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화룡점정(畵龍點睛)



장승요(張僧繇)는 남조 양무제(梁武帝, 502-549년 재위)의 우군장군이자 당대 유명한 화가로, 인물화에 특히 뛰어났다. 양무제가 각지에 떨어져있는 아들들이 보고 싶으면 장승요에게 가서 그려오도록 하였다. 그가 그린 초상화는 살아있는 듯 생생해 무제는 그 그림을 보고 안심할 수 있었다.

그는 동물을 묘사하는 것도 즐겼는데, 예전에 집 동쪽 벽에는 매 한 마리를, 서쪽 벽에 도요새 한 마리를 그린 적이 있었다. 그러자, 원래 처마 밑에 살고 있던 새들이 두려워 다시 오지 못하였다고 하니, 그의 실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짐작할 수 있다.

그는 또 소주 화엄사 대웅전에 용 한 마리를 그렸다. 그림을 완성하자, 갑자기 광풍과 폭우가 몰아치며 벽의 용이 하늘로 날아오르려고 하여, 다시 쇠사슬을 그려 넣어 용을 붙들어 매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저 소문에 불과하다며 믿지 않았다.

당나라 장언원(張彦遠)이 지은 ‘당대명화기 – 권7’에 보면, 금릉 안락사의 스님이 장승요에게 용을 그려달라고 청하자, 많은 사람들이 그 모습을 보려고 앞다투어 안락사로 몰려들었다. 장승요가 말 한마디 없이 집중해 그림을 그리자, 오래지 않아 용 네 마리가 완성되었다. 하지만 용의 눈을 그리지 않자,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분분하였으나 이유를 알지 못하였다.

“여러분들이 보기에는 매우 이상할 것이다. 사실 눈은 용의 정신이 깃든 곳으로, 다른 부분을 완성하는 것은 단지 형체를 그리는 것이나 눈을 그리면 생명이 깃들게 되어 날아가 버린다.”

“눈을 그리는 것만으로 날아간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며 많은 사람들이 믿지 않자, 장승요는 고개를 저으며 조심스럽게 용 두 마리의 눈을 그려 넣었다. 갑자기 천둥이 치고 비가 내리면서, 두 마리 용이 벽을 부수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하지만, 눈을 그리지 않은 두 마리 용은 남아 있었다. 사람들은 너무 놀라 말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시간이 흐른 후, 사람들은 장승요의 뛰어난 솜씨를 찬탄하게 되었다.

예술작품의 생생함을 예찬할 때, ‘화룡점정’이라고 하는 것은 바로 여기에서 따온 것이다. 말을 하거나 문장을 쓸 때, 가장 결정적인 부분에서 한 두 마디 말로 주제를 명확히 하고, 내용을 깊이 있고 생생하게 만든다면, ‘화룡점정’에 비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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