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 간부, 살겠다고 먼저 대피

▲ 위구르 자치구의 한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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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에서 어린이 288명의 목숨을 한꺼번에 앗아간 1994년 12월8일의 대화재 사건은 당시 현장에 있었던 공산당 간부들을 대피시키느라 피해가 더 커진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있다고 영국의 선데이타임스 인터넷판이 7일 보도했다.
신문은 이런 수치스런 사실이 12년 이상 묻혀져 있다 최근 CCTV 뉴스의 천야오원 기자가 전파를 타지 못한 다큐멘터리를 자신의 웹사이트에 올리면서 일반인들에게 알려지게 됐다고 전했다.

이 문제는 최근 몇주간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 뜨거운 논쟁거리가 됐으며 국영매체들도 뒤늦게 이를 다룰 수 밖에 없었다.
당시 카라마이 극장에는 특별 쇼를 구경하기 위해 각 학급에서 우수한 학생 500여명이 선발돼 객석에 앉아있었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이 화마에 희생됐다.
무대에서 처음 화재가 시작된 뒤 어린 학생들이 자리에 앉아있는 가운데 공산당 간부들이 먼저 현장에서 대피했다는게 그 날의 진실이다.

생존자들이 밝힌 진술에 따르면 화마가 극장을 덮쳐 공포의 순간이 닥친 가운데서도 “모두 조용해라. 움직이지 마라. 지도자들이 먼저 빠져나가야 한다”는 외침이 들렸다고 한다. 그런 탓에 잘(?) 배운 학생들은 불길이 타오르는 순간에도 자리를 지켰고 결국 화마의 희생양이 되어야 했다고 한다.

생존자들은 그런 명령(?) 탓에 화마와 유독성 가스가 덮치는 현장에서 온 몸이 마비된 것처럼 움직일 수 없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당시 희생자들은 7-14세 어린이 288명과 어른 36명으로 집계됐으며, 어른은 어린이들이 빠져 나오던 외투 보관소 부근에서 함께 발견됐다고 한다.
그러나 당시 현지 언론은 이 같은 엄청난 인재(人災)를 ‘쉬쉬’했으며 이제야 그 진상이 외부로 유출되고 있다.

더욱이 그 당시 화재로 부상을 당했던 ‘학생’들은 여전히 과거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화재로 인한 흉터로 대인 기피증이 생겨 결혼 기피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는 것. 당시 여자아이로 현재는 여대생이 될 만한 나이가 된 한 피해자는 모든 치료를 기피하는 안타까운 현상까지 초래되고 있다고 한다.
피해 학생들의 부모들은 최고 4천파운드(한화 740만원 상당)의 피해보상을 받았지만 희생자 부모의 가슴속에 남은 응어리는 풀리지 않고 있으며, 당국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