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새벽 홍콩 경찰은 거리를 점령한 시위자들에게 경찰봉과 주먹을 휘두르고 최루액 스프레이를 뿌리며 시위대를 진압했다. 이날 저녁 시위자 수천 명이 ‘블랙 폴리스(Black Police; 사악한 경찰)’이라고 쓴 푯말을 거꾸로 들고, 경찰의 폭력을 규탄했다. 표말을 거꾸로 든 것은 ‘사악한 경찰’을 반대한다는 의미다. (Benjamin Chasteen/Epoch Times)

15일 새벽 홍콩 경찰은 거리를 점령한 시위자들에게 경찰봉과 주먹, 최루액 스프레이를 동원해 진압했다. 이날 저녁 시위자 수천 명이 ‘흑경(黑警, 사악한 경찰)’이라고 쓴 푯말을 거꾸로 들고, 경찰의 폭력을 규탄했다. 푯말을 거꾸로 든 것은 ‘사악한 경찰’을 반대한다는 의미다. (Benjamin Chasteen/Epoch Times)

15일 새벽, 주요 거리를 점령한 홍콩 시위대 강제 해산에 나선 경찰이 진압 도중 시위자를 폭행하는 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홍콩 경찰의 시위자 폭행은 이전에도 있었다.

공개된 영상에는 경찰 여러 명이 경찰 제지로 땅에 엎드린 한 시위자를 발로 차고 짓밟는 모습이 보인다. 그가 경찰에 물을 끼얹은 데 대한 경찰의 보복이었다.

새벽 4시경 경찰은 시위대 강제 진압과정에서 물리력을 동원했다. 공무원 출·퇴근길 되찾기에 나선 경찰은 시위 학생들과 젊은 활동가들을 땅바닥에 내팽개쳤다.

경찰이 시위 참가자 켄 창(공민당 의원)을 수갑 채운 채 꿇어 앉혀 집단 구타하는 모습이 동영상에 찍혔다. 경찰은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는지 그를 집단 폭행했다.

동영상이 현지 방송에 보도되면서 시위자들은 경찰을 비난하고 나섰다. 경찰의 폭행 사실이 드러나기 전까지 시위자들은 경찰의 곤란한 처지에 대해 다소 공감했다. 경찰은 변덕스런 당국과 거리를 점령한 시위대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처한 신세라는 것.

알란 렁 공민당 의원은 언론 성명에서 경찰의 폭행은 “악의적인 권력 남용”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폭행에 가담한 경찰들은 조사를 받아야한다고 주장했다.

15일 저녁 열린 반폭력 집회에서, 시위자 수백 명은 ‘흑경(黑警·사악한 경찰)’라고 적힌 푯말을 거꾸로 들었다. ‘거꾸로 뒤집혔다’는 말은 ‘반대’와 일맥상통한다. 즉, ‘흑경’을 반대한다는 의미다.

홍콩 ‘우산운동’을 이끈 조슈아 웡 ‘학민사조(學民思潮·Scholarism)’ 대표는 “경찰은 사과해야 한다! 경찰은 사과해야 한다!”고 소리쳤다.

학생 시위를 조직한 또 다른 단체인 홍콩학생연맹의 레스터 슘 부위원장은 “폭력에 가담한 경찰을 체포해 조사하고 감옥에 가둬야한다”고 말했다.

슘은 “우리가 어렸을 때, 경찰은 우리를 돕는 사람이라고 들었다. 하지만 지금 정반대가 됐다”고 덧붙였다.

집회 참가자들은 “흑경(사악한 경찰)을 체포하라!”고 일제히 외쳐댔다.

15일(수요일) 어제 홍콩 민주화 시위대가 홍콩의 경찰 본부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날 앞서 경찰은 주요 거리를 점령한 시위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주먹과 경찰봉을 휘둘러 시위자들을 폭행했다. (Benjamin Chasteen/Epoch Times)

15일 홍콩 민주화 시위대가 홍콩 경찰 본부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날 앞서 경찰은 주요 거리를 점령한 시위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주먹과 경찰봉을 휘둘러 시위자들을 폭행했다. (Benjamin Chasteen/Epoch Times)

당국을 향한 분노와 경찰의 폭력에 시민들이 입은 상처는 분명했다. 하지만 현재 이런 마음을 나누는 시위 참가자는 예전보다 더 적었다. 시위대가 친 텐트가 공간을 많이 차지하기 때문에 실제 모인 시위자 숫자는 추정하기가 쉽지 않다.

9월 28일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하며 시위대를 강경 진압한 다음날 1만 명 넘는 시위자들이 거리로 나왔다. 10월 초 주말에 열린 집회에도 1만 명 규모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15일(수요일) 시위대의 주요 점령지인 하코트 로드(Harcourt Road)에는 단지 수천 명이 있었다.

시위자 일부는 소설책을 읽거나, 직장이나 학교에서 가져온 자료를 보고 있었다. 많은 시위 참가자들은 연설자들의 발표가 있을 때마다 휴대전화를 꺼내 흔들었다.

방송미디어를 공부하는 학생인 샬롯 리는 “나는 어제만 빼고 계속 이곳에 있었다”며,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분명히 안다. 경찰은 너무 미쳤다. 경찰은 군대처럼 시위자들에게 달려들었다”고 말했다.

영화제작자인 마일스 웡은 “나는 수 년 동안 활동가로 일했다”며 “경찰이 시위 진압 과정에서 폭력을 사용하는 것을 여러 차례 보았다. 경찰 폭력은 예견된 일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내심으로만 화를 낸다”고 말했다.

 

“경찰이 시위 진압 과정에서 폭력을 사용하는 것을 여러 차례 보았다. 경찰 폭력은 예견된 일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내심으로만 화를 낸다”

– 마일스 웡(Miles Wong), 영화제작자

 

평일 밤 시위 참가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에 대해 그는 “홍콩 사람들은 일하는 것을 너무 좋아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경찰에 폭행당한 켄 창은 노스포인트(North Point) 경찰서에서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자신이 “완전히 무방비상태”에서 “난폭하게 폭행당했다”며, 경찰을 상대로 소송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 TV 채널은 창이 구타당하는 동영상을 반복해서 방송했다 영상에서 경찰은 창을 타마공원(添馬公園) 구석으로 끌려가 집단적으로 그를 발로 차고 짓밟았다.

폭력은 시위자들을 단념시킬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하다. 시위자들은 주요 도로인 렁 워 로드(龍和道)에서 쫓겨난 지 24시간 만인 16일 새벽 다시 그곳으로 돌아오고 있었고, 경찰은 그들을 막고 있었다.

경찰은 ‘공격을 멈춰라.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무력을 사용할 것이다”고 쓴 현수막을 내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