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리스트
글
[과학이야기]커피고양이똥 1호점
최근 처가에 갔을 때 회사일에 스트레스가 많다는 아내에게 처제가 한 말. “‘커피프린스1호점’을 봐. 공유만 보면 온 세상이 행복해 보여.” 최근 종영한 이 드라마의 배경은 커피 전문점이다. 커피는 커피 열매의 씨앗인 원두를 갈아 만드는데 원두 중에 가장 고급으로 치는 것이 ‘코피루왁’이다. 이 원두는 커피 열매와 사향고양이의 똥을 합쳐 만든 것이다. 사향고양이가 커피 열매를 먹으면 원두 부분을 소화하지 못해 똥에 원두가 섞여 나오는데 이것이 바로 코피루왁이다.
코피루왁으로 만든 커피는 카페인이 적어 약간 순하면서 향이 기가 막히다고 정평이 나 있다. 사향고향이의 몸 안에 있는 효소가 커피 열매를 분해해 카페인은 줄이고 맛과 향을 내는 아미노산을 더했기 때문이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사향고향이똥으로 만든 코피루왁 커피에 잠시나마 세상이 행복해 보일 것이다(옆에 공유나 윤은혜가 앉아 있다면 꽤 오랫동안 행복할 것이다).
똥으로 만든 진귀한 물건은 또 있다. 아프리카의 어느 부족은 ‘코끼리똥’으로 종이를 만들어 쓴다. 외국인들은 이 종이가 신기하다며 편지지나 편지봉투로 쓴다. 물론 ‘냄새’도 없고, 손에 묻지도 않는다. 호주의 한 종이회사도 캥거루똥으로 종이를 만든다. 캥거루똥 25㎏이면 A4 크기의 종이 400장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똥으로 연료나 전기를 만들기도 한다. 미개발 국가라면 몰라도 선진국에서 똥을 연료로 쓴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샌프란시스코에는 공원이 많은데 주민들이 개 등 애완동물을 데리고 산책을 많이 한다. 애완동물이 눈 똥을 탱크에 모은 뒤 유기물을 분해하는 박테리아를 넣으면 메탄가스가 생긴다. 이 가스로 난로를 태우거나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만든다.
똥나라 왕 코끼리
사람들은 이처럼 여러 동물의 똥을 이용한다. 그렇다면 가장 똥을 많이 누는 동물은 누굴까? 앞서 나온 코끼리다. 코끼리는 하루에 100~200㎏의 똥을 눈다. 웬만한 성인 두세 명의 무게다. 코끼리의 똥은 소화가 덜 돼 영양분이 많기 때문에 곤충들이 매우 좋아한다. 하마는 물속에서 똥을 누는데 자신의 똥을 꼬리로 쳐서 사방으로 흩어버린다. 하마의 똥 주변에도 늘 물고기 떼가 모여 산다. 개가 오줌으로 자신의 영역을 표시하는 것처럼 하마는 똥으로 자신이 사는 곳을 알린다. 고기를 먹는 육식동물들은 똥을 많이 누지 않는다. 아프리카 사자는 하루에 300~400g의 똥을 누는데 똥에 소화되지 않은 동물의 뼈가 그대로 섞여 나오는 경우도 있다. 늑대의 똥을 태우면 연기가 많이 나서, 옛날 사람들은 늑대의 똥을 봉화를 피우는 데 썼다.
풀을 먹는 초식동물들은 똥을 많이 눈다. 코뿔소는 하루에 40~50㎏의 똥을 눈다. 코끼리보다 가볍지만 초등학교 학생보다 더 무거운 똥이다. 코뿔소는 꼭 한 장소에서만 볼일을 보고 자신의 화장실이 지저분하면 꼭 치우고 볼일을 본다. 고릴라는 사람과 비슷한 모양의 똥을 눈다. 그러나 덩치가 크기 때문에 학생들의 팔뚝 굵기와 비슷한 똥을 눈다. 새들은 날아다니면서 똥을 눈다. 똥을 자주 안 누면 몸이 무거워 하늘을 날기 어렵다. 둥지 안에 있는 새끼 새들은 엉덩이를 둥지 밖으로 빼내 볼일을 본다. 사람은 어떨까. 옛날 초식을 주로 했을 때는 사람도 대변량이 많았다. 그러나 육식을 많이 하고 채소를 덜 먹는 요즘에는 대변량이 적다. 선진국형 똥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평균 100~200g 정도 똥을 눈다.
