니냐?” 그가 ‘한국’에 대해 알고 있는 전부였다.

#2. 2007년 5월12일 저녁 서울 홍대앞 비보이극장. 2005년 12월 시작된 가 1주일에 10회 가까이 정기상연되는 355석 규모의 지하극장엔 발디딜 틈이 없다. 일본인 고다이라 유코(25)와 사토 메구미(25)는 “3년 전 한국에 여행올 땐 한국 정보라곤 먹는 곳 외엔 잘 찾기 힘들었는데 이번엔 이 곳을 소개한 여행책자를 보고 찾아왔다”고 말했다. 이 공연의 누적관객수 33만명 가운데 30%가 외국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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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7시부터 8시까지(현지시간) 영국의 BBC 2TV가 프로그램 “위험지대의 요리”(Cooking in the Danger Zone)를 통하여 한국에서의 보신탕 체험기를 특집으로 방송 하였다.

지난 2월, 한국을 방문한 영국 BBC방송 취재팀이 한국의 보신탕 문화 체험을 위해 용인과 안성지역의 식용견 농장과 도축장, 보신탕 전문 음식점 등에서 한국인의 식문화로써의 보신탕을 재조명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스테판 기자가 한국에서 실제 체험한 이야기가 60분간 방송하였다.

스테판 기자는 한국인의 다양한 식문화를 소개하기 위해 해삼을 먹는 모습들도 보여주었고 산사를 방문하여 산사의 음식을 직접 만들어 보고 먹는 장면과 함께 음식을 먹을 때 소리를 내면 안 된다는 한국인들의 식탁 예절에 대하여도 언급을 하면서 진행해 나갔다.

또한 육류 음식이 인간의 체질과 성격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하여도 한의사와 스님의 인터뷰를 통하여 전달해 나갔으며 음식을 정성들여 만드는 모습도 소개하였고 한우 축사를 방문, 소에게 음악을 들려주고 좋은 육질을 얻기 위한 시설과 방법에 대한 이야기도 덧 붙였다.

이번 방송에서 BBC는 종전과는 달리 보신탕을 한국인의 전통 음식문화로 보려고 노력한 흔적을 찾아 볼 수 있었는데 개를 잡는데 있어 전통적인 방법은 사진을 보여주며 설명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전기 쇼크를 이용하여 개를 잡는다는 내용의 인터뷰와 철장에 여러 마리의 개를 넣어두는 것이 학대가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단지 운송을 위한 수단이라는 인터뷰도 소개를 하였다.

방송을 통해 소개된 사람들도 한국과 한국인의 이미지가 나쁘게 소개될 우려에 대한 인터뷰 내용도 여과 없이 방송되었지만 한 애견 테마파크와 애견 레스토랑 등을 방문, 애견 호텔, 뷰티 샤롱 등을 통하여 한국에서 애견들이 어떠한 대접과 사랑을 받고 있는지도 함께 소개하였다.

애견을 기르는 사람들과의 인터뷰에서는 한복을 만들어 입힌 애견과 40만원을 호가하는 애견복 등 개를 가족과 같이 생활하는 사람들을 통해서, 보신용으로 길러지는 개는 처음부터 구분되어 있고 이들도 보신탕을 먹는 문화에 대해 “한국인들의 오랜 된 식습관 중의 하나로 전통적인 음식문화를 매도 할 수 없다”는 내용으로 전했다.

그리고 보신탕 전문집에서 만난 한국인들이 보신탕을 즐겨하는 가장 첫번째 이유로 “스테미너”를 꼽고 있으며 “돼지고기, 닭고기에 비하여 훨씬 맛이 뛰어나다”고 소개하고 있었다.

한편 방송의 마지막 부분에는 BBC의 취재 모습을 한국의 한 방송사가 동행 취재하여 “파란눈 취재 팀의 보신탕 체험기”로 방영되는 모습을 전하기도 하였다.

스테판 기자는 보신탕 시식을 포기 했는데 그 이유가 첫째는, 철창에 갇혀 집단 사육되는 낙후된 시설에 대한 충격. 두 번째는 보신탕을 팔고 먹는 것이 합법인지 불법인지 아리송한 상태라는 것 때문이었다며 “보신탕을 한국의 문화로써 음식으로써 충분히 인정할 수는 있지만 직접 먹기에는 두려웠다.”고 밝혔다.

이번 BBC 방송의 스테판 기자 일행이 취재한 한국의 보신탕 음식문화를 방송한 1시간용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우리의 보신탕 문화에 대해, 종전과 같은 일방적인 매도나 왜곡은 없었지만 방송프로그램의 제목에서 보여주듯이 주로 일상화 되지 않은 세계 각지의 혐오 식품을 소개하는 코너여서 영국의 시청자들에 어떠한 반응을 보일 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Koglo news < 영국 런던 김홍민 특파원 hmkim@kr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