列仙小傳(25) 마명생(馬明生) (1)

ⓒ 삽화 박영철
도둑의 칼에 찔려 생사의 갈림길에 직면

[대기원]마명생(馬明生)은 동주(東州) 전국시대 제나라 임치(臨淄)사람이다. 본래 성은 '화'(和)씨이고, 이름은 '군실'(君實)이라고도 한다.

젊었을 때 '화군실'은 일찍이 현의 관리가 되었다. 한번은 도둑을 잡다가 도둑과 격투가 벌어졌다. 궁지에 몰린 도둑이 칼로 화군실의 가슴 부위를 찔렀다. 곧 화군실은 혼절하여 생사가 오락가락 하였다. 화군실이 혼미한 상태에 빠진 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그러던 어느 날 정신이 차츰 들었다. 눈을 뜨고 주위를 둘러보니 곁에는 16-7세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서 있었다. 몸에는 눈에 확 띄는 화려한 옷을 입고 있었고, 얼굴은 생기발랄하면서도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정신이 돌아온 화군실에게 그 여자아이가 물었다. "당신은 무슨 일을 하다가 몸에 큰 상처를 입었습니까?". 화군실은 여자아이에게 상처를 입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여자아이가 건네주는 약을 먹고

그 여자 아이는 화군실의 상처를 가리키면서 “당신의 이 상처는 병장기로 폐부를 깊이 찔려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지금 이 상처에서 흘러나온 피가 이미 심장 주위를 굳게 만들었고, 폐부에서 새어 나오고 있는 기가 이미 복강(腹腔)을 뚫고 들어갔으니, 당신은 필시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고 하였다.

화군실이 이 말을 듣고 그녀를 다시 한번 쳐다보니 그녀의 기색과 자태가 성스러우면서 고귀한 풍도가 풍겼다.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자 화군실은 사력을 다해 일어나 몸을 굽혀 그녀에게 머리를 숙이면서 살려달라고 애원하였다.

이에 그 여자는 품속에서 콩알만한 둥근 약 한 알을 꺼내더니 화군실에 건네주면서 삼키도록 하였다. 화군실은 이 환약을 복용하자마자 한 줄기 따뜻한 기운이 단전에서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이 따뜻한 기운이 사지 백 맥을 따라 전신을 두루 돈다. 따뜻한 기운이 미치는 곳마다 고통스럽고 쇠약해진 느낌이 사라지며 힘이 생기고 상처부위 또한 출혈이 멈추고 새 살이 돋아났다. 더는 고통이 없으며 상처가 다 나은 듯하였다.

목숨의 은혜, 하인을 자청하다

화군실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살아나자 기쁜 나머지 감사인사를 올렸다. “목숨을 구해주신 이 은혜, 돈과 재물로는 보답할 수 없을 만큼 중대합니다. 제가 낭자에게 힘을 다해 도와 드릴 곳이 있다면 낭자께서는 분부만 내리십시오. 제가 절대로 물러서지 않고 온 힘을 다해 분부대로 시행하겠습니다!”

그 여자가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당신이 반드시 나에게 보답하고자 하니, 당신의 성의가 참으로 아름답다. 그럼 당신은 나를 따라 함께 갑시다.”

화군실은 이때 비로소 자기 본래 이름인 ‘화군실’을 버리고 새로 거듭나기 위해 ‘마명생’(馬明生)으로 이름을 바꿨다. 관리로서 벼슬과 재물(家産)을 다 버리고 그녀의 하인이 되어 함께 길을 떠났다. 그 여자는 마명생을 데리고 태산(泰山)으로 갔다. 태산의 어느 한 곳, 높고 험한 절벽위로 올라가더니 한 석실 안으로 들어갔다.

(다음 호에 계속)

김일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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