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매몰 4만명 넘어
신화통신 등 현지언론 "곳곳 수천명씩 묻혀"
"진원지 원촨현 10만명 중 7만명 생사 몰라"
베이징=박승준 특파원
두장옌(都江堰·쓰촨성)=이명진 특파원
지난 12일 오후 리히터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한 중국 쓰촨(四川)성의 '원촨(汶川) 대지진'으로 사망·매몰자가 13일 저녁 현재 약 4만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오후 쓰촨성에서 지진으로 사망한 사람은 1만 2000명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또 진원지 동쪽 ?양(綿陽)시의 ?양방송은 이날 오후 6시30분 현재 ?양시에서만 1만8600여명이 건물 잔해에 매몰됐다고 보도했고, ?양 서남쪽 더양(德陽)시에서만 7800여명이 매몰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별 사망자 수는 진원지인 원촨현 인근의 ?양(綿陽)시 7395명, 더양(德陽)시 2648명, 청두(成都)시 959명, 광위안(廣元)시 700명 등으로 집계됐다. 또 쓰촨성 인접 간쑤(甘肅)성에서 213명, 산시(陝西)성에서 92명, 충칭(重慶)직할시에서 50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원촨현의 경우, 현지의 왕빈(王斌) 당서기는 "주민 10만명 중 7만여명은 연락이 끊긴 채 생사를 알 수 없다"고 말해, 원촨현에서만 엄청난 수의 사망자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밖에 쓰촨성 두장옌(都江堰) 등지의 학교, 병원 등 공공 건물 붕괴 현장에는 한 곳에 수천, 수백명씩이 매몰돼 있다고 중국 언론들은 보도했다. 진원지 근처의 스팡현에서는 붕괴된 화학공장에서 유출된 가스에 중독돼 600명이 사망하고 2300명이 매몰됐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 지진으로 붕괴된 중국 쓰촨성의 한 학교 건물에서, 13일 구조대원들이 잔해더미에 깔려 있는 소녀를 구해내고 있다. 이 소녀는 구조된 뒤 병원으로 옮겨졌다. 쓰촨성 당국은 이번 지진으로 13일 오후까지 쓰촨성에서만 1만2000여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AP뉴시스
진원지 남서쪽의 두장옌(都江堰)시에서 전날 붕괴된 3층짜리 쥐위안(聚源) 중·고교 건물에 매몰된 900여 학생들의 생사에 대해서도 관영 신화통신은 60여명만 구조됐다고 전해 아직 800여명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번에 지진 피해가 특히 큰 이유는 진원(震源)이 지표 가까운 지하인데다 지진 발발 시간이 학교와 직장에 사람들이 몰려 있을 시간대인 오후 2~3시(오후 2시28분)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번 지진으로 진원지에서 멀지 않은 아바 자치주를 여행 중이던 37명의 관광객이 버스에 탄 채로 산사태에 깔려 사망했으나 중국 관영언론들은 이들의 국적은 전하지 않았다.

한편 조지 W
부시(Bush) 미 대통령은 "가능한 모든 방법을 통해 중국을 지원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고 유럽연합(EU)도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는 등 국제 사회의 지원 움직임도 가시화하고 있다. 청두 주재 한국영사관은 이날 한국 교민이나 관광객의 인명 피해는 13일까지 확인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