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1일 투어 1만 2천원”...그걸 믿어?

中 여행 사기단 기승, 초저가 일단 의심

▲ 여행객들로 가득한 만리장성. 중국 현지에서 여행사를 알선해 여행하는 것은 위험하다. 가급적 한국에서 인지도가 높은 여행사를 이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 Getty
[대기원] 하루에 돌아보기 힘들 정도로 갖가지 유적지가 가득한 베이징. 베이징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여행상품 전단지가 있다. 베이징의 관광 유적지를 단 하루만에 그것도 단돈 100위안(약 1만 2천원)에 볼 수 있다는 내용이다.

관광계획을 세우느라 골머리가 아팠던 관광객들은 이 전단지를 받고 쾌재를 부르며 접수하기 쉽다. 하지만 고생길에 들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이런 전단지를 배포한 사람을 중국에서는 퍄오티(票提)라고 부른다. 강제로 손님을 끌어들여 돈을 챙기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먼저 대량으로 전단지를 뿌려 관광객을 끌어 모은다. 퍄오티의 역할은 여기까지, 일정 수수료를 챙긴 후 유령 여행사에게 바통을 넘긴다. 여행사는 관광객들을 버스에 태우고 관광지로 출발한다. 주로 폭력조직이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여행사는 곧 본색을 드러낸다.

중국 동북지역에서 베이징으로 관광차 왔다는 3명의 여성의 증언이다.
“100위안 이라길래 너무 저렴해서 참가했어요. 팔달령 장성으로 출발한 버스가 거용관(居庸關-만리장성 북쪽 관문)에 멈추더니 우락부락하게 생긴 가이드가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여행 코스를 추가할 테니 90위안을 더 내라는 겁니다. 일부 관광객이 항의하자 버스에서 내리라는 거에요. 울며 겨자먹기로 90위안을 냈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어요.

2시간 만에 수관(水關)장성과 소릉(昭陵)을 관람했는데 600위안을 넘게 뜯어 갔습니다. 휴게소에서 쉬는 동안에도 기념품을 강매하는 등 한마디로 악몽 같은 여행이었어요”

이 여성들은 결국 정규 여행사의 관광 상품과 비슷한 비용을 지불하고,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관광을 한 것이다.

이 여행사기단은 퍄오티, 가이드, 기념품점 등이 연계되어 있으며, 피해를 호소할 곳도 없다. 기존 여행사들은 사기단이 관광객을 싹쓸이 하는 통에 울상이다.

심지어 퍄오티가 유치해 온 관광객을 넘겨 받아 사업을 꾸릴 정도가 됐다. 현재 공식적인 피해 집계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피해자가 천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