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인간, 음악으로 깨운다

▲ 음악 율동치료법을 발명해 뇌손상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는 노다료 교수
ⓒ 중앙통신사
[대기원] 뇌손상 환자들을 위해 개발한 음악치료법이 국제 신경외과학술회에서 발표돼 주목 받고 있다.

일본 오사카 예술대학의 노다료 교수는 장기간의 혼수상태, 식물인간 등 뇌손상을 입은 환자 120여명을 대상으로 그가 개발한 ‘음악율동치료법’을 시술, 절반 이상에 달하는 환자들의 증상이 호전됐다고 발표했다.

노다료 교수는 노트북으로 그가 직접 치료한 환자 동영상을 발표했다. 교통사고로 심각한 뇌손상을 입어 지체활동과 의사소통을 전혀 할 수 없었던 29세의 젊은 환자 사례였다. 이 환자는 내원 2개월 후부터 매주 30분 간 ‘음악율동치료법’을 받았다. 그는 4차례 시술만에 침대에서 일어났고 6개월 후 스스로 식사할 수 있었으며 5년 후에는 노래까지 부를 수 있게 됐다.

노다료 교수는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에서 음악박사 학위를 받고 음악의 나라 오스트리아에서 12년간 생활 후 일본으로 돌아왔다. 그는 음악에 대한 깊은 조예를 바탕으로 ‘음악율동치료법’을 개발했다.

‘음악율동치료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뇌손상 환자를 스프링 침대에 옮긴다. 간호사는 침대 위에서 환자가 움직일 수 있도록 돕고 노다료 교수나 그의 조수가 색소폰, 피아노 등으로 환자가 좋아하는 음악을 연주한다. 환자의 반응에 따라 수시로 음악을 바꾼다.

56세 중풍환자 사례도 발표됐다. 이 환자는 혼수상태일 때부터 노다료 교수의 치료를 받았다. 그는 첫번째 음악치료를 받은 후 20분 만에 간호사가 던져준 공을 받았을 수 있었으며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일어나려 시도했다.

노다료 교수는 5년간 120여 명의 환자를 치료한 결과 그의 ‘음악율동치료법’이 식물인간, 뇌졸중, 교통사고 등 뇌손상을 입은 환자들에게 큰 효과가 있음을 발견했다. 50-60% 환자들의 지체동작이 개선됐고 30%의 환자들이 의식을 회복하거나 말을 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노다료 교수는 식물인간이 된 환자는 가능한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뇌손상을 받은 후 6개월 내 치료 성공율은 42.6%에 달하지만 6개월이 지나면 20%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노다료 교수는 이 ‘음악율동치료법’이 단순히 음악을 들려주거나 동작을 시켜주는 요법이 아니라 사전의 의사와 상의해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 동작과 음악을 선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