그러나 아프리카 농민은 하루에 400g의 똥을 눈다. 영국 과학자 데니스 버킷은 아프리카인의 똥과 건강상태를 조사한 뒤 그들에게 성인병이 적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버킷은 1971년 ‘식이섬유 가설’을 내놨는데 섬유질, 즉 식이섬유가 변비·비만·당뇨병·심장질환·담석증 등 성인병을 예방한다는 것이다. 섬유질은 식물에 많이 들어 있다. 쌀·밀 등 사람들이 많이 먹는 곡식에도 섬유질이 많다. 그러나 곡식을 빻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섬유질이 크게 줄어들었다. 섬유질은 음식물 속의 당분이 인체에 흡수되는 속도를 늦추고, 장 내의 콜레스테롤을 흡수해 몸 밖으로 배출한다. 또 섬유질은 물을 많이 포함해 대변을 부드럽게 한다. 식이섬유만 먹는다고 성인병이 낫는 것은 아니지만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섬유질을 많이 먹으려면 콩과 들깨,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어야 한다. 참고로 건강한 똥은 중간에 끊어지지 않고 냄새도 나지 않으면서 황금빛을 띤다.
똥이 만든 하이힐
대변량이 다르듯 나라마다 똥 싸는 문화도 다르다. 그 속에도 과학이 숨어 있다. 스리랑카의 바다 마을 사람들은 바다 속이나 백사장에서 그냥 똥을 눈다. 언뜻 생각하기에는 바닷가에 악취가 가득할 것 같다. 그러나 밀물이 되면 똥은 파도에 휩쓸려 바다로 나간다. 똥은 고기들의 좋은 먹이가 된다. 농촌에서 똥을 거름으로 쓴 것과 비슷한 이치다. 강 위에 집을 짓고 사는 태국 방콕 사람들도 똥을 누고 싶으면 사다리를 타고 집 밑으로 내려가서 몸을 강물에 담그고 볼일을 본다. 걸어다니면서 똥을 누는 민족도 있다. 뉴기니의 밀림에 사는 원주민들이다. 풀과 나무가 우거진 밀림에서 볼일을 본다고 가만히 있으면 해충들의 공격을 받기 쉽기 때문이다.
그럼 화장실은 언제 처음 만들었을까? 가장 오래된 화장실은 기원전 3000년 전의 인도 모헨조다로 유적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당시 사람들은 물길을 만들어 그 위에 똥을 누었고 그러면 물과 함께 흘러간다. 기원전 2300년 전 메소포타미아 지방의 바빌로니아 고대 도시에서도 물로 씻어내리는 의자식 변기를 발견했다. 그러나 수천 년이 지난 15세기 프랑스 파리에는 화장실이 없었다. 심지어 왕이 사는 베르사이유 궁전에도 화장실이 없었다. 사람들은 아무 데서나 볼일을 봤고 거리에 온통 똥이 가득했다. 똥을 밟지 않고 걷기가 불가능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쇼핀’이라고 하는 나막신을 만들었는데 굽이 60㎝나 됐다. 걷기는 불편했지만 똥을 피할 수 있었다. 후에 이 신발이 하이힐로 바뀌었다. 현대 여성들이 사랑하는 하이힐은 똥에서 시작된 것이다.
'생활속의 일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다에서 하늘로~ 하늘 나는 비행 보트 (0) | 2007.09.10 |
---|---|
태양광 동력 비행기 ‘54시간 연속 비행’ (0) | 2007.09.10 |
중국인의 중국구경- 싸구려 여행 (0) | 2007.09.06 |
영국 브라이턴에서 열린 세계 수염 대회 (0) | 2007.09.06 |
개를 따라온 멧돼지 (0) | 2007.09.03 |
RECENT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