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미국인의 '중국 감옥 수감기'

“중국인이었다면 총살당했을 것”

8월 19일 베이징 톈안먼 광정 근처에서 티베트 지지 시위를 벌이려다 체포된 미국인. 왼쪽 첫 번째가 파우더리씨.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는 동안 베이징 곳곳에서 티베트 탄압에 항의하는 외국인의 돌발 시위가 발생했다.

이들 대부분은 사복경찰과 공안에 체포돼 즉시 강제 추방당하거나 수일간의 구류 생활을 거쳐야 했다.

레이저 광선을 이용한 예술작품을 선보여 온 제임스 파우더리를 비롯한 미국인 8명도 중공 당국의 티베트 학살에 항의하는 퍼포먼스를 중국에서 벌일 계획을 세웠다.

중국에 도착한 일행은 8월 19일 톈안먼 광장 부근 건물 외벽에 티베트를 지지하는 메시지를 레이저 광선으로 쏘기 직전 중국 경찰에 체포됐다.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고 일행은 이후 6일간 수감생활을 하고서야 미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파어더리 일행은 뉴욕으로 돌아와 현지 언론에 중국에서 겪은 일에 대해 상세히 알렸다.

경찰은 체포 직후 이들을 한 고급 레스토랑의 지하실로 데려갔다. 몇 개의 방으로 구성된 지하실에서 한 명씩 격리돼 26시간에 걸쳐 조사받았다. 조사가 끝난 후 일행은 다시 베이징의 한 형무소로 끌려갔다.

8명은 옷을 모두 벗은 상태에서 사진 촬영을 한 뒤 추가 조사를 받고, 뿔뿔이 흩어져 중국인 죄수와 함께 수감됐다.

파우더리가 수감된 방에는 11명의 다른 중국인이 있었지만, 침대는 8개밖에 없었고 매트 곳곳에는 피가 묻어 있었다. 24시간 수감실에 조명이 켜져 있어 숙면을 취하기 힘들었다.

어렵사리 잠이 든 파우더리는 교도관이 깨워 곧 일어나야 했다. 교도관은 취조실로 그를 데려가 금속 의자에 허리를 자물쇠로 채운 뒤 추가 조사를 진행했다.

"살아서는 못 나간다는 말 들어"

6일 동안 매일 아침 삶은 달걀 한개, 점심과 저녁은 밥 한 공기와 국 한 그릇이 전부였다. 밥을 먹어도 잘 넘어가지 않아 고통을 느꼈지만, 별도의 식수가 제공되지 않아 다른 죄수들이 샤워물을 병에 담아와 함께 마셔야 했다. 파우더리는 교도관에게 매일 위장약을 달라고 요구했지만 묵살당했다.

조사는 매일 밤 계속됐다. 교도관들은 파우더리가 잠들지 못하게 학대했다. 하루 종일 같은 자세로 의자에 앉아 있을 것을 강요했고, 야간에는 딱딱한 금속 의자에 결박했다. 온 몸에 피멍이 들었고, 이후에 안 사실이지만 다른 일행은 구타를 당했다.

8월 22일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주중 미국영사관 관계자가 중국 경찰과 통역을 대동하고 형무소를 찾아왔다. 영사관 관계자는 일행에게 '사회 치안 교란'이라는 죄명으로 10일간의 구류형에 처해졌다는 사실을 알려줬다.

파우더리는 영사관 관계자에게 "지금까지 우리는 형무소 측으로부터 살아서는 이곳을 영원히 빠져 나갈 수 없다는 말을 들었고, 어떠한 법적 절차도 거치지 않고 강제로 체포했다"고 알렸다.

며칠 후 일행은 석방됐다. 중국 경찰은 미국행 항공권을 구입해 주겠다며 일행 전원의 은행 계좌에서 2천 달러를 인출해 갔다. 그리고 앞으로 다시 중국에 들어올 수 없다고 통보했다. 파우더리는 자신이 미국인이기 때문에 그나마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다면서 다음과 같이 소감을 마무리했다.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싶은 중국인이 반드시 있겠지만, 우리처럼 다양한 관점을 접할 기회가 없다. 티베트인도 표현과 언론의 자유를 가져야 한다. 이는 중국인이 이해해야 할 사항이자 우리의 소원이기도 하다. 이번에 중국에서 항의 시위를 계획하면서 심각한 결과를 각오했다. 만약 내가 미국인이 아니고 티베트인이나 중국인 민주인사, 파룬궁 수련자였다면 어디론가 끌려가 총살당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