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날

동물들 중 태어나자마자 걷는 망아지나 송아지가 있는가 하면,

태어나서 며칠을 눈도 뜨지 못하는 강아지나 새 새끼가 있고,

수정이 되어도 알을 낳고 안 되어도 알을 낳는 닭이 있는가 하면

또 애벌레로 태어나 일정하게 크면 고치를 짓고

허물을 벗고는 나비로 다시 태어나 사는 것이 있다.

그래서 자연은 참 오묘한 것이다.

어미가 시끄럽게 소리 질러 잉태하여 낳은 자식은

자랄 때도 조용히 자라지 못하고 모든 일에 분답스럽고

반면에 조용스레 만든 자식은

크면서도 조용히 별 말없이 할 일을 하는 것 같다.

옛날에는 나쁜 관습이 있어 본처이외의 자식은 서자라 하여

사람취급을 하지 않을 때도 있었다.

어린자식이 아비를 아비라 부르지 못하고,

아비, 할아비 제사에 참여하여 절도 할 수 없었으니

어찌 자식, 손자라 수 있을까?

즐기다 자식이 생겼다하여 사람 취급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어린 자식이 그 아비를 아비로 부르지 못한다면 그 마음 오죽할까?

본처라면 좋아도 조용히 그냥 입을 막고 참을 것인데

첩이나 기생(소실이나 매춘부나)은 즐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소리만 지르지 않으면 즐기지 않는 것인가?

옛날은 명분을 그리도 중시 했다한다.

또 부부란 살면서 위로는 침이 섞이고 아래로는 애액이 섞이니

점점 성격이나 생각이 닮아가고 심지어 얼굴까지도 닮는 듯하다.

얼굴이 변하지 않는 것 같지만 낳았을 때 얼굴이 있고

한, 두 살 때 다르고, 자라가면서 열 살 때 달라진다.

스무 살 때 다르고 결혼해서 또 얼굴이 달라진다.

침이나 애액이 섞이는게 유전자 조작해 꽃잎 색깔 바꾸는 것과

뭐가 다를까?

먹는 음식물로만 얼굴이 변한다면 주름살만 늘어 갈 테지만

다른 액체 성분이 몸 안에 들어가니 그것도 계속해서 들어가니

그에 따라 달라 변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식물에 유안, 요소, 칼리비료 주어

잎과 줄기와 꽃을 더 싱싱하게 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는 것이다.

뭐 과학하는 사람들이야

이 방면에 연구한 적도, 관심을 가진 적도 없으면서도 말할 것이다.

"뭐 그럴 리 있을라구?"할 것이다.

물고기를 많이 먹으면 입에서 물고기 냄새가 나고

물고기가 가진 성질을 닮아가고,

짐승고기를 먹으면 그 짐승의 성질이 은연중 나오게 된다.

그건 식물성만 먹으면

식물의 기운을 닮아 힘이 별로 없는 데서도 알 수 있다.

그래서 힘이 강한 동물성 고기를 먹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