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느끼며 낙서장 2013. 11. 11. 00:31

 

어제가 같은 어제가 아니듯 오늘이라 다 같은 오늘이 아니다. 어제가 가면 오늘이 오고 오늘이 가면 내일은 잊고 있어도 집나간 강아지 집 찾아오듯 찾아오기 마련이다. 똑같은 하루는 어디에도 있은적이 없고 있을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된다. 우리의 마음도 항상 변한다. 오늘은 이걸 하고 싶은 데, 내일은 또 저것을 하고 싶게된다. 어제는 그렇게도 하고 싶었던 일이 오늘은 별로 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오늘은 이사람이 좋더니 내일은 또 저사람이 좋아지기도 한다. 같이 사는 가족이 아니라면 애틋한 정이 생기기 마련이다. 가족은 언제나 볼수있지만 밖에서 만나 정이든 사람은 같이있지 못하니 애착이 더 가기 마련이다. 그러나 밖에서 이렇게 좋은데 같이 살면 얼마나 좋을까 싶지만 막상 같이 살아보면 별로다. 뇌는 항상 새로운 것이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듯이 신선한 것에 마음이 빼앗기기 마련이다.

 

변화는 흥분을 시키고 맘이 들뜨게도 하지만 슬프게도 한다. 같은 장소에 자주 놀러가면 재미가 덜하지만 사랑하던 사람이 떠나면 정말 슬프다. 이처럼 좋은 것은 변화가 없으면 좋고 나쁜 것은 자꾸 바뀌어야 좋다. 아무리 사랑할 때 좋았던 사람도 정이 멀어지면 의미가 없다. 사랑하던 두 사람이 한쪽이 이미 마음이 떠났다면 붙잡아도 소용없고 이미 끝장난 것이다. 그래서 있을 때 잘하라는 말이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떠난 사람을 억지로 돌아오게 한다해도 한번 떠난 마음은 다시는 둥지를 틀수가 없다. 새가 새로이 둥지를 틀어 새끼를 낳아 기르던 정든 집도 한번 살고는 버리고 다음해에는 새 집을 짓는다. 큰애를 낳아 애지중지 했는데 작은애를 낳으면 작은 애에게 정이 옮겨진다. 이처럼 맘이 떠나면 바닥에 쏱아버린 아차싶은 물과도 같다. 죽은 사람이 다시 벌떡서는 일은 없다. 바닥에 쏟은 물은 현대과학이 영원히 발전해내려가도 과학으로 쏟지 않은 물로 되게 하지는 못한다. 그러므로 언제나 서로 돌보며 사는 것이 행복이다. 정이 떠나지 않도록 언제나 조마조마하며 맘을 잡아 두어야 한다.

 

 아무리 알뜰히 아끼고 살아도 돈이 빠져나갈때가 되면 다 빠져 나간다. 왜냐하면 변화란 그렇게 되는 것이 변화이기 때문이다. 해가 떠서 서쪽에 지고 하루가 가지만 어떤 것이라도 영원히 붙잡아 둘수는 없다. 태어날 때 멀쩡하던 몸에는 살면서 상처가 생기고 아니면 불구가 되고 따라서 맘에도 상처를 입고 수많은 실망을 하고 후회를 하고 살아가기 마련이다. 나이가 들어도 후회와 실망은 끝이 없다. 아무리 부자라도 죽을 때 가지고 가지 못하며 빈손이다. 산다는 것은 어찌보면 슬픔이다. 먹고싶은 마음이 없어도 때가 되면 먹어줘야 한다. 아니면 몸이 말을 듣지 않는 것이다. 늘 배부르게 먹다가 한끼만 굶어보라. 세상이 캄캄해진다. 눈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아무 말도 하기 싫다. 아무리 내가 간절히 원해도 내가 입에 밥을 떠 넣지 않으면 밥이 저절로 날라와 내입에 들어오지 않는다.

 

몸이 움직여지는 것은 영양분을 섭취해 주기 때문이다. 내몸이라고 한끼 두끼쯤 안먹어도 몸이 나를 이해하고 알아서 하겠지 해서는 그냥 입원실로 간다. 사람의 몸은 언제나 온도를 유지해야 하는데 이것이 안 먹고 유지될수 있겠는가. 자동차에 기름없이 가자고 하는 것과 같다. 아무리 내가 아끼는 차라도 기름이 떨어지면 내말을 듣지 않는다. 찬 것이 들어오면 먼저 먹은 것이 소화되어 축적되고 저장된 에너지로 그것을 데워서 내몸과 같은 36.5도를 유지해야 한다. 몸은 언제나 놀고 있는 것으로 알지만 나는 놀고 있어도 실제로 몸은 결코 놀지 않고 내몸의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어떤때 나는 세월을 잡아먹는 벌레라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하고 싶은 말은 모든 것은 때가 되면 변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몸을 잘 챙겨도 정해진 나이가 되면 건강하게 보여도 죽어야 하고 병들어도 죽어야 한다. 아무리 아름답던 사람도 나이가 들면 배가 나오고 피부가 탁해지고 주름이 늘어나는데 다 끝이다. 물도 벌컥벌컥 들이키고 맘대로 뛰놀던 때가 좋지, 거북이 기어 다니듯이 겨우 겨우 앞만 내려다보면서 마을을 한바퀴 돌고는 집에 들어간다면 산다는 재미가 별로 없다. 그냥 죽지 못해 사는 것이 아니겠는가. 때가 되면 어떤 병이 걸려야 하고 때가 되면 누구와 헤어져야 하고 때가 되면 죽어야 하는 것이다. 하늘의 태양은 언제나 떠있고 ,달도 언제나 떠있고, 지구도 언제나 돌아가지만, 그 위의 생명만은 영원하지를 못한다. 감동적이고 감미로운 노래를 선사하던 보컬멤버가 오늘 한사람 바뀌고 시간이 흐르면 또 한사람 바뀌고 나중에는 처음에 같이 노래하던 멤버는 한사람도 남지 않았다면 참으로 슬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